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불콩 인터뷰] S전자 서비스센터 빛내는 혈우환우 양영권씨
"기술이 있어야 밥 먹고 산다"는 말... 나이가 들수록 허투루 들을 수 없는 말임을 실감할 수 있다. 기술직이 낮게 평가받던 시대가 가고 바야흐로 초연결을 지향하는 '테크니션의 시대'다. 오늘 '번갯불에 콩 볶는 인터뷰'의 주인공은 20세 언저리에 환자단체 여름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분주하던 모습으로 본 기자에게 기억돼있는 양영권씨다. 어느새 직장인 9년차라고 해서 새삼 놀랐다. 자신의 영역에서 온전히 기술로 승부하고, 또 그 열매로 올해 좋은 성과를 낸 영권씨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 혈우병을 극복하면서도 전문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양영권씨를 소개합니다. |
1.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양영권이라고 합니다. 올해 스물아홉살 됐고요, 8인자 혈우병 가지고 있습니다. 전남 순천에서 주거중이며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좀 더 말씀해주시겠어요?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핸드폰 수리 파트를 맡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갤럭시S 계열이라던지 갤럭시 노트 계열이라던지 그런 ㅎㅎ
3. 어떤 과정으로 그 일을 하게 되었나요?
군대를 안가다보니 일찍 일을 하고 싶은 마음에 폴리텍대학에 진학해 1년 수료과정을 끝내고 교수님의 추천으로 삼성서비스에 취직하게 됐습니다. 참고적인 이야기지만 9년 전 입사할 때에는 협력업체였으나 올해부터 삼성전자에 합병되어서 본사 직원이 됐죠. 특별전형 이랄까요?ㅎㅎ
4. 일 하면서 어려운 점은?
어려운 거야 많죠. 예를 들면 무리한 컴플레인을 하시는 고객님이라던지 갑자기 많은 양의 업무가 밀려온다던지 하면 감당하기가 좀 어렵기도 합니다..
5. 일하면서 보람있다 느낄 때는?
고객님에게 열심히 작업해드리고 고객님에게서 감사를 받을때 보람차죠. 일을 오래 하다보니 형식적인 감사가 눈에 보이기도 하지만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고객님들이 간혹 있거든요.
▲ "열심히 일한 나를 위해 틈틈이 취미활동도!" |
6. 주변사람들에게 혈우병 사실을 알리고 지내는 편인가요?
사실 잘 알리지 않는 편이에요. 저같은 경우는 예방 요법이랑 약간의 운동으로 관리를 해서 그런지 일반적인 사람과 큰 차이가 나질 않아서 굳이 일반인과 구별을 지을 필요가 있나 싶었거든요.
7. 나의 보물 1호는?
아무래도 저 자신이겠죠. 저 자신이 좋아야 다른 것들도 좋아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8. 요즘 가장 고민되는 것은?
사실 앞에서 예방요법과 약간의 운동으로 관리한다고 했는데 사실 그것도 어느 정도 한계는 있는 것 같아요. 스물아홉 살에 이런 말 하기가 좀 그렇긴 한데요, 나이가 들수록 관리를 해도 힘들더라고요. 어렸을 때 다친 발목이 시간이 지날수록 많이 아파서요. 물론 아직 다른 부분들은 괜찮습니다. ㅎㅎ
9. 도전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도전이라... 솔직히 같은 일을 9년 정도 하다 보니 도전 정신이 좀 줄었다랄까... 굳이 도전한다면 꿈이었던 내 집 마련하고 싶네요. 지금까지 모아왔던 걸로 이번 년도에 내 집 마련하고 싶어요. ㅎㅎ
10. 그 밖에 하고 싶은 말
이말은 꼭 하고 싶습니다. 고등학교 때 발목 다치고 생각한 거지만 지금 와서 뼈져리게 느끼는 거거든요. 요즘은 약도 좋아졌고 예방요법도 할 수 있을 만큼 정부에서 지원해주잖아요. 그러니까 부모님들 우리 자녀가 혈우병이라고 감싸고 돌지 말고 집에만 있게 하지 말고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놀고 그리고 무엇보다 운동시켜주세요. 여기서 말하는 운동은 근육운동입니다. 운동을 무리하게 시키라는 게 아니라 적당히 근육이 있어야 덜 다칩니다 정말이에요. 어려서 운동 안하고 98kg까지 나갈 때 무리해서 왼쪽 발목 다치고 그게 지금까지 계속 속을 썩이네요. 운동이 중요하다란 걸 늦게 알아서 하... 아까도 말했지만 지금은 발목 외에는 일반인과 다를 바 없이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운동은 자전거나 수영이 좋더라고요.
김태일 기자 saltdoll@newsfin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