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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 6일차, 할 말 많다"

기사승인 2017.02.07  22: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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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불.콩. 인터뷰] 주희 객원기자

   
▲ 주희 객원기자(좌)와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박준우 객원기자

'혈우병'의 한자를 보면, 흘릴 '루'자를 써서 '血漏症'이 아니라 벗 '우'자를 쓰는 '血友病'이라고 한다. 또한 라틴어에서 유래된 'hemophilia'는 '피'를 뜻하는 'hemo'와 '사랑하다' 의미의 'philia'의 합성어이기도 하단다.

아파 죽겠는데 웬 우정타령에 사랑타령까지 이다지도 낭만적인 이름을 붙였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다가도, 어쩌면 병명이라는 게 그 환자들의 살아가는 모습이나 생각을 반영해 변형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과 같은 환우들을 만날때면 그런 생각에 더 확신을 갖게 된다.

지난 3일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무릎 인공관절치환술을 받고 회복중인 박준우 객원기자 병문안을 다녀왔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통증도 많이 없다고, 응고인자 조절도 잘 되고 재출혈도 없었다고 한다. 수술 나흘만에 목발짚고 살살 걷는 걸 보니 살 만한 듯 보였다. 오늘의 인터뷰이는 그 옆을 지키고 있는 주희 객원기자였다.

   
▲ 수술 이후 정형외과에서 소아혈액종양과로 트랜스퍼되어 현 주치의는 한정우 교수

주희 기자는 준우 기자의 입원날부터 오늘까지 간병인을 자처해 준우 기자의 손발이 되어주고 있었다. 발까지는 아니어도 손무릎 정도...? 궁금해서 몇가지 물어봤다.

1. 어떤 계기로 선배 병간호를? (뭐가 이쁘다고?)

준우형 부모님이 바쁘신 관계로 대신 간병해줄 사람을 형이 찾아보고 있었나봐요. 그러던 중 저에게 연락이 왔었고 평소 친한사이라 바로 흔쾌히 승락 했습니다.

2. 힘든점은? (니가 더 환자같아 보여)

힘든점은 딱히 있지는 않지만 굳이 얘기하자면 보호자 침대가 좁아 불편했었어요. 그래도 형보다 불편할까... 생각하면서 보호자 컨디션 유지를 위해 별로 신경쓰지 않고 대충 대자로 뻗어 자면서 도와주고 있습니다.ㅎㅎ

   
▲ 자 본 사람 다 알겠지만, 저기 사람 잘 데 못된다...

3. 재활은 어느정도 하고 있나요? (선생님 걸을 수 있을까요?)

수술하고 병실로 올라온지 이틀째 되던날 피주머니 빼고 CPM기계로 운동을 조금씩 했습니다. 처음엔 20~60도 하다 오늘날은 0~80도까지 했었지만 절개했던 부위에서 출혈이 조금 있어 재활의학과 담당 교수님께서 구부리는 운동은 삼가하고 펴는 운동만 조금씩 하라고 하셨어요.

   
▲ 살짝 연출의 느낌도 나는 건 편집자가 삐뚤어져서... (사진=박준우 객원기자)

4. 코헴회 삼촌, 형들과는 언제부터 친해졌나요? (어릴땐 본 기자에게 삼촌이라고 하다가, 컸다고 작년부턴 형이라고...)

제가 어릴적 자주 아파서 코헴의집을 많이 이용했었더랬죠. 그러면서 같이 운동하고 같이 밥을 먹고 하다보니 자연스레 친해졌던 것 같아요. 또 여름 캠프를 매년은 아니지만 참여할때마다 새로운 분들도 만나고 하여 많은분들과 잘 지내게 됐습니다.

5. 나중에 주희가 힘들때도 도와줄 친구들이 있나요? (세상 아직 살만한 곳인가요?)

음.. 저는 있다고 믿고있어요. 혈우환우 친구든, 일반인 친구든 도와줄꺼라고 생각하는 몇명이 있어요.^^

   
▲ 새벽까지 들락거리는 의료진을 피해 복도에서 쪽잠을 자는 주희 기자 (사진=손완호 객원기자)

6. 또래 혈우 친구들에게 한마디 전해주세요.

최근들어 제가 아는 지인분들이 많이 병원에 입원하고 수술하는 걸 봤었습니다. 심한 사람은 뇌출혈, 지금 간병해주는 선배는 인공관절 등... 젊은 나이에도 이럴 수 있다고 생각을 하니 '예방'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제 친구들도 아직 마냥 젊다고, 몸이 좋다고만 생각해서 예방을 하지 않고 생활을 하는데요. 음음~ 노노. 아무리 바쁘고 그래도 3~4일에 한번은 해줘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몸관리는 좋을 때 하는 게 진짜잖아요.

   
▲ 준우 기자가 먹고 싶다던 순대를 사갔다. 그리곤 늘 그렇듯 객이 다 먹는다.

준우 기자가 어느 정도 혼자 거동할 때까지(아마 내일쯤?) 돕고 주희 기자는 자신의 일상으로 복귀할 거라고 한다. 짧은 인터뷰를 마쳤는데, 정작 병문안의 주인공이었던 박준우 객원기자에게 많은 신경 못쓴게 미안했다. 미안함은 이후 수술과 재활후기를 기사로 나누면서 상쇄키로 하고...

두 친구를 보고 있자니 내 옛 친구가 떠올랐다. 학교 앞 병원에 입원하고 있어 하루가 멀다하고 들여다보고 그때부터 친하게 된 친구였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새 멀어져 버린 친구에게 연통 한 번 넣어야겠다 생각을 들게 했다. 준우 기자와 주희 기자의 우정 오래 가길 바라며, '피를 나눈 친구'라고 웃음 섞어 말하는 우리 '혈우'인들에게 자신의 옆에는 어떤 친구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가 한번 떠올려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김태일 기자 saltdoll@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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