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ad34
default_setNet1_2

평창을 밝혀줄 성화, 혈우인의 손을 거쳐 평창으로!

기사승인 2018.02.07  20:59:21

공유
default_news_ad1

- 30년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세계인의 축제, 혈우 환우도 동참하다.

 

   
▲ 성화봉송에 참여한 길명배 환우! 당당하게 성화봉송을 완주하다.

30년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세계인의 축제, 혈우 환우도 동참하다.

그렇게 기다리던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이 바로 코 앞까지 다가왔다. 3번의 도전 끝에 얻어낸 평창 동계 올림픽, 2017년 10월 24일에 그리스에서의 채화식을 거쳐 100일 동안 2,018km의 전국을 누비며 무려 7,500여명의 주자와 함께하는 올림픽 성화봉송, 이 영광스러운 순간을 우리 혈우 환우도 함께했다는 사실을 아는가?

   
▲ 15번째 주자에게서 성화를 옮겨 받는 길명배 환우, 이제 달리면 된다.

바로 길명배(28세, 코헴 강원지회장) 환우가 이런 영광스러운 순간을 함께 했다. 사실 성화봉송자로 신청한 사람은 여럿 있었지만 혈우 환우 중 행운의 추첨에 선정이 된 사람은 단 한 명 뿐이었다는 것에 더욱 큰 의미가 있었다. 당연히 뛰는 모습을 직접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서둘러 카메라를 챙기고 아침 일찍부터 성화봉송 행사가 이루어지는 강원도 철원군으로 단숨에 이동하였다.

   
▲ 그리스에서 채화된 성화, 101일 동안의 머나먼 거리를 달려 평창으로 배달된다.

성화는 상기 한대로 전국 2,018km(개최 년도를 의미)를 101일 동안 7,500명(남북한 인구수 의미)의 성화봉송 주자에 의하여 옮겨진다. 올림픽 정신에 입각하여 그리스 아테네에서 채화된 이 성화는 부산, 광주, 대전, 대구, 서울은 물론 평창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도 두루 돌아오는 코스로 전국 안가는 곳이 없이 빼곡한 스케줄을 소화한다. 이중 길명배 환우가 주자로 뛰는 곳은 강원도 철원 구간으로 성화가 처음으로 강원도에 입성하는 순간을 같이한다.

   
▲ 철원 성화봉송 1호 주자인 이해인은 통일 열차라는 차량을 타고 성화봉송에 참여했다.

날씨도 혈우 환우가 성화봉송을 하는 것을 아는지, 매서운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요즘, 흔치 않게 따뜻한 날씨를 보여주었다. 다만 지역이 전방중에서도 최전방이라는 강원도 철원군, 올 겨울에 심심치 않게 영하 20도를 찍어주는 곳이다.

   
▲ 성화봉송의 시작을 알리는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채화, 성화는 철원에서부터 시작하여 평창에 안치된다.

이날 성화봉송에는 강원도에 첫발을 내딛는 성화를 맞이하는 축제와 함께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참여하는 행사도 계획되어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바로 혈우 환자가 직접 성화를 들고 뛰는 모습을 보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행사는 일단 뒤로 하기로 했다.

   
▲ 서울에서의 성화봉송은 연예인 대잔치나 다름 없었다. 심지어 팬들로 가득한 인파를 보여주기도...

사실 본인은 서울 혈우 재단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성화봉송을 간접적으로(차량 통제 사이로) 본 적이 있었다. 역시 서울에서의 성화봉송이여서 그런지, 성화봉송 관계자와 성화봉송을 축하하는 행인들까지 뒤섞여 엄청난 인파에 차량 통제를 하지 않는 반대쪽 차선들도 이들을 구경하려는 차량으로 심한 정체까지 일어나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처음 도착한 길명배 환우의 성화봉송 코스에 도착하는 순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사실, 최전방, 시골 동네에서 시작하는 성화봉송에 얼마나 많은 구경 인파가 모일 것이라고 예상했겠는가?

   
▲ 성화봉송 스폰서들과의 사진 촬영, 이들이 있어 성화봉송이 심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한 우려와는 반대로 성화봉송 주자가 섭섭하지 않게 같이 해주는 고정 인원이 상당히 많았다. 성화봉송 파트너로 참여한 3개 업체에서의 광고를 포함한 퍼포먼스와 인력 동원은 어디서 성화봉송을 하더라도 심심하지 않을 정도로 시끌벅적한 행렬이 이어졌다.

   
▲ 성화봉송의 장소가 황량한 것은 넘어가자.

혈우 환우들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무리한 운동이다. 즉, 축구나 농구 같은 구기 종목은 물론이거니와 달리기 같은 간단한 운동 조차도 혈우병으로 인한 관절염의 심화를 가져올 수 있어 가급적이면 수영이나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운동을 권장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성화봉송을 물속에서 할 수 없지 않은가?(사실 찾아보면 수영장에서 봉송한 성화도 있다.) 과연 길명배 환우는 어떻게 송화봉송이라는 이 어려운 미션을 달성 할 수 있을까?

   
▲ 길명배 환우의 성화봉송을 축하하러 와준 김태일 기자의 가족들.

길명배 환우에게 성화 토치가 옮겨지는 순간 그러한 걱정은 싹 날라가 버렸다. 이 성화봉송이라는 것이 올림픽 정신이 깃든 성화를 들고 옮긴다는데 의의를 두는 것이지, 누가 더 빠르게 옮겼는가가 중요한 행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 좀 힘이 난다. 혈우 환우도 성화봉송 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것이다.

   
▲ 짧지만 의미 있었던 성화봉송, 200여m의 거리를 뛰고 다음 주자에게 건네 준다.

앞서 말했듯이 2,018km를 7,500명이 뛰어야 한다. 즉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한 사람당 할당되는 거리는 대략 269m에 불과하다. 거기다 물도 건너야(제주도까지 갔다 오려면)하고 자전거로도 옮겨야 하고 KTX도 타야 하며 심지어 로봇이 옮기는 성화봉송도 예정되어 있다. 즉 길명배 환우는 200여m의 짧은 거리를 달리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후발 주자에게 넘겨주게 되었다.

   
▲ 올림픽 성화봉송 인증 증서, 가보로 남겨도 좋을듯.
   
▲ 다음 주자를 기다리는 성화 토치, 기념으로 사갈 수도 있지만 가격이 만만찮다.

이어 출발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온 주자들, 성화봉송에 참여했다는 증서를 받는 것을 마지막으로 개별적 성화봉송 행사는 끝이 났다. 물론 이 증서뿐만 아니라 기념으로 성화 토치도 구매 할 수 있다(하지만 가격이 후덜덜 하다.). 우리 혈우 환우 중에 유일하게! 성화봉송을 한 길명배 환우와 기념 사진을 찍고 인터뷰로 마무리 하였다.

 

길명배 환우는 “처음에는 많이 걱정했다. 내가 2~300m를 뛸 수 있을까? 하지만 막상 뛰어보니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라며 “혈우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 줄 수 있도록 참여하게 되었는데, 다른 혈우인들도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가지지 말고 도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짧막한 인터뷰에 응답했다.

   
▲ 성화봉송을 취재한 기자단과 기념사진, 이날 기념사진 부스는 하루종일 붐볐다.

솔직히 기대했던 성화봉송보다는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었다. 건강한 주자(보통 육상선수)가 땀 흘리며(겨울이니 그럴리 없겠지만) 중요한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귀중한 성화를 힘겹게 들고 뛰는 모습을 상상했던 것이다. 하지만 올림픽 성화의 의미를 다시 찾아본 다음 생각이 바뀌었다. 성화봉송의 의미 자체가 평범한 사람도 올림픽의 이상을 구현하는데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인 남녀노소(심지어 로봇까지)를 가리지 않고 성화봉송 주자를 뽑는 것이고 장애인도 함께 참여 할 수 있는 행사이다.

   
▲ 철원 성화봉송 주자들과의 단체 사진. 이날 길명배 환우는 오전 성화봉송 16번째 주자로 활약했다.

이런 의미를 알게 되자 길명배 환우가 완수한 성화봉송이 주는 의미가 더욱 무거워졌다. 성화를 들고 뛰어야 한다, 라는 사실에 난 안되, 다리가 아파, 혹은 출혈이 생길거야 라고 지레 겁을 먹지는 않았는가? 이런 중요한 세계인의 축제에 함께 할 수 있다는데 그깟 혈우병이 발목을 잡아서야 되겠는가? 이런 행사가 있으면 꼭 참여 할 수 있도록 그렇게 힘들게 자가주사를 배우고 귀찮아도 예방 요법을 하는게 아니었나? 굳이 길명배 환우는 우리에게 입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본인의 발로 그렇게 나에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 오늘 나와 함께한 성황 토치와의 키스,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최근 평창 동계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는다던가, 북한 선수들과의 단일팀으로 선수가 조정 된다던가, 올림픽 참여보다는 공연에 더 치중한다는 논란이 가시지 않는 동계 올림픽이지만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들은 잊어버리자. 무려 30년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의 행사 중의 하나이지 않는가? 이번에 기회를 놓치면 언제 또 다시 이런 기회가 올 수 있을지 모르는 것이다.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

 

황정식 기자 nbkiller@hanafos.com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추억의 사진관

1 2 3
set_P1

뷰티풀 라이프

1 2 3
item58

멍텅구라박사의 가상세계

1 2 3
item60

여기는 여름캠프

1 2 3
item61

브라보 마이 라이프

1 2 3
item59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