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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가시는 마지막 길을 함께합니다.”

기사승인 2019.04.06  20: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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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불콩 인터뷰] ‘장례지도사’ 준비하는 청년환우 허준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라 했다. 그런 의미에서 봄은 ‘시작’을 의미한다. 나뭇가지에도 파랗게 새싹이 돋아난다. 여기 20대를 막 끝내고 30대로 접어든 한 청년이 있다. 이 나이를 계절로 비유한다면 늦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여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쨌든 혈기 가득한 나이이다. 이렇게 젊은 나이에 타인의 삶을 온전히 마무리하는, 다소 생소한 직업을 준비하는 혈우사회 청년이 있다. 오늘 번.불.콩(번갯불에 콩 볶듯 갑자기 이뤄진) 인터뷰 주인공은 장례지도사를 준비하고 있는 청년이다. 지금 바로 그를 만나보자.

   
▲장례지도사를 준비하고 있는 허준 청년

“안녕하세요. 저는 파주에 살고 있는 31살 허준(8인자‧중증)입니다. 현재 장례지도사의 모든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기자 : 혈우병 진단은 언제 받았어요?

준 : 제가 혈우병을 알게 된 건, 제가 태어나서 나서 3일 뒤에요. 피검사를 했었는데 거기에서 혈우병 판정이 나왔다고 이야기를 들었어요. 피가 계속 많이 나고 잘 안 멈추길래 검사를 했었는데 그때 검사를 해보니까 혈우병이라고 나왔어요.

하기자 : 요즘 건강은 어때요?

준 : 왼쪽 발목하고 왼쪽 팔꿈치가 생각지 못하게 계속 통증이 있고요. 다칠 때가 자주 있긴 하더라고요. (하기자 : 예방 잘 안 하구나?) 그렇죠. 그래도 나름 하기는 해요. 그런데 예방을 하더라도 평균적으로 자주 아프기는 하더라고요. 저는 요즘 헬스도 기본적으로 다니고 있기는 한데 그 이외에도 평소에 많이 걷는 편이에요. 그러니까 버스 한 정류장, 두 정류장 그 정도는 이제 음악을 들으면서 가볍게 걷는 것이 좋아요.

하기자 : 지금 현재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는데 어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지 설명해 주세요.

준 : 네, 현재 이제 기존에는 중증 재택 장애인들이 재택 할 수 있는 업무를 개발하고 교육하는 그런 업무를 담당했다가 나에게 맞는 직종을 찾아야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찾다 보니까 장례지도사를 알게 됐습니다. 지금 교육과정 모든 이수는 다 끝났고 자격증 발급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게 교육원도 여러 개가 있기는 한데, 제가 배운 곳은 서초장례지도사교육원인데 거기에서는 본인이 취업을 희망하면 다 들어간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러니까 나이가 많으면 취업이 어렵고, 어떻게 보면 노후적인 부분도 있고, 정년퇴직하고 막막할 수도 있는데, 제가 다닌 교육원 경우에는 67세이신 분도 최근에 장례식장으로 취업이 된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장례지도사에 대한 인식이 고인을 만지는 일이라고 안 좋은 인식들이 있는데 사실상 장례지도사를 보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조금 더 편안하게 해드리는 것이고, 또 유가족들은 슬퍼하느라고 이런 저런 정신이 없는데 그런 것을 옆에서 위로도 해 주면서 보조적인 역할을 해주는 것이 장례지도사이기도 해요.

   
▲장례지도사 이론과 실습하는 모습입니다. 

하기자 : 이 직업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이 들었던 이야기를 해주세요.

준 : 아직은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현장실습을 갔을 때 겪었던 일인데요. 한번은 고인이 들어오셨는데 전문용어인데 흔히 말하면 염습이라고 말을 하기도 해요. 시신을 깨끗하게 닦고 새 옷을 입힌다는 거예요. 그런 것을 하게 되는데 장례지도사 경우는 위생도 중요하기 때문에 위생장갑이랑 마스크, 가운을 다 입은 상태로 소렴을 다 진행하고 나서 유가족 분들을 모셔 와요. 그때 마지막 인사를 하시라고 절차를 진행하는데 그런 입관절차를 마친 다음에 유가족 분들이 오셔가지고 “정말 감사하다”면서 “덕분에 좋은 데 갈 수 있게된 것 같아서 마음이 한결 편안해 졌다”고 얘기를 해 주시니까 보람되더라고요.

하기자 : 본인처럼 장례지도사를 하고 싶은 환우에 대해서 조언 한마디 해 줄 수 있다면?

준 : 일단 ‘장례지도사를 한다’라고 하면 돈을 보지 말고 보람된 일에 그런 걸로 치중을 해야해요. 물론 장례지도사도 돈을 잘 벌면 잘 벌 수 있지만 돈을 좇다보면 오래 가지를 못하기 때문에 돈보다는 ‘보람된 일을 한다’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좋을 것 같아요. 장례지도사에 대해서 궁금해 할 수 있을 법한 부분을 설명해드리면, 일단 제일 많이 질문을 받는 게 ‘시신을 만지면 무섭지 않냐’ ‘보는데 거부감이 있지 않느냐’라는 질문이 많은데, 일단 안치실에 들어온 시신을 보면 그냥 자고 있는 얼굴이에요. 그냥 편하게 자고 있는 모습. 그렇기 때문에 뭐, 주변의 친구들이나 부모님이 주무시고 계시는 그 모습 딱 그대로이기 때문에 크게 거부감은 없어요.

하기자 : 장례지도사가 되기 위해서는 이론적인 것을 이수해야 될 것이고 그 다음에는 실습도 해야겠죠?

준 : 네, 현장실습. 그러니까 이론이 250시간이고 50시간은 현장실습을 나가게 되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저 포함해서 3명이서 현장실습을 나갔어요. 처음에 두려움. 두려움이 조금 있었지만 단계를 거치면서 두 명이 가고, 한 명이 가고, 그렇게 차츰차츰 나아지고 배우고 일하는 입장에서 두려움 이런 것들이 없어져요. 취업 나갈 때도 일반 장례식장으로 갈지 아니면 상조회사 쪽으로 나갈지 그 두 가지 선택길이 있어요. 보통 보람상조나 프리드상조같은 경우는 따로 그들만의 교육원이 있어요. 그래서 거기 출신들 뽑아서 가는 거고요. 그 외에 몇몇 상조 회사들도 보통 교육생이나 그런 다른 외부에서도 뽑고 있어요. 업무 난이도 같은 경우는 일반 장례식장 같은 경우는 하루 24시간 근무하고 이틀 쉬고 이런 패턴인데 상조 회사는 보람상조 같은 경우는 24시 대기. 쉬는 날 없이. 그리고 프리드상조 같은 경우는 3일씩. 행사 한 번 생기면 3일씩. 그렇게 근무를 하고요. 또 예은상조라고 있는데 거기는 한 달에 4번 쉬고 나머지는 근무한다고 알고 있어요.

   
▲인터뷰를 나누고 있는 허준 청년과 하석찬기자 

하기자 : 이제 분위기를 좀 바꿔서 혹시 여자친구 있어요?

준 : 여자 친구는 없습니다. (하기자 : 이상형이 있다면?) 이상형을 딱히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그래도 이왕 좀 활발한 성격이면 좋죠. 외모보다는 성격을 좀 더 많이 보고 있죠.

하기자 : 취미 생활 같은 거 있나요?

준 : 취미는 음악 듣는 것도 있고 게임도 하기는 하는데 간혹 ‘개인방송’도 할 때가 있어요. 소박하게 저만 소유하는... 그런 소장용 방송이에요. 다른 사람도 보기는 하죠. 생방송으로 처음 진행하고 끝나고 나면 저장되거든요. 방송한지는 얼마 되지는 않았어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게임 이전에는 전동휠이라고 해가지고 외발휠을 타고. 그거 타고 다녔었는데 아무래도 일을 다니다 보니까 자주 안 타게 되어 가지고 요즘 따로 타고 다니지는 않아요. 그리고 요즘은 동생들 만나면 다트 던지러 가고 또 그렇게 놀기도 하죠.

하기자 : 앞으로 본인의 계획이 있다면?

준 : 장례지도사로서의 스펙을 쌓아서 최고의 목적지는 대학병원 장례식장. 거기를 일단 최고의 목표로 잡고는 있어요. 원래 이 장례지도사 쪽은 연결로 들어가는 케이스가 많아요. 그 이외에는 돈 좀 모이면 차도 한 대 구매도 하면서 드라이브를 해보고 싶어요.

모두 : 감사합니다. 네네 감사합니다.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 하석찬 기자/ 사진=황정식 기자]

   
▲고인이 가시는 마지막 길은 편안하게 보내드리고, 남아 있는 유가족에게 마음을 다해 진심어린 위로를 나눕니다

 

 

황정식 기자 nbkiller@hanafos.com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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