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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모필 Movie Feel> "세상을 바꾼 팀 플레이"

기사승인 2017.12.26  01:4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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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우사회인이 쓰는 '응고되지 않은' 영화평, 마흔번째

   
▲ 아카데미가 선정한 2015년 최고의 영화! <스포트라이트>

 

흔히들 외국 영화라고 하면 헐리우드 영화를 떠올리기 쉽고 이러한 영화는 막대한 자본과 스타 배우들이 나오는 액션이 풍부한 영화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영화라는 것도 하나의 문화의 영역이며 이는 예술로써의 가치가 높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고의 예술적 가치를 가진, 쉽게 말해서 잘 만든 영화는 무엇일까? 매년 미국 LA의 코닥 극장에서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러한 영화를 살펴볼 수 있다. 이번 2018년 아카데미 시상식은 평창 동계 올림픽과 일정이 겹치지 않기 위해(보통 2월 말 즈음에 시상식을 연다.) 3월 4일에 열리게 되는데, 1차 투표 시작과 함께 2017년 최고의 영화가 무엇이었는지 벌써부터 경쟁이 뜨겁다.

 

   
▲ 원래는 집중 조명이라는 뜻, 하지만 큰 사건은 집중 조명을 받기 마련이다.

때는 2016년 2월말, 아카데미 시상식에 최우수 작품상으로 오른 10개의 작품 중 평론가들은 어떤 영화가 최우수 작품상을 받게 될 것인지 의견이 분분했다. 상당한 영상미와 훌륭한 연출을 보여줬던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나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끈 <마션> 같은 영화는 이미 액션 영화라는 이유로 보수적인 아카데미 시상에서는 멀어졌지만 <레버넌트>나 <빅쇼트>, <스파이 브릿지> 등의 영화는 작품상을 타고도 남을 탄탄한 연출과 각본, 촬영으로 어느 영화가 수상하게 될지는 안개속이였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라는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이러한 생각을 한번에 날려버릴, 충분한 예술적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기 충분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 당연하겠지만 "보스턴 글로브"지는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을 대서 특필한다.

일반적으로 아카데미는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를 좋아한다. 실제로도 이러한 영화들이 많은 수상을 받았고, 또 사회적인 관심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스포트라이트>는 2002년도에 미국의 3대 일간지인 "보스턴 글로브"지에서 가톨릭 교회 사제들에 의한 아동 성추행을 보도한 기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실제로 "보스턴 글로브"지의 스포트라이트 팀은 이 기사들을 보도하여 "퓰리처 상"까지 받았으며 2000년대 초반 가장 큰 사회적인 문제를 수면위로 부상시킨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화는 1976년 보스턴 경찰에서 부모와 함께 취조방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신부로부터 시작한다. 어떤 사고를 당해 신부와 대화하는 것이 아닌, 신부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아이의 부모를 설득하는 장면인데, 경찰이 그냥 이들을 보내주는 모습과 함께 영화는 시작한다.

 

   
▲ 갑자기 가톨릭 교회를 상대로 싸우게 된 스포트라이트 팀, 그들의 운명은?

이후 2001년 초에 "보스턴 글로브"지에는 새롭게 부임한 편집장인 "마틴"은 첫번째 편집회의서부터 가톨릭 사제와 관련된 주제를 꺼낸다. "게오건"이라는 신부가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교구를 옮겨다니며 수십명의 아동을 성추행 했다는 사실인데, 이를 교구적인 차원에서 추기경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가톨릭 교회가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있다는 의문점에서 시작했다. 이를 파해치기 위해 "보스턴 글로브"지의 스포트라이트(원래 조명으로 한 곳을 집중 조명하는 말이지만 언론에선 특종이라는 뜻도 있다.) 팀에서 장기적인 시간을 가지고 이를 파해처보라고 요청한다.

 

   
▲ 그래도 조사에 협조적인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보통 우선 성추행 사건을 조사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포트라이트 팀은 과거에 신부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그들을 조사하던 도중, 피해자 모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피해자 모임의 리더를 만나면서부터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 피해자 리더인 "필 사비아노"는 성추행을 한 신부들은 본인이 알고 있는 사람만 13명이 넘으며 이미 5년전에 이러한 정보를 모두 제공했는데 공개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 파면 팔수록 끝도 없이 이름들이 나왔다.

스포트라이트 팀은 이를 심각한 사건이라고 생각하고 관련인들을 접촉하여 심층 취재를 하기 시작하는데, 전직 사제이자 심리 연구가인 "리처드 사이프"라는 사람은 보스터 내에서만 아동 성추행을 했던 사제가 심지어 최대 90명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 처음엔 협조적이던 변호사가 이젠 먼저 전화를 끊어버린다.

이를 토대로 가톨릭 성당 인명부를 뒤져가며 87명에 달하는 사제 리스트를 작성하게 되는데, 더 조사를 하면 할 수록 접근할 수 없는 문건에 도달하며, 성추행 피해자들을 변호했던 변호사들은 바쁘다며 잠적해버리며, 가톨릭 교회에서는 스포트라이트 팀을 만나자는 등 지속적인 방해를 받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911 테러 사건이 일어나면서 팀원들은 현재 하고 있던 일을 중단하고 911 테러 사건 보도를 위해 하던 조사를 멈춰야 하는 등 여러가지로 시련을 겪게 되는데...

 

   
▲ 기사가 나간 이후, 스포트라이트 팀에는 제보 전화가 끊이질 않는다.

이 사건은 서구 사회에서 절대 용납하지 못하는 것 중에 하나인 잘못에 대한 은폐를 중점으로 다루고 있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그것에 대한 사죄와 보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사죄에 대해서도 관대한 한편,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 사건"처럼 조직적으로 은폐하며 없던 일로 만들려 한다면 엄청난 처벌과 함께 징벌적 배상을 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보스턴 글로브"지의 스포트라이트 팀이 캐낸 가톨릭 사제들의 성추행 사건은 전형적인 조직적 은폐를 지속적으로 시도하다가 기자들에게 폭로된 사건으로 이후 가톨릭 교회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음은 말 할 것도 없다.

 

   
▲ 실제 발행된 성추행 폭로 기사 신문, 911 테러로 2002년 초에 기제되었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2015년도 최고의 영화상을 받으며 극찬받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본인의 생각으로는 이 영화는 쉬지 않고 연결되는 스토리 텔링, 즉 연출의 흐름이 막힘없이 엔딩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브로큰백 마운틴>처럼 멋진 자연의 경관을 보여줄 필요도 없고,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처럼 의상이나 배경 무대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이 영화가 보여줄 것은 정확히 필요한 말만 전달해 줄 수 있는 대본과 그를 적절히 연결해준 편집의 승리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작품상과 함께 각본상을 수상하는데에도 일조하게 된다.

 

   
▲ 조연 열전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조연들의 훌륭한 연기가 돋보였다.

이 영화에는 또 다른 성공 요인이 있는데, 지금은 이미 몸값이 천정 부지로 오른 배우들이 액션 배우의 틀을 벗고 나온 영화라는 것이다. 우선 스포트라이트 팀의 팀장은 그 전 해(2014년)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버드맨>의 주인공 "마이클 키튼"이다. "마이클 키튼"은 과거 "팀 버튼"의 <배트맨>을 연기한 이후 줄곳 액션 배우로 여겨져 왔지만 <버드맨>에서의 열연은 남우주연상 후보에까지 올라온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임은 틀림 없다. 또한 마블 시네마틱에서 유명한 헐크로 나오는 "마크 러팔로"는 이 영화를 통해 88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면서 꼭 액션만 잘하는 배우가 아님을 증명했다. 이 외에도 "레이첼 맥아담스"나 "리브 슈라이버" 등의 열연은 이 영화를 꼭 챙겨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나오는 배우들이 현재 마블이나 DC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사실은 넘어가자.)

 

   
▲ 이후 "보스턴 글로브"지의 스포트라이트 팀은 600여건의 후속 기사를 낸다.

꼭 놓치지 말아야 할 장면이 있는데 바로 영화 말미에 사건 공개 이후 이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를 간략한 글로 설명한 장면이 나온다. 이 부분을 보게 되면 놀라지 않을 수가 없는데 이후 경찰 조사로 인하여 피해가 얼마나 컸는지 나오는 부분이다. 성추행을 한 사제는 처음에 캐낸 87명이 아닌 249명으로 늘어났으며 살아있는 피해자만 천명이 넘고 사건이 발생한 지역이 나오는데 끝도 없이 나오는 지역명을 보고 있자면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그야말로 언론의 힘이 얼마나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기자라 하면 카메라를 들고 수첩을 들고다니며(요즘은 핸드폰으로 하긴 하지만) 이곳 저곳
뛰어 다니는 모습을 상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자신들의 영역에서는 왠만한 전문가를
뛰어 넘는 지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폭넓은 인맥과 뛰어난 언술로 진실만을 위해 파고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기자들도 보통의 경우 기사를 쓰고 편집을 하는 등의 작업은 모두 컴퓨터 앞에서 하는 일인 만큼 우리 혈우 환자들도 접근하기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

- 실화를 기반으로 하는 영화가 좋아요!
- 기자의 삶은 어떤것인지 궁금해요!
- 2000년대 초 가톨릭 사제 성추행 사건의 전말을 알고 싶어요!
 (이런 분들이 있을까... 하긴 이 영화를 다 봐도 전말은 알 수 없습니다.)

이런 분들은 좀...

- 아니 액션이 없는건 영화가 아니지!
- 배우들이 몸값이 비쌌을텐데, 캐스팅만 보면 액션 영화인데...
- 머리쓰는건 싫어! 영화는 역시 눈요기!

황정식 기자 nbkiller@hanafos.com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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