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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모필 Movie Feel> “셰이프 오브 워터”

기사승인 2018.03.12  10: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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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우사회인이 쓰는 '응고되지 않은' 영화평, 쉰 네번째

   
▲ 물속에서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기예르모 감독의 아름다운 판타지가 펼쳐진다.

물의 로맨스와 물의 에로스, 어떤 형태도 될 수 있는 물처럼 신비롭고 아름다운.
– 이동진 평론가

   
▲ 말을 하지 못하는 그녀에게는 양서류 인간이 운명의 연인일까, 서로 말이 통하지 않지만 수화로 대화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번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특출나게 뛰어난 작품이 상을 휩쓰는 형태가 아닌, 여러 좋은 작품들이 골고루 상을 나눠가지는 형태가 되었다. 그런만큼 최우수 작품상을 누가 가져갈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였는데 사실 본인은 지난번 리뷰했던 영화 <쓰리 빌보드>가 차지하지 않을까 예상했었다. 왜냐하면 아카데미는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표현한 영화를 좋아하며 SF나 판타지, 액션 영화에는 좋은 점수를 주기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셰이프 오브 워터>가 작품상을 받게 되면 비 백인 감독이 감독한 영화가 작품상을 연달아 수상하는 기록도 남기게 된다.

 

   
▲ 말을 하지 못하지만 아름다운 사랑 연기를 펼친 샐리 호킨스, 그녀는 이 영화를 통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까지 올랐지만 수상은 <쓰리 빌보드>의 프란시스 맥도맨드에게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본인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셰이프 오브 워터>는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 감독상, 미술상, 음악상의 4관왕에 오르며 2017년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받게 된다. 이러한 영화가 왜 우리나라에는 개봉조차 못했을까?

<셰이프 오브 워터>는 약간 난해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종간의 사랑, 즉 인간과 인간이 아닌 생명체와의 사랑을 물을 매개체로 아름답게 풀어나가는 영화이다. 감독인 "기예르모 델 토로"는 이러한 주제를 아름다운 영상미와 감미로운 음악을 겯들여 훌륭하게 표현했다는게 많은 평론가의 중론이다. 거기다 과거 인종, 장애인, 성소수자 차별에 권위주의, 전체주의, 개인주의, 사회주의 등의 사회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 제목과 같이 물속에서 시작되는 영화, 촬영에서도 매우 신경썼음을 알 수 있다.

영화는 제목답게 아름다운 물속에서 잠자고 있는 “엘라이자 에스포지토”(샐리 호킨스 역)의 모습으로부터 시작된다. 엘라이자는 어렸을 적 부모에게 버림 받은 고아에(어릴적 물가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들을 수는 있지만 말을 하지 못하는 언어장애인이며 정부 소속의 우주 연구소에서 청소부로 야간 근무를  하지만 같은 직장 동료인 “젤다 풀러”(옥타비아 스펜서 역)라는 여성을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는 벙어리라는 차별을 받는 평범한 여성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인생은 어느 날 커다랗고 수상한 물탱크가 도착하면서 바뀌게 된다.

   
▲ 실험실에 도착한 수상한 물탱크, 이 안에 그녀의 삶을 바꿀 생명체가 들어있는데...

물탱크의 비밀은 바로 아마존에서 잡아온 양서류인간으로 그곳 원주민들에게는 신으로 추앙받던 생명체라는 것을 알아낸다. 청소부의 권한으로(!) 실험실을 청소하는 도중 물속에서 헤엄치던 양서류 인간을 보게 된 엘라이자는 매우 놀라지만 피하지는 않았다. 엘라이자는 호기심에 점점 양서류 인간을 찾아가는 빈도가 잦아졌으며 집에서 싸온 삶은 달걀을 같이 나눠 먹는 등 점점 친해지게 된다.

   
▲ 결국 사랑에 빠진 엘라이자, 이 장면을 양서류 인간에게 우호적인 호프스테틀러 박사에게 들키게 된다.

하지만 때는 1960년대, 한참 우주 경쟁이 치열할 때 소련은 이미 개를 우주로 쏘아 올리며 우주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때였다. 이에 미국 정부는 조금이라도 더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이 신비로운 생명체를 해부하여 비밀을 알아내고자 했다. 이를 알아챈 엘라이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양서류 인간을 탈출시키기 위해 작전을 펼치는데…

   
▲ 결국 자기 집까지 양서류 인간을 데려온 엘라이자, 그가 살기 위해서는 물이 담긴 욕조가 필요함은 물론 소금도 넣고 물풀도 넣어야 한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보는 내내 영화가 물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식당의 내부라던가, 건물 밖의 풍경이라든가, 비밀 정부 시설의 내부라던가, 모두 초록색의 은은한 배경은 물속(특히 강가의 민물속)에서 촬영한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이렇게 극찬을 받으며 성공하게 된 이유는 영상미나 음악 때문이 아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영화가 주고 있는 주제를 매우 아름답게 풀었으며 다양한 사회적인 고발로 이어지는 배경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 권위주의에 가득찬 리처드, 그가 지위를 이용하여 엘라이자를 희롱하는 것을 보면 요즘 우리나라의 사회적 문제가 연상된다.
   
▲ 은은한 녹색의 식당, 하지만 주인은 인종주의자에 호모포비아이다.

영화가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은 것도 재미있는 부분인데, 영화 제작사가 바로 폭스 서치라이트사(Fox Search Light Pictures, 20세기 폭스사의 자회사)이다. 1,950만달러(약 210억)의 저예산(마블이 매년 찍어내는 블록버스터 영화의 1/10도 안된다.)으로 제작된 이 영화의 제작사는 이러한 흥행을 예상하지 못하고 제한적으로 적은 수의 영화관 개봉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노예 12년>이나 <버드맨>과 같은 영화가 이 제작사를 통해 개봉한 만큼 저예산 예술영화도 충분히 명작이 나올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 물속에서의 양서류 인간과의 사랑을 표현하는데 있어 기예르모 감독은 폭력성, 선정선을 이용했다. 제작사는 수익을 위해 높은 등급을 반대하지만 결국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

우리나라에 늦게 소개된 것도 아마 이러한 이유 때문, 특히 액션 위주의 헐리우드 영화를 좋아하는 한국 관객들에게는 난해한 주제라고 생각했는지 보통 미국보다도 먼저 개봉하는 헐리우드 영화의 관행을 깨고 두달이 넘게 늦게 우리나라에 개봉했다.  미국에서도 개봉일을 보면 제한적인 개봉으로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즉, 영화 홍보에 많은 돈을 들이지 않은 것. 게다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성공을 알린 작품인 <판의 미로>는 우리나라에서 좋지 않은 평론과 흥행을 했었던 기록이 있다(판타지 영화라고 광고를 했다가 영화관을 찾은 아이들이 울음을 터트렸다는 얘기가 있다.).

   
▲ 마지막 포응 장면은 아마 한동안 잊기 힘든 장면이 될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는 온갖 사회 고발을 담고 있다. 인종을 초월한 사랑, 아니 인종 같은게 아닌 완전히 다른 생명체(흡사 외계인과 같은)와의 사랑이 이 영화의 주된 주제이지만 이것을 표현하는데 있어 여러 다른 상황을 넣어 만든 것이다. 특히 장애인 차별이나 권위주의로 가득찬 기득권 세력의 표현은 현재 우리 혈우인이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대변해 주는 느낌을 자아낸다. 하지만 주인공은 이러한 차별을 극복하고 권위주의에 대응하며 온갖 비난과 억압속에서도 자신의 사랑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만들며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이런 분들께 추천

- 판타지 영화는 언제나 강추!

- 특히 몽환적 느낌을 주는 기예르모 감독의 작품이라면 더더욱!

- 샐리 호킨스가 예뻐요!(나이는 좀 들었지만…)

이런 분들은 좀…

- 아니 이거 외계인 나오는 영화와 다른게 뭐야…

- 매우 노골적인 성적 표현(전라, 자위, 섹스 등…), 청소년 관람 불가의 이유가 있네…

- 고양이 애호가…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

 

황정식 기자 nbkiller@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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