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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모필무비필> 전쟁, 그 참혹함에서 피어나는 우정…

기사승인 2020.04.19  20: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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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도 갈라놓지 못한 그들을 카메라 한 대로 쫓아간다, 영화 <1917> 후기

   
▲ 1차 세계대전 배경의 영화 <1917>, 아마 <기생충>이 없었더라면 이 영화가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탔을 것이다.

전쟁은 항상 비참한 결말로 끝나게 된다. 멋진 무기들과 화려한 폭발, 승자에겐 돈과 명예가 주어지는 인류 역사에 없어서는 안될 것 같은 전쟁, 하지만 그것들은 무엇을 위해서 죽는지도 모르고 사라져가는 젊은이들의 시체 위에 포장된 달콤한 단어일 뿐이다. 인류는 도대체 왜 이런 잔인한 전쟁을 쉬지 않고 계속하는가?

   
▲ 편히 쉬고 있는 블레이크와 스코필드, 중사는 그들에게 사령부로 가라는 명령을 내린다.

영화 <1917>은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유럽을 배경으로 한 전쟁 영화이다. 제1차 세계대전은 산업화의 발달과 그에 따른 식민지 확장을 이어온 유럽 국가들의 싸움으로 일어난 전쟁이다. 전쟁의 원인과 배경을 설명하자면 쉽게 설명할 수도 있지만, 사실 전쟁은 여러가지 복잡한 요인들에 의하여 일어나게 된다. 당연히 전쟁에 끌려 나가는 젊은이들은 그런 이유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명령에 따라 총검을 쥐고 불길 속으로 뛰어나가는 것이다.

   
▲ 에린모어 장군으로부터 말도 안되는 임무를 받은 두 사람, 스코필드는 신중히 행동하자고 하고 블레이크는 형을 구해야 한다며 뛰어든다.

물론 영화 <1917> 말고도 이런 현실적인 괴리감을 표현한 영화는 엄청나게 많다. 근대가 배경인 <허트 로커>, <블랙호크다운>을 비롯하여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한 <굿모닝 베트남>, <풀 메탈 자켓> 등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이다. 하지만 영화 <1917>은 이러한 영화들과는 좀 다르게 전쟁영화를 만들었다.

   
▲ 에린모어 장군의 말대로 정말로 독일군은 후퇴하고 다른 곳에 공격을 준비 중에 있었다. 블레이크는 이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하는데...
   
▲ 독일군 부비트랩에 죽다 살아난 스코필드, 하필이면 왜 나를 골랐냐고 블레이크를 나무란다. 하지만 블레이크도 그냥 단순한 보급일이나 받을 줄 알았다며 항변한다.
   
▲ 독일군은 자신들이 쓰던 포까지 부셔가며 퇴각했다. 널려진 포탄피를 보면 얼마나 치열하게 싸웠는지 잘 알 수 있다.

영화의 플롯은 단순하다. 영국 육군 소속 톰 블레이크 병장(딘 찰스 채프먼 분)은 중사로부터 한 명 데리고 사령부로 오라는 명령을 받는다. 이에 톰은 옆에서 자고 있던 친구 스코필드 병장(조지맥케이 분)을 데리고 간다. 간단한 보급 명령인줄 알았지만 에린모어 장군(콜린 퍼스 분)은 톰의 형인 조셉 블레이크 중위가 있는 대대의 공격을 중지하라는 명령을 전달한다. 이에 톰은 형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급히 장비를 챙겨 둘만이 적진을 향해 나아가는데…

   
▲ 스미스 대위(마크 스트롱 분)은 스코필드에게 "전쟁을 계속하려는 사람들을 조심하라"라며 충고한다.
   
▲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스코필드, 이젠 정말로 적진이다.

사실 영화 <1917>은 스토리만 본다면 크게 좋은 영화라고 하기 힘들다. 앞서 말한 전쟁의 참혹함이 크게 드러나지도 않고, 블록버스터 뺨치는 멋있는 폭발 장면이 있는 것도 아닌 영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 이 영화가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고의 최우수 작품상 후보였을까?

   
▲ 한밤중에도 조명탄으로 인해 사방이 밝다.
   
▲ 스코필드는 자신을 치료해준 사람에게 음식을 나누어준다(영화에 등장하는 유일한 여성!).

영화 <1917>은 요즘 유행하는 롱테이크 촬영 기법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는 블레이크가 앉아서 쉬는 장면에서 시작하여 블레이크가 앉아서 쉬는 장면으로 끝난다. 놀라운 것은 그 중간에 한번도 컷이 없다는 것, 롱테이크로 유명한 <버드맨>도 거의 영화 말미에 컷이 있었으며, 무중력 우주의 롱테이크 촬영으로 유명한 <그래비티> 롱테이크 촬영 부분이 17분에 불과하다(하지만 엠마누엘 루베즈키는 이 두 영화로 아카데미 촬영상을 연속으로 거머줬다!).

   
▲ 드디어 도착한 데본셔 연대는 아직 공격 준비 중이였다.
   
▲ 한시라도 빨리 장군의 명령서를 전달해야 하지만 아무도 그를 도와주지 않는다.

물론 영화를 자세히 보면 자르고 이어지는 부분이 없이 않아 보이긴 하다. 하지만 교묘하게 하나의 카메라로 처음부터 끝까지 두 주인공을 따라가며 영화가 진행된다. 본격적인 촬영과 편집의 승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원테이크로 찍은 것이 아니기에 시간의 흐름도 차이가 있다. 영화는 분명 2시간이 안되는데 영화상의 시간은 반나절이 지나 다음날 아침에 끝난다.

   
▲ 공격 중지 명령서를 들고 뛰는 스코필드, 영화 <1917>을 보지 않았더라도 이 장면은 한번쯤 봤을 것이다.
   
▲ 명령서를 받아보는 매켄지 중령(베네딕트 컴버배치 분), 한참을 고민 후 공격 중지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인 면에서 최고점을 받는다고 해도 각본, 연기, 편집, 음향, 연출 등이 뛰어나지 않는다면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다. 많은 평론가들이 기술적인 촬영 기법에 전쟁의 참혹함, 반전의 메시지, 그리고 우정과 영웅심 등을 잘 녹여냈다며 높은 점수를 주었다. 실제로 본인은 아카데미 제92회 시상식에서 작품상 발표할 때 <1917>이 작품상을 탈 것이라고 예상했기에 “어이쿠 이 녀석들 또 삽질했구나! (<문라이트>를 <라라랜드>로 발표한 초유의 사건)”라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영화 <기생충>이 상을 받는 모습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있다.

   
▲ 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발생한 초유의 사건, 시상자 페이 더너웨이가 여우주연상 수상자 봉투를 최우수 작품상 시상식에 그대로 들고나와 <라라랜드>를 호명한 것, 아마 둘도 없을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혈우병 환자라면 전쟁, 군대, 심지어는 싸움과도 거리가 멀겠지만 <1917>과 같은 영화를 통해 전쟁의 참혹함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비 오는 소리를 들으며 간만에 느긋하게 전쟁영화들을 한번 돌려보는 것이 어떨까?

   
▲ 톰 블레이크의 형을 만난 스코필드, 드디어 그의 임무는 모두 완료되었지만 많은 것을 잃어버린 후이다.
   
▲ 나무에 기대어 쉬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끝나는 영화, 전쟁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장면이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

- 오오 전쟁영화! 제1차 세계대전 배경은 드문데!
- <그래비티>, <버드맨> 등 롱테이크 매니아라면 필수 관람!
- 오호, 이 영화가 <기생충>과 호각을 다퉜단 말이지?

 

이런 분들은 좀…

- 전쟁… 그 이름만 들어도 지긋지긋 하신분들
- 롱테이크 빼고 별로 볼거리가 없는데…
- 여자가 안나와요…(아, 나오긴 나온다.)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

 

황정식 기자 nbkiller@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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