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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바라는 혈우사회인들에게”

기사승인 2018.05.17  09: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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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고 싶은 길을 가라’를 읽고

   
 

‘길에서 길을 묻다.’

강원도 속초에는 바닷가 절벽 위에 세워진, 아주 아름다운 사찰이 있다. 그리고 석양이 아름다운 곳이라는 낙산사를 들어가는 길에는 눈에 띄는 비석 하나가 세워져 있다. 아주 작은 소나무 아래에 돌 위, 그 비석에 적힌 말, ‘길에서 길을 묻다.’

나는 그 비석 위에 적힌 글을 보는 순간, 뒷통수를 무언가에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느꼈던 기억이 생생하다. ‘길’ 분명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절에 올라가던 길이었고, 바로 절 안으로 들어가는 초입이었기에 길을 잃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마치 그 말이 내가 잃어버린 ‘내 마음의 길’을 궤 뚫어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지?’ 라는 생각, 그것은 절에 들어가는 길을 묻는 것이 아닌, 나 스스로에게 내 인생이 가는 방향을 묻는 나 자신의 질문과 응답이었다. 그리고 그 말 한 마디 앞에, 나는 마치 미아가 된 것 같은 충격과 슬픔, 그리고 내 인생에 대한 되돌아봄의 필요성을 느꼈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인생을 선물 받는다. 그것은 부자이든, 가난한 사람이든, 남자이든, 여자이든, 몸이 불편하든, 건강하든 상관없이 우리 모두가 딱 하나씩 받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모든 행동과 노력은 결국 그 하나의 삶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나는 늘 생각했다.

하지만 그 하나의 소중한 내 삶이, 늘 내 마음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었다. 어릴 적, 원하는 것은 떼를 쓰면 대부분의 것을 얻을 수 있었지만 그 때의 내가 맛있는 것을 먹고 푹 자는 것 이외에 어떤 것도 바랄 줄 몰랐기에 모든 것이 만족스럽고 얻었다고 생각했듯, 어른이 되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나는 원하는 것이 많아졌고, 생각하는 것이 많아졌으며 그와 동시에 얻지 못해서 슬프고 힘든 것도 함께 늘어나고 있었다. 그렇게 형태와 상황이 다를 뿐, 누구나 경험하는 현실과 이상, 원하는 것과 가지지 못하는 것의 경계선 상에서 한 번 쯤은 자신이 가야 할 것을 잃어버린다. 그리고 영원한 미아가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에게, 다른 사람에게 끊임없이 질문한다. 사람에게 얻을 수 없다면 책에서 찾고, 책에서도 찾을 수 없는 어떤 사람들은 그저 잃어버린 길 사이에서 남이 걸어가는 길을 따라 걸어가는 것에 체념해버리기도 한다.

나는 어떤 길을 가고자 했던 것인가? 그리고 지금 어떤 길을 가고 있는가? 이 책은 그 ‘길’을 묻는다. 당신이 진짜 가고 싶은 길은 무엇이며, 당신은 정말 그 길로 가고 있는 게 맞냐고 말이다.

항상 살면서 수도 없이 들어 왔던 말이다. “니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라.” “니가 원하는 일을 해라” 등등의 말들은 TV에서, 친한 지인에게서 자주 들었다. 하지만 그러한 이야기들은 내가 살아오면서 현실과 맞닿아 있는 지금, 상당히 인정하기 어려운 말처럼 들렸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것, 그리고 살아오면서 그런 일은 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고, 길지만은 않은 삶을 살아왔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보단, 하기 싫어도 할 수 밖에 없는 일들이 많은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찾는 것’이야말로 내가 인생을 살면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줄리앙, 당신은 불행한 사람입니다.’

   
▲ 가고 싶은 길을 가라/ 로랑 구넬

이 책은 프랑스의 정신적 자기계발을 연구하는 학자 로랑 구넬의 저서이다. 나는 즐비하게 꽂혀진 수많은 자기개발 서적, 그 중에서 표지에 마음을 사로잡혀 책을 골랐다. 그리고 읽어 내려갔다. 그 동안 어렵고 난해하다고만 생각했던 한 프랑스 작가의 자기개발 서적 안에는 그간 보아왔던 수많은 자기개발 서적과 다른 무엇이 있을까? 라는 호기심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책 안에는 어느 낯선 프랑스의 교사 줄리앙이 있었다.

교사, 프랑스, 언제나 같이 보내는 안정적이고 문제될 것 없는 삶, 모두가 줄리앙의 삶을 두고 괜찮은 인생이라고 말한다. 교사가 되기 이전에도 늘 줄리앙은 성실하고,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았으며, 그저 다른 사람들이 사는 것처럼 물이 흘러가는 듯, 한 삶을 살았다. 그런 자신의 삶이 잘못 된 것이라고 문제 삼았던 적도 없었다. 그래서 줄리앙의 삶은 평범했으며, 그런 줄리앙 위에 자신이 걸어왔던 삶을 덧 입혀 본 저자 로랑 구넬의 시도에 탄복하기도 했다. 그리고 줄리앙, 여행을 떠났던 그에게, 휴가지에서 만난 한 현자가, 그에게 묻는다. ‘당신은 원하던 길을 가고 있나요?’라고 말이다.

거절당하는 것이 싫은 아이, 책을 읽는 일보다 어려웠던 것은 아마도 이 책이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인지도 모른다.

‘원하던 길?’ 줄리앙은 그제 서야 자기 자신에게 묻는다. 마치 줄리앙이 줄리앙 자신에게 묻는 것인데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저자인 로랑 구넬이 묻는 것 같은 뜨끔한 기분이 느껴졌다. ‘나는 정말 지금, 내가 원했던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 내 삶이 불행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음에도, 나는 마치 그 질문을 듣는 순간 내가 진정 원하던 길을 가고 있지 않았음을, 그리고 왜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이 길 위에 서 있는 것인가, 라는 두 가지 깨달음을 곱씹게 되었다.

아마도 내 생각엔 이 줄리앙이라는 주인공은 어느 순간부터 지루하고 그럭저럭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회의를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휴가 때 현자를 찾아가서 ‘자신이 원하는 삶’에 대한 답변을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줄리앙의 마음속에 호기심이 생긴다. 열정이 생겨난다. 자신이 의심하지 않았던 길 위에 무엇이 있는지, 이 길이 어디서부터 이어져서 어디로 가는 길인지 앞을 보고 뒤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 후 느껴지는 억눌려 있던 모든 감정들을 따라, 현자를 따라, 줄리앙은 처음으로 자신이 진정 가고 싶은 길이 어디였는지를 되 돌이켜 보기 시작하는 것으로 이 책을 채운다.

‘어떻게 살든, 당신이 결정한 데로 살아야 한다.’

“살아 있는 동안 우리가 던지는 모든 발자국이 사실은 길 찾기 그것인데, 네가 나에게 던지는 모든 단어들도 실은 내가 아직 희망을 다 잃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것마저도 너와 우리 모두의 길 찾기인데... ”

왜 이제껏 나에게 그런 말을 해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한 걸까? 이 책에 있는 수많은 목차와 구절에 나오는 것처럼 진정 내가 가고 싶은 길, 하고 싶은 일을 해도 된다고 말하는 사람을 나는 인생을 통 털어 별로 만나보지 못한 것 같다. 그렇게 듣기 힘들었던 말 한마디는, 읽는 내내 내 눈물을 핑 돌게 만들만큼 따뜻하고 냉정하게 나를 되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고 있었다.

길을 알고 가려면, 그 길이 진정 내가 가고 싶은 길이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어떤 길을 가는 데 내 인생을 소비하고 싶은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 누군가의 조력으로, 지도로 가는 길은 처음에는 손쉽게 가는 길처럼 보여 마음에 들지 몰라도, 결국 나중에는 스스로 가고 싶은 길을 향해 가는 것조차 혼자 못할 정도로 나를 수동적인 사람으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헤모필리아라이프 박천욱 대표

첫 장은 내가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내가 앞으로 새로이 갈 길을 정해 간다면 어떤 길을 선정해 가야 할지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는 점에서 오래 기억에 남았다. 나는 내가 무엇을 진정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인생에서 단 한 순간도 하고 싶지 않은지 등 참 내 자신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 짧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어디서 무엇을 하든 행복 하라.’ 라는 말을 보며 그런 결심을 하고도 스스로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던 나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말이라는 큰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나의 부모님과 가족을 제외하고, 누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해준 적이 있었던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 행복 하라.’고 말이다.

누구든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가고 싶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내외적이 다양한 이유로 인해 자신이 ‘가고 싶은 일‘이 아닌 ’내가 가야 하는 일‘을 찾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만족할만한 것을 얻고 경험할 수 있도록 배워왔다. 그 배움이 이제 누군가의 의지와 지시가 아닌 내가 내 공부에 대한 자립심을 가지고 임해야 하는 때가 온 것이다. 누구든, 어디든, 어이에서든 행복하기를, 나는 행복을 바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특히 혈우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말이다.

[헤모라이프 박천욱 대표]

 

박천욱 기자 china69@naver.com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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