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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모필 Movie Feel> "어바웃 타임"

기사승인 2018.01.01  17: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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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우사회인이 쓰는 '응고되지 않은' 영화평, 마흔한번째

   
▲ 어바웃 타임 - About Time(2013)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당신은 언제로 가고 싶은가, 누군가는 과거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누군가는 돈을 위해, 누군가는 못다 이룬 첫사랑을 위해 돌아갈지 모른다. 누구에게나 후회되는 삶의 순간이 있기에 그것은 분명 탐나는 능력일 것이다. 여기 그 특별한 능력을 갖춘 남자의 이야기가 있다.

성인이 된 팀은 아버지에게 놀라운 가문의 비밀을 듣게 된다. 바로 집안의 남자들에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어두운 곳에서 주먹을 쥐고 가고 싶은 순간을 생각하면 된다는 어이없이 간단한 시간여행 방법에 팀은 믿기지 않아 하지만 이내 그것이 사실이었음을 알게 된다.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보았을 법한 일이 현실이 된 팀은 이 능력을 어디에 쓸지 고민한다. 돈을 버는데 쓰는 게 좋겠다 생각하지만, 그런데 삶을 허비해 버린 할아버지와 삼촌을 보라며 진정 네가 지금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아버지의 물음에 팀은 여자친구가 있다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

사랑과 미래를 찾아 런던으로 떠난 팀은 그곳에서 사랑을 만나고, 때론 여자친구나 주위 사람들을 위해 능력을 써 가며, 직장도 구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결혼도 한다. 결혼 후 아이를 낳고 가장이 되어 삶을 꾸려가던 팀에게 아버지가 암이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삶의 나날이 얼마 남지 않은 아버지는 팀에게 또 다른 비밀 하나를 알려준다. 전의 비밀보단 덜 드라마틱 하지만 더 중요한 것. 바로 하루를 두 번 살아 보라는 것이다.

아버지와 마지막 작별을 고한 팀은 하루를 두 번 반복하며 자신이 미처 보지 못한, 바쁜 삶으로 미처 보지 못하고 스쳐 지나갔던 순간의 아름다움들과 마음의 여유를 깨닫고 마침내 아버지의 조언을 넘어 더 나은 해답을 찾아낸다. 바로 시간여행을 하지 않는 것이다. 하루뿐인 현재를, 돌아오지 않는 순간들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 반복하지 않기에, 한 번 뿐이기에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것들을 음미하며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것은 사랑에 관한(about love) 것이 아닌, 시간에 관한(about time) 이야기다.

   
 

많은 환우도 돌아가고 싶은 어느 한 시점이 있을지 모른다. 혹자는 그때로 돌아가 몸 관리를 잘 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랬다면 정말 달라졌을까? 우린 과거의 편린의 순간으로 돌아가진 못한다. 하지만 우리 주위 환우들의 모습을 보고 배울 순 있다. 몇몇 환우는 꾸준한 관리를 해 왔음에도 결국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하곤 한다. 태어난 아이가 낳아준 부모를 선택할 수 없듯 우리가 바꾸지 못하는 것들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것은 과거이자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순간들도 마찬가지다.

   
 

지나간 현재는 결코 돌아오지 않는 과거가 될 뿐이다. 영화에서처럼 설령 과거로 돌아간다 한들 우리가 겪었던 과거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새로운 과거를 덫 쓴다 해서 우리가 겪었던 과거의 경험과 사실들이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덫 쓴 과거는 또 하나의 과거가 될 뿐이다. 그렇기에 어바웃 타임은 말한다. 결코 돌아오지 않는 현재의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는 것. 바꾸지 못할 과거가 아닌 바꾸어 나갈 미래를 위해 현재를 충실해야 한다고.

[정강훈 회원]
 

정강훈 평론가 hun@hemophilia.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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