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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환자의 골절...“내게 닥치면 어떡해?”

기사승인 2023.05.22  12: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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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우병 환우가 겪은 수술 이야기 ... 시즌1. 어려웠던 시간을 이겨내다

혈우병 환우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활동적인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다보면 예기치못한 상황이 발생되곤 한다. 만약 골절을 당한다면? 환우가 막상 골절이 되면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이번 환우의 손목 골절 사례를 통해 수술과 퇴원하기까지 그 모든 과정을 한 눈에 살펴보자. 

 

1. 언제 어떤 이유로 어느 부분이 골절 되셨나요? 

몇년 전 겨울 눈길에 미끄러져 몸이 붕 떴는데 다른 데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손을 짚었는데 오른쪽 손목뼈가 부러졌습니다. 평소 제일 튼튼하다고 생각하는 손이어서 무심결에 오른손을 썼던 것 같은데 그렇게 제대로 부러질 줄 몰랐습니다. 낙법을 썼어야 했는데...그 팔뚝뼈가 두개잖아요? 둘 다 복합골절이었고 다행히 개방골절은 아니었습니다. 가지고 있던 응고인자를 먼저 맞고, 응급실 통해 들어가서 다음날 전신마취하고 뼈 접합수술 했어요.

2. 현재 골절부위는 어떻게 되었나요?

현재 뼈 잘 붙었다고 하고요, 골절부위 고정했던 핀도 1년만에 뺐습니다. 손목에 한 8cm 정도 되는 흉터만 잘 아물면 될 것 같아요. 상처 완전히 아물면 흉터 남아있는 데다가 예쁜 문신 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 수술 후 처음 드레싱을 풀었을 때. 실이나 스테플러 같은 걸 쓰지 않고 요새는 이렇게 스킨본드로 접합 많이 한다고 합니다. 3주 정도 후에 테이프만 떼어내면 끝.

3. 치료를 받은 병원이 어디인가요?

신촌 세브란스 병원이에요. 평소에 세 달에 한 번 정도 유철주 교수님 진료를 보고 있어서 응급상황에는 거기로 가고 있습니다. 다른 환자들도 의원에서 약만 타지 말고 정기적으로 종합병원에서 진료도 보고 의사와 관계를 지속하면 응급시에도 좀 더 원활하게 치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치료 기간 동안 어떤 약을 복용했고 어떤 혈우병치료제를 사용했나요?

수술 다음다음날 퇴원했는데 항생제랑 위장약 포함된 퇴원 약 말고는 따로 먹지 않았어요. 아, 무통주사는 몸에 안좋을 것 같아서 입원중에도 안 맞았어요. 상처 치료 연고는 꾸준히 바르고 있고요. 혈우병 약은 엘록테이트 사용하고 있어요. 수술 전에 2000단위 맞고 들어갔고 입원 이틀 동안 매일 2000단위 맞다가 퇴원해서는 평소처럼 일주일에 두번 맞았어요. 출혈이 문제되진 않았구요. 

5. 치료 기간 동안 특별히 관리했던 식단이 있었나요?

특별히 식단에 신경쓰진 않았구요, 워낙 집에서 보양식 같은 건 안 먹는 타입이라... 술은 되도록 안 먹으려고 했어요. 

6. 치료 기간 동안 어떤 운동을 했나요?

수술 후에 손가락 몇개 감각이 잘 돌아오지 않아서 스트레칭과 손 힘 다시 기르는 운동을 했구요, 눈길에 넘어지는 이유가 전체적인 신체 밸런스가 흐트러져 그런 것 같아서 전신 운동으로 체력을 기르는데 집중했어요. 다행히 자빠지는 일은 그 뒤로 없더라구요. 뼈에 박았던 핀은 굳이 안 빼도 되지만 힘줄을 살살 건드리는 위치에 있고 나중에 다시 다쳤을 때 더 안 좋게 부러질 수 있다고 해서 최근 제거하는 수술까지 했습니다.

7. 골절을 겪고 치료를 받으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한 순간에 사람이 어떻게 될지 진짜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잘못 부러져서 손목쪽 동맥이 다쳤거나 그러면 정말 큰일이었잖아요. 불행 중 다행이라고 여기고 진짜 평소에 운동해 두는 게 너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수술은 정말 오랫만에 한 건데, 코로나때문에 입원 절차는 좀 번거로웠지만 종합병원 시스템이 너무 세련되고 간편하게 되어 있어서 마음이 편했어요. 몇 년 전에는 크게 아프면서 장기·조직기증 서약도 했어요. 혈우병 치료하면서 사회에 도움 많이 받았는데 갈 때(?)에는 저도 도움이 좀 돼야죠. 쓸 수 있는 장기랑 조직이 뭐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작지만 좋은 일이라 생각하고 그때문에라도 건강을 잘 유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8. 치료 후에는 신체적/정신적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음...운동은 하고 있지만 신체적으로 아직 큰 변화는 없는 것 같고ㅎㅎ 주변 상황에 맞춰 몸을 더 조심하게 된 것 같긴 해요. 예를 들어 무리한 활동은 줄이고, 무엇이든 충분히 예열을 하고 시작합니다. 가족과 더 사소한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도 있어요. 밤에 아이를 재워주는 것도 그 중 하나예요. 그러다보면 저도 까무룩 같이 잠들죠. 좋아요. 와이프도 편하게 자고요~

9. 지금 막 골절을 당한 환자가 있다면~ 어떤 조언을 하고 싶으신가요?

평소에 예방요법 철저히 하고 있는게 기본이겠죠. 언제 사고를 당하더라도 피해를 조금은 줄일 수 있으니까요. 정신 바짝 차리고 골절 부위를 보호하는 등 스스로 할 수 있는 응급조치를 해야겠죠. 그리고 어느 병원으로 갔을 때 가장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생각하세요. 평소 다니고 있는 종합병원이 가까이 없다면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나 사람 연락처 빨리 떠올려야 하구요. 사고는 언제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지만 극복하는 건 준비된 사람이 훨씬 유리합니다. 살다보면 반드시 일어나는 일이니까요!

   
▲ 현재 흉터 회복중
혈우병 환우들에게 관절 수술사례는 많이 보고되고 있지만, 이번 이야기처럼 비교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시술이나 수술 경험은 다른 환우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자신의 소중한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 혈우환우는 헤모라이프 편집부로 연락 바란다.

[헤모라이프 김승근 주필]

김승근 주필 hemo@hemophilia.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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