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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치료제, ‘처방제한’ 과감하게 풀어야

기사승인 2020.03.24  19: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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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속, 만성질환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우리나라 국민성은 정말 대단하다. 어려움을 겪을수록 단합된 모습이 여기저기에서 나타난다. ‘나보다 당신이 먼저’라는 생각. 사실상 이러한 경향은 선진국이라는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난생처음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면서 질서를 지키는 모습은 어색하면서도 그 줄 안에서 안정감을 들게 한다. 이런 모습에 외국인들은 놀란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티비에서는 ‘대화가 부족하다’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자는 캠페인 광고가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이제는 마주보며 대화를 나누지 말자는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이에 우리 국민은 자연스럽게 그렇게 움직이면서 야외활동을 자제해 나가고 있다.

   
▲만성질환자이며 희귀질환자인 혈우병 환자들에게 필수의약품인 응고인자제제는 현재 처방량 제한과 횟수 제한, 그리고 '4주 처방'이라는 보험급여 허들이 뾰족가시처럼 뒤u혀 있다.

그런데 혈우사회에서는 조금 우려스러운 일이 있다. 꾸준하고도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적절하게 치료제가 전달될 수 있을까라는 우려이다. 중증 혈우병 환자들에게 치료제는 의식주 보다 우선순위가 높다. 그러기에 치료제가 떨어지면 매우 힘들어지게 된다. 특히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관절이 상해버리면 되돌릴 수도 없게 된다.

이런 시기일수록 자신의 치료에 대해 더욱 적극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치료제를 처방받기 위해서는 병원을 방문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선으로 처방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병원엘 방문해야 한다. 사실 요즘 병원 문턱을 넘기가 꽤 부담스럽다. 일반인들도 병원 방문을 꺼려하는 판국에 만성질환자의 몸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건 더욱 그러하다.

특별한 진료를 받거나 의료상담을 하는 것도 아닌데, 그저 평소에 맞던 주사제를 처방받는 것인데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이같은 반복적인 행동 속에 감염위험이 조금씩 높아져간다는 생각이 들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외국에서는 만성적인 환자의 치료제는 수 개월치씩 한꺼번에 처방을 받는다고 하는데.... 우리는 최장 4주치의 치료제 밖에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혈우병이 치료되는 것도 아니고 평생을 짊어지고 가야 하는데 말이다.

정부에 이러한 제안을 하고 싶다. 요즘 같은 ‘코로나 시국’에서는 만성질환 환자의 필수의약품 처방은 처방기간을 조절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혈우병 환자들에게는 재난지원금 같은 현금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것이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일부 환자들은 병원 문턱을 넘지 않기 위해 '치료 부재' 상태인 경우도 있다고 한다. 걱정스럽다. 혈우병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단기적으로 약품처방이 적어지면서 의료 재정지출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건강 악화로 치료제 처방이 더욱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보건당국에서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같은 선제적 조치는 별도의 예산이 투여되지 않는다. 오히려 반복적인 내원이 줄어들면서 예산의 감축효과를 볼 수 있지 않겠는가? 혈우병 치료 선진국에서도 비용 때문에 처방일수를 줄이지 않는다. 오히려 환자에게 필요한 만큼의 치료제를 확보해 주는 것이 과잉처방을 선제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요즘 마스크 사태로 이같은 결과를 예측할 수 있지 않는가? ‘마스크 구하기 어렵다’라는 이유 때문에 공급보다 수요가 높아지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마스크를 어디서든 구할 수 있게 되면, ‘무조건 구비해 놔야겠다’는 생각이 줄어들고 수요과 공급이 절적하게 안정을 찾게 된다. 현재 혈우병 환자들에게는 ‘제한된 처방’ 이것이 문제이다.

‘오늘 처방 받지 못하면 내일은 사라진다’

이러한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급의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 그동안 혈우병 환자들은 한 달 단위로 처방을 받아 왔다. 그런데 4주에 한번이라는 이상한 방법으로 처방을 받게 되었다. 여기저기에서 혼선이 나타나고 치료제를 타야할지 말아야할지 ‘헛갈리게’ 보험급여를 적용해 놓게 되면서 혈우사회는 치료제 ‘처방 주기표’라는 것까지 만들어야 했다. 이건 좀 지나친 게 아닌가 싶다.

언제든, 약이 필요할 때 구할 수 있는 나라. 그런 나라에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헤모라이프 김승근 주필]

   
 

김승근 주필 hemo@hemophilia.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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