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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인정하고부터 삶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어"

기사승인 2018.07.28  22: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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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불콩] 30대 마지막 여름을 '아아'로 달래다

덥다. 무척. 말로 표현하기 힘든 폭염에 어깨가 축축 처지는 요즘, '열병합발전소'라는, 단어에서부터 열기가 느껴지는 곳에서 일하고 있는 39세의 청년 혈우환우와 인터뷰를 나눠보았다. 평소의 성격과 다르지 않게 담담하면서도 사려깊은 그와의 인터뷰는 '아이스아메리카노'처럼 청량감이 느껴졌다. 오늘의 인터뷰이는 익명을 요청해왔다. OK.

 

1. 하시는 일을 소개해 주세요.

LNG연료를 사용하는 열병합발전소에서 발전기 운영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기를 생산하여 공급하고 전기를 생산하면서 버려지는 폐열을 이용하여 난방을 공급하는 에너지공기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열에너지의 활용도를 높여 효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의 열병합발전소(자료사진)

2. 쓰고있는 치료제는 무엇? 선택한 이유?

코지네이트FS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전의 혈장제제를 사용하면서 B, C형 간염에 감염되어 간염치료도 받았기 때문에 이런 위험에 안전한 유전자재조합 치료제라 코지네이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3. 응급실에 갔던 적 있다면?

응급실에는 여러번 갔죠. 그중에 기억 남는 것은 알 수 없는 두통 때문에 일주일가량 약국에서 약도 먹고 해봤지만 나아지지 않아 병원에 가서 CT를 찍어 보니 극소량의 뇌출혈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일주일가량 응고제제 맞으면서 회복하고 잘 퇴원했습니다.

4. 혈우병을 갖고 살아오면서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것은?

학창시절 친구들과는 다른 혈우병을 갖고 살아오면서 좌절, 원망의 마음으로 힘들었던 날도 많았어요. 하지만 혈우병을 인정하고 살다보니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마음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 "아아 두 개 주세요"

5. 커피숍에서 제일 즐겨찾는 메뉴는?

커피숍을 가면 언제나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즐겨 찾습니다. 요새는 ‘아아’라고 줄여서 말하죠? 처음엔 못 알아들어 아재소리를 들었습니다. 요즘같이 무더운 날 시원한 맛에, 그리고 라떼 종류와 달리 끝에 텁텁한 맛 없이 깔끔하여 즐겨 먹습니다.

6. 결혼은 언제?

이성을 자주 만날 수 없는 환경에서 일하고 살다보니 많이 늦어져 어느덧 벌써 39살이 되었는데 이제는 구체적인 시기 보다는 결혼하고 싶은 좋은 사람이 생기면 해야겠죠.

   
▲ 이제는 가고 싶다...ㅎㅎ

7. 결혼을 해서 생긴 태아가 딸이라면?

혈우병을 갖고 태어나 지금까지 나름 잘 부딪혀 살아왔다고 생각해요. 그또한 피하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겁니다. 딸이 살아갈 미래는 제가 살아온 과거보다는 더욱 좋은 환경일테고 그때쯤이면 아마 혈우병이 완치될 수도 있겠죠?

8. 환자단체나 혈우재단에 바라는 게 있다면?

혈우사회에서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주사제의 원활한 공급이겠죠. 더 나아가 일반인에게 혈우병에 대한 올바른 정보전달, 유전자치료 기술을 막는 생명윤리법 등 재단이나 코헴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9. 혈우병이 없다면 해보고 싶은 황당한 도전

황당한 도전까지는 아니고 제가 등산이나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해요. 하지만 무릎이 예전 같지 않아서 잘 못하고 있는데 혈우병이 없다면 100대 명산등반이나 자전거 국토종주 등에 도전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 화산활동으로 생긴 영국 에딘버러의 솔즈베리크랙스. 지금 관절로도 충분히 오를 수 있다.

10. 그밖에 하고 싶은 말

살면서 힘든 일이 많은데 우리는 혈우병이란 고통을 하나 더 가지고 살고 있죠. 그렇기에 우리의 삶을 잘 이해해줄 수 있는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우리 혈우인들은 서로를 아껴주는 마음이 가득하길 바랄게요. 무더운 여름 건강하시길 바라며,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합니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김태일 기자 saltdoll@newsfinder.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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