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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모필 Movie Feel> ‘택시운전사’

기사승인 2017.08.07  22: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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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우사회인이 쓰는 '응고되지 않은' 영화평, 서른세번째

   
▲ 주희 (19세·코헴회간사·8인자항체·ITI치료중)

내가 영화를 고를 땐 특별한 이유가 없다. 그냥 “요즘 영화 뭐가 재미있다”라고 하면 그냥 본다. 그런데 이번엔 조금 분위기가 달랐다. “재미있다더라”가 아니라 친구들 사이에서 자주 영화 제목이 언급되고 있었기에 한번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보게 된 영화. 그것이 바로 ‘택시운전사’였다.

영화의 시대배경은 1980년 5월이다. 그러니까 내가 태어나기도 전 이야기이다. 그것도 내가 태어나기 17년전 이야기다. 이야기로만 들었던 시절... 혈우재단도 없던 시절이라고 하니까 사실 나에겐 감이 잘 안 온다. 내가 태어났을 땐 이미 혈우재단도 코헴회도 모두 있었으니 말이다.

영화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본다면,

먼저, 택시운전사를 직접 보기 전엔 그냥 ‘광주민주화 운동’관련 이야기라는 것만 들었다. 그래서 광주에서 택시운전사로 일하던 사람이 겪은 이야기인가보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영화시작부터 내 예상은 빗나갔다. 광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모르던 서울 택시기사이야기였다. “광주에서 무슨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라는 것을 짐작한 한 외신기자(힌즈페터)를 태우고 광주현장으로 내려가게 되는 택시운전사 이야기이다.

   
 

영화는, 설정부터 조금 이상했다.

“다른 나라도 아닌, 우리나라 이야긴데?”
“서울에서 광주가 멀긴 멀다지만 전혀 소식이 들리지 않을 수 있었을까?”

조금 난해했다. 광주라는 큰 도시에서 발생된 이야기인데... 서울에서 모르는 것으로 설정했을까?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그 시대에 정말 그런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정말?

영화는, 소통이 두절 된 광주이야기이다. 현재 상황을 알리가 없는 서울의 택시운전 기사 송강호(극중 만섭)는 검문을 뚫고 어렵게 광주에 도착해서야 광주가 어떤 상황인지 알게 된다. 처음에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서울로 되돌아가고자 하다가 택시의 고장으로 광주에서 하루를 머물게 된다. 그러면서 광주 사람들의 애환을 듣게 되면서 결국 외신기자와 함께 광주에 관한 진실을 알리겠다고 마음먹게 된다.

   
 

“영웅은 꼭 이러더라~”

택시가 고장 나는 바람에 광주에서 하루를 묵어야 했다. 그 ‘하루’라는 시간을 통해 광주시민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이 부분에서 나는 공감 했다. 예상하지 못한 당황스러운 상황을 마주치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조건 피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어떤 계기가 되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결국 상대를 이해하게 된다는 거다. 영화에서는 상대를 이해하는데 걸린 시간이 ‘하루’였다. 그 시간동안 송강호는 광주 현장을 이해하게 된 거다. 이해를 넘어서 이 사실을 정확히 알려야겠다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결국 도망가려던 겁쟁이가 사명감을 느끼면서 영웅으로 변모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혈우사회에서 잘못된 것들은 얼마나 있을까? 제도적으로 보완되어야 할 것은 또 무엇이 있을까? 내가 사무국에서 근무한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환우로써 불편하고 힘들고 개선되어야 할 것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새로운 일들이라 조금 당황스러웠고 그러다보니 피하고 싶었고... 그런데 영화 속 주인공처럼, 나도 이제 그 어떤 사명감이 조금씩 싹트고 있는 것 같다.

   
 

“잘 못된 것이 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불편한 것이 있다면 개선해야 한다”

아직은 내가 서투르고 세련되지 못하기 때문에 일을 처리하는 게 울퉁불퉁 모난 곳이 많이 있지만,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이고 주변에서의 조언들을 통해서 ‘거친 돌덩이’가 조약돌처럼 반짝이고 맨질맨질 잘 굴러가는 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계속해서 영화 이야기다.

송강호는 외신기자 힌즈페터를 데리고 다시 공항으로 가야한다. 그러나 그 길은 몹시 어려웠다. 광주 상황이 도시 밖의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는 것을 막으려는 세력들과 한판 승부를 펼쳐야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이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또 진실된 목소리는 외부로 전달될지 여운을 남겨 두겠다.

   
 

“광주민주화 운동만 실화이고 나머지는 픽션이겠지...?”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정말 놀랐던 건!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거다. 영화 마지막에 외신기자 힌즈페터의 실제 인터뷰 장면이 나왔을 때, 깜짝 놀랐다. 가상의 인물이 아니었다는 것. 그리고 진짜~ 전부~ 있었던 일~ 이라는 거. 증언들이 쏟아져 나올 때~ 정말 많이 놀랐다. 눈이 휘둥그레졌고 입이 쩍 벌어졌다. 이런 사실을 알고 더욱 더 여운이 남게 됐다.

그리고 “송강호가 영화 포스터에서 밝게 웃고 있으면 그 영화는 정말 슬픈 영화다”라는 글을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는데 정말인 거 같다. 영화 초반부에는 코믹한 대사 때문에 웃으면서 즐겁게 보다가~ 점점 몰입하게 만들더니, 마침내 중반부에서는 광주의 처참한 상황과 희생자들 그리고 택시운전사의 가족 이야기를 들으며 분함과 슬픔에 눈물이 나왔다.

후반부에서는 무사히 광주를 벗어나길 간절히 바라며, 보느라 긴장감에 젖어 있었다. 자칫 무겁고 예민할 수 있는 주제로 만든 영화지만, 엄청 무겁지도 그렇다고 또 가볍지도 않게 만든 영화. 정말 너무 볼만했던 영화였다.

   
 

“여러 면으로 잘 풀어나간 영화”

또, 마지막 광주에서 벗어날 때 검문소에서 서울택시임을 들켰음에도 그냥 보내준 그 군인을 보고 모든 군인들이 모두 광주사람들을 억압한 것이 아니구나... ‘윗’사람의 지시에 따라 통제할 수 밖에 없던 군인도 있었구나. 라는 걸 느꼈다. 딱! 그 한 장면으로 많은 걸 시사하는 것 같았다. 그 장면... 정말 매우 인상 깊었고 여운이 많이 남은 영화였다.

“가려진 세상, 우리 환우들 마음 속에 그런 게 있다면?”

   
 

불편한 진실, 우리나라의 한 시대적 배경을 그린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면서 우리 환우들과 교차해 본다. 혈우병이라는 거. 그 아픔이라는 걸 가리려고만 하면 가려질까? 가려진들 그것이 정말 좋은 결과를 얻게 될까? 언제 가는 그 모습조차 나인 걸 알게 될 텐데...

그래. 마음 속 민주화가 필요해. 불편한 진실이지만 그 끈을 내려놓고 사회 속으로 내 몸을 던지면 순리대로 잘 풀어질 꺼야. 세상사는 게 숨긴다고 숨겨질 것이 아니고 가린다고 해서 가려지는 게 아니니까. 나도 개인적으로 해야 할 목표가 있고 풀어야 할 숙제가 많지만 부끄럽지 않아. 결국 난 해내고 말테니까! 파이팅 주희!

[헤모라이프 주희 객원기자] 

 

주희 기자 ekagml97@naver.com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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