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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환우의 발목 거골하 관절의 통증관리

기사승인 2024.03.23  1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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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증 극복을 위한 전략, 스트레칭과 약물처치"

혈우병은 자발적 지혈이 어려운 희귀 질환으로, 환자들은 종종 그들만의 독특한 증상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오늘 우리는 50대의 한 환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 환우는 금년 3월 신촌세브란스 정형외과의 심동우 교수에게 진료를 받았고, 이어 2주 뒤 한국혈우재단 재활클리닉에서 진료를 받았던 경험을 말했다. 그의 이야기는 많은 혈우병 환우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환우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발목의 통증 단계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대부분의 혈우병 친구들은 앞부분 관절, 즉 위쪽 발목 관절이 많이 손상되었지만, 저는 아래쪽에 있는 거골하 관절, 즉 뒤꿈치 부분의 통증이 더 심합니다. 통증의 70%는 그쪽에서 오고요. 발목 앞부분의 통증은 30% 정도 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침에 일어난 후 움직이려면 워밍업을 한 시간 정도 해야 활동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환우는 하루에 보통 5-6 천 보를 걷는다고 한다. 그에게 걸어 다닐 때 통증이 없냐고 물어보자 그는 "통증이요? 오히려 걸을 때는 괜찮아요. 그래서 자다가도 발목이 불편해서 깨면 잠시 일어나서 걷고 다시 눕고 그렇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무조건 많이 걷는 것도 통증을 없애는 건 아니다. 그는 "자고 난 후 처음에는 한 시간 동안 발을 딛는 게 힘들지만, 워밍업을 하면 그 후에는 많이 편해집니다. 그런데 일상 생활하면서 10,000보 이상 걷게 되면 힘들어지고, 더 많이 걷게 되면 다음 날 많이 힘듭니다"라고 덧붙였다.

   
참고 이미지

신촌 세브란스 정형외과 심동우 교수 진료 

이 환우는 지난해 이진우 교수에게 진료를 받았고 올해부터는 심동우 교수에게 진료를 받고 있다. 친절하게 응대해 준 심 교수를 떠 올리며 진료를 받았던 날을 회상했다. 

[2024. 3.] 심 교수는 이 환우의 발목관절이 많이 닳아있음을 확인했다. 환우의 말에 의하면 심동우 교수는 "관절이 위아래 두 관절 모두 다 닳아있네요. 걷기가 힘드실 텐데. 오르막이나 내리막이나 아니면 자갈길 같은 곳은 힘들지 않으신가요? 어떠세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환우는 "경사길에서는 내려가는 게 편해요. 발목이 아파서 경사가 높으면 올라가는 게 많이 힘들어요."라고 했다. 

이에 심 교수는 환우에게 스트레칭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보는 것을 권장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심 교수는 "관절염 때문에 뻣뻣해진 이 관절을 관리해서 통증을 없애는 게 주안점인 것 같고 이럴 때는 (수술보다는) 당분간 스트레칭하면서 지켜보는 게 더 나아요. 나중에 걸을 때 계속 아파지시면 그때는 어쩔 수 없이 수술을 고려해 봐야겠지만, 지금은 스트레칭을 조금 적극적으로 하는 게 좋겠습니다."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심 교수는 자가 스트레칭을 할 수 있도록 재활운동과로 안내해 주었고 진료 당일 바로 재활운동과로 가서 발목 스크레칭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발목 앞쪽과 뒤쪽에 근육을 늘려주는 운동을 배웠어요”라면서 “발목 뒤쪽의 근육을 늘리기 위해서는 타월을 이용하는 방법도 알려주셨습니다”라고 말했다. 

운동을 하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자다가도 통증으로 깨는 경우는 지속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한국혈우재단 재활클리닉을 예약하여 방문하게 됐다.

   
환우의 오른쪽 발목 X선 사진이다. 발목부위가 많이 상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혈우재단 재활클리닉 : 중앙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이병찬 교수 진료 

세브란스 진료 후, 발목 운동을 계속하면서도 마침 혈우재단에서 개설된 재활클리닉에 진료를 받게 된 이 환우는 스테로이드 관절주사로 통증이 많이 완화되었다고 했다. 그는 “이병찬 교수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큰 신뢰를 얻게 되었어요. 과거에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고 통증이 개선된 경험이 있었는데 얼마 못 가서 다시 통증이 왔었거든요. 이 경험을 이야기했더니 1년에 서너 번 이상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게 될 정도가 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한 두 번 정도는 통증 개선 효과가 있다고 하셨어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클리닉 진료를 본 당일, 스테로이드 관절 주사를 맞게 됐다. 이 환우가 발목관절에 맞았던 주사제는 ‘트리암’이라는 약물로서 트리암시놀론아세토니드라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스테로이드 성분의 주사이다. 이 주사는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서 관절염과 같은 질환을 단기적으로 치료할 때 사용된다. 트리암 주사는 해당 관절에 직접 국소적으로 주사하면서 염증 반응을 빠르게 개선시킨다. 

주사를 맞고 난 뒤 이 환우는 “드라마틱하게 개선됐다는 말이 제일 어울릴 것 같습니다. 과거에도 스테로이드를 맞은 적 있었는데 주사를 맞게 되면 바로 통증이 없어지고 괜찮아졌어요. 그러다가 일주일 정도 지나면서 다시 조금씩 통증이 돌아오긴 했지만 안 맞았을 때보다는 통증 강도가 훨씬 덜했고 이렇게 서너 달은 괜찮았던 것 같아요. 무리하지 않고 조심히 잘 사용해서 얼마동안이나 통증 없이 갈지 한번 지켜보려고요.”라고 했다.

자상하고 친절한 의료진의 처치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면서도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발목 CT를 백업받아 왔는데 혈우재단의원에서 볼 수가 없었어요"라면서 "호환성 문제인지 아니면 하드웨어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이 점은 빨리 개선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혈우병 환우들은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무릎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우들에게는 히루안주사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 주사제는 히알루론산이라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성분은 원래 우리 몸에 존재하는 물질이다. 관절과 피부에서 윤활유 역할을 한다. 히루안주사는 무릎 관절강 내부에 주입되어, 연골의 탄력성과 관절액의 점성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서 관절 간의 마찰력이 줄어들고, 통증이 감소되는 작용이 있기에 관절염의 통증이 개선된다. 

이 환우는 이렇게 발목관절을 치료 받았다. 발목 통증이 없도록 잘 유지해서 수술시기를 늦춰 보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 환우들에게 고관절이나 무릎관절은 인공관절 수술로 삶의 질이 많이 개선되고 있는데 발목은 좀 더 지켜보고 싶어요. 좋다는 환우와 그렇지 않다는 환우가 반반 정도라서 아직 인공관절 수술을 서두르지 않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 그는 “물리치료를 꾸준히 받으려고 해요. 그리고 병원에서 알려주신 스트레칭도 계속하고 그러려고요”라고 했다. 

한편, 혈우재단의 재활클리닉은 중앙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초빙하여 매월 1회 클리닉을 열고 혈우병 환자를 대상으로 무상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김두환 교수가 혈우병 환우들에게 관절 초음파를 이용해 관절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하기 위해 재활 클리닉에서 진료해 왔고, 금년 2월부터 같은 병원 이병찬 교수가 클리닉을 맡아 진료에 나서게 됐다.

혈우병 환우들은 매일 통증과 싸우며 살아가야 한다. 환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이 겪는 어려움이 이해되고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할 수 있다. 오늘 만난 이 환우의 이야기는 혈우병 환우들이 겪는 일상적인 고민과 통증,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는지를 보여준다. 

[헤모라이프 김승근 주필]

 

김승근 주필 hemo@hemophilia.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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