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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톡톡] '길고 흰 구름의 땅'

기사승인 2019.01.06  19: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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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다다 가족'의 남반구 한 달 살기 - 뉴질랜드 타우포 편

   
▲ '길고 흰 구름의 땅' 뉴질랜드에서 여행 속 여행을 떠나다

뉴질랜드를 마오리어로 '아오테아로아'(Aotearoa : 길고 흰 구름의 땅)라고 부르는 까닭은 오래 전 마오리족이 처음 이 땅에 정착하면서 하늘의 풍경을 그렇게 표현했기 때문이란다. 뉴질랜드에는 깎아지른 듯 높은 산악지대보다는 화산활동으로 생긴 완만한 봉우리와 낮은 언덕들로 스카이라인이 만들어져 그렇게 보였으리라 생각된다. 

뉴질랜드의 그러한 자연환경은 지금도 거의 그대로 보존되고 있으며,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천혜의 대자연이라는, 여행 오기 전에 많이 들은 그 표현이 과장이 아니었다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오클랜드 같은 대도시를 제외하곤 대부분 풀밭과 숲 사이에 띄엄띄엄 있는 단층의 단독주택에 사는 것이 일반적이고(아~ 나 역시 아파트에 목매는 한국사람) 시골에서는 빗물을 물탱크에 저장해 생활용수로 쓰고 있는 곳들이 많았다. 양은 인구의 60배가 살고 있고, 외래종 동식물에 대한 검역과 관리는 병적이며, 공장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따라서 공산품 가격은 거의 살인적..) 

   
▲ 왼쪽! 왼쪽! 첫 좌측주행의 긴장감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만든다.

뉴질랜드의 대자연을 가까이서 들여다보기 위해 북섬 중부지방에 해당하는 타우포-로토루아 투어에 나섰다. 오클랜드에서 차로 4시간 가량 내려가야 했지만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낯설고 초록초록한 풍경들에 지루할 틈은 없었다. 중간에 영화 '반지의 제왕' 세트장을 재현해 놓은 '호빗마을'도 있었으나 '호빗기념품점'의 다른 이름일 것만 같아 패스~(그리고 아이들은 반지의 제왕을 안봐서 골룸 피규어에 심한 거부감이 있더라ㅎㅎ)

   
▲ 타우포 호수를 본 건 이번 여행에서 손꼽히는 영감을 준 일이다.

가오리처럼 생긴 뉴질랜드 북섬의 심장 정도 되는 위치에는 이 나라에서 가장 큰(표면적 616km² ≒ 서울시) 호수 '타우포'가 자리잡고 있다. '큰 망토'라는 마오리어인데 배를 타고 나가면 바다와 같은 수평선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뭐랄까.. 대단하달 건 없지만 잘 보존된 자연과 원주민문화 안에서 무한한 자긍심과 삶의 여유를 느끼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이곳 사람들의 모습을 마치 호수를 통해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좋았다.

   
▲ 빨간 핀 지점이 타우포

북동부에는 호수물이 와이카토 강으로 흘러들어가는 '후카'폭포가 있는데 초당 22만 리터가 쏟아진다고 써 있었다. 세 아이를 들쳐안고 떠나온 이 진땀 나는 여행이 끝날 무렵, 와이프 입에서 초당 22개의 욕이 쏟아지지 않게 잘 해야겠다는 경각심이 다시 한 번 날을 세웠다... 

   
▲ 미안 부인님...

호수 옆 잔디밭에 자리를 깔고 관광객 대부분이 먹고 있는 '피쉬 앤 칩스'를 가게에서 사다 먹었는데, 이곳의 풍경은 그 맛없다는 영국음식도 '손이 가요 손이 가'게 만들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팔뚝만한 대구살 튀김은 키위식(뉴질랜드 사람을 '키위'라고 부른다. 낮춰부르는 말 아님) 피쉬 앤 칩스의 전형이라 했다.

   
▲ 집에서는 잘 먹지도 않던 '생선'인데...

오후에 들른 곳은 타우포 인근에 펼쳐진 지열지대 'Craters of the moon'(달 분화구?)였다. 화산활동으로 인해 생성된 열과 유황가스가 쉬지않고 뿜어져나와 곳곳에 진흙웅덩이와 독특한 식생을 형성하고 있다. 그 지형이 꼭 달 표면 분화구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 그랬다. 쨍한 햇볕에 한시간 가량을 유황냄새 맡으며 구불구불 길을 걸었는데 여섯 살 여덟 살 꼬마들은 불평이 없었다.(두 살 공주는 가마에 태웠고 불평이 뭔줄 아직 모를 거다) 아마도 여행이 주는 아주 작은 성장의 기회이자 선물이 아닐까 억지로 생각해 본다.

   
▲ 'Craters of the moon' 코스 종착점에서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김태일 기자 saltdoll@newsfinder.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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