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ad34
default_setNet1_2

<헤모필무비필> 전쟁과 평화, 그 갈림길에서 우리의 선택은?

기사승인 2020.03.16  23:29:42

공유
default_news_ad1

-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영화 <조조 래빗> 후기

   
▲ 영화 <조조 래빗>, 제2차 세계 대전의 암울함을 풍자와 해학으로 재미있게 우려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1919>, <조조 래빗>,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헐리우드>, <포드 v 페라리>, <기생충> 등 쟁쟁한 영화들이 작품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경쟁했다. 결과는 <기생충>의 승리였지만 다른 영화에게 작품상이 돌아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훌륭한 작품들이다. 이 중에서도 블랙 코미디 장르의 영화가 2개 있었는데 바로 영화 <기생충>과 <조조 래빗>이다.

   
▲ <토르 : 라그나로크>의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연출한 것도 유명하지만 영화는 개봉 전부터 화려한 출연진으로 기대를 모았다.

블랙 코미디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의 영애인 작품상을 받는 일은 그리 흔치 않다. 보통 이런 시상식에는 영화를 예술적인 측면에서 많이 고려하여 구성과 촬영, 각본과 연기 등을 종합 평가하여 영화를 바라보기 때문에 코미디 영화나 블록버스터 영화는 그리 주목받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에는 코미디 장르의 영화가 후보에, 거기다 작품상까지 타는데 그 의미가 남달랐다.

   
▲ 우리의 친구 총독 각하... 그래도 무시하면 안된다. 이 영화의 감독님이시다.

영화 <기생충>은 이제 너무 유명해서 말할 필요조차 없지만 다른 코미디 영화인 <조조 래빗>은 처음 예고편을 접했을 때 깜짝 놀랄 수 밖에 없는 내용이 가득 찬 영화로 기억하고 있다. 할리우드 내에서도 껄끄럽게 생각하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배경이고, 히틀러가 등장하며, 나치 당원들이 등장해서 하염없이 히틀러를 찬양하다니, 도대체 감독은 무슨 생각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 의문이 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이런 영화적 배경에 이 영화를 꼭 보아야겠다라는 호기심이 생긴 것이 아닌가 싶다.

   
▲ "유태인은 머리에 뿔이나고 긴 혀가 있고 꼬리가 있어요."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 아닌가?

<조조 래빗>은 히틀러를 자신의 우상으로 삼고 훌륭한 나치 당원(…)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열 살짜리 꼬마 아이의 이야기이다. 요하네스 베츨러(Johannes Betzler, 실제 발음은 요하네스이지만 영어식 발음으로는 조하네스이다. 주인공 별명이 조조 래빗인 이유가 바로 그것, 로만 그리핀 데이비스 분)는 히틀러 유겐트 단원(시작부터 쎄게 나온다…)으로 상상 속의 우리 총독 각하(아돌프 히틀러(타이카 와이티티 분))와 대화하며 훌륭한 나치 당원(…)이 되기 위해 앞뒤를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는 노력파 꼬마 아이이다.

   
▲ 선배들은 토끼를 죽여보라고 시킨다. 조조는 귀여운 토끼를 죽이지 못하고 놓아주려는데... 그때부터 겁장이라며 조조 래빗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런 아이의 엄마인 로지(스칼렛 요한슨 분) 역시 아이의 꿈을 지켜주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정작 엄마가 하는 일은 조조의 꿈과는 반대되는 일이다. 이런 와중에 조조는 자기네 집에 몰래 숨어사는 엘사(토마신 맥켄지 분)를 만나고 깜짝 놀라게 되는데…

   
▲ 상상 속의 우리 친구 총독 각하...와 놀림에 대해서 고민하는 조조, 히틀러는 강력한 한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 그것은 다름아닌 닥돌! 우리의 상상 속의 친구 아돌프 히틀러와 수류탄 던지기에서 교관의 수류탄을 빼앗아 돌진해 던진다. 완벽한 계획이었지만 그 수류탄이 나무에 맞고 튕길 줄이야...

아마 영화 초반만 보고 심기가 매우 불편하게 된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히틀러 찬양 일색에 “나는 훌륭한 나치 당원이 될꺼야!”라는 주인공이라니… 제2차 세계 대전 때 악명을 떨쳤던 SS친위대에 나치 깃발이 휘날리고 조조의 상상 속의 히틀러(무려 감독님이 연기를 맡으셨다.)는 시도 때도 없이 나와서 유태인을 색출해 없애라고 지시한다. 우리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일본 제국 엘리트 간부들이 욱일기를 들고 “텐x 헤이x 반자x”를 외치며 돌아다니는 영화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생각만 해도 속이 뒤집힐 것이다.

   
▲ 엄마는 조조의 든든한 아군이다.
   
▲ 이런 것이 바로 프로파간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이런 선전물을 보기는 힘들다. 윗쪽 사정은 좀 다르지만...

하지만 이 영화는 제2차 세계 대전 시절에 독일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전쟁 영화가 아니다. 조조 래빗이라는 주인공이 받는 프로파간다(세뇌교육)와 우생학으로 얽힌 유태인 탄압을 코미디 형식을 빌려 만든 씁쓸한 내용의 블랙 코미디 영화이다. 이런 영화의 내용은 우리나라 40~50대 사람들에게도 많이 익숙한데, 바로 공산당을 때려 잡자는 반공주의에서 온 교육(이것 역시 프로파간다이다.)을 받고 자라온 세대이기 때문이다.

   
▲ 귀신같이 나타난 엘사, 하지만 조조가 상상했던 유태인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생겼다.
   
▲ 이정도 미모의 유태인이라면 없던 사랑의 감정도 생길듯...

조조가 만나게 된 유태인은 학교에서 배운 것과 달리 머리에 뿔도 나지 않았고, 뾰족한 꼬리도 없으며, 남을 이간질 하는 긴 혀가 있지도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배워온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어린 나이에 여읜 누나의 모습과 비슷한 예쁘고 참한 유태인 소녀인 것이다. 조조는 히틀러에게 배운 대로 게슈타포(독일 비밀 경찰)에 신고하여 유태인을 색출해 내려 하지만 오히려 이 예쁜 유태인 누나(…)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10살짜리 꼬마애가?).

   
▲ 누군가의 밀고로 조조네 집에 쳐들어온 게슈타포, 집안 구석구석을 뒤지며 유태인을 색출해낸다.
   
▲ 이렇게 영화 중간 중간에 전쟁의 참혹함이 섞여 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의 평가는 제각기 다른 편이다. 호평을 하는 사람들은 과거의 전쟁과 냉전을 재미있게 꾸며 현재의 우리들을 모습을 반영한 영화라고 극찬하는 한편, 혐오스러운 독재와 지독한 전쟁은 아무리 포장해도 미화하기 힘든 것이라고 혹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양쪽 그 누구도 이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는 것 자체는 부정하지 못한다. 마지막에 느끼는 감정이 씁쓸하던, 즐겁던 영화가 전달해주고자 하는 그 메시지만은 확실히 전달했기 때문이다.

   
▲ 이 영화는 종일 웃긴 장면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웃고 있다보면 어느새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비록 이 영화의 원작인 크리스틴 뢰넨스의 소설 <갇힌 하늘>(원재 : Caging Skies)과는 좀 내용과 결말을 가지고 있지만 원작을 참고하여 훌륭하게 각본을 만들었다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고, 이에 아카데미 각색상을 거머쥐게 된다.

   
▲ 기억나는가? <토르 : 라그나로크>에서 그랜드마스터의 검투사 중 한 명인 코르그의 성우가 바로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이다.

영화 속에서 제일 골 때리는 것은 조조의 상상 속 총독 각하… 즉, 상상 속의 히틀러 역을 맡은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다. 와이티티 감독은 이 영화를 각색, 감독은 물론 기꺼이 아돌프 히틀러의 역까지 맡아 영화를 성공적인 레벨로 끌어 올린 최대 기여자이다. 와이티티 감독은 <토르 : 라그나로크>로도 유명한 감독인데, 이 영화에도 감독이 직접 출연하는 케릭터가 있다. 물론 <조조 래빗>과 마찬가지로 감초의 역할을 하는 캐릭터이다.

   
▲ 멍청한 교관으로 개그 담당이지만 둘 다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들이다. 왼쪽은 <왕좌의 게임>으로 유명한 알피 앨런, 오른쪽은 <아이언맨>에서 저스틴 해머로 나오는 샘 록웰이다.
   
▲ 우리의 개그 캐릭터는 끝까지 웃음을 담당한다. 하지만 이들도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계적으로 점점 심해져만 가는 코로나19 여파, 그렇지 않아도 밖에 나가기 힘든 우리 환우들이 더욱 밖에 나가기 힘든 시기이다. 이럴 때 웃고 즐기면서도 한번쯤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영화 한편 감상이라면 코로나19를 이겨내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 10살짜리 꼬마에게는 너무 잔혹한 현실이 아닌가 싶다. 전쟁이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하지만 인류는 지금까지 이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왔다. 사랑이라는 힘으로...
   
▲ 사실 원작에선 엘사와 더 오래 같이 지내고 싶어하는 조조가 전쟁이 끝났음을 알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

- 풍자와 해학으로 즐거움과 감동을 동시에 느끼고 싶다면?
- 전쟁의 참혹함은 비단 총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만이 아니다!
- 토마신 맥켄지 예뻐요!

 

이런분들에겐 별로…

- 나치, 히틀러, SS친위대, 게슈타포… 불편하지 아니한가?
- 완전 코미디도 아니고, 완전 심각한 영화도 아니고….
- 이제는 스칼렛 요한슨이 엄마로 나와요…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

 

황정식 기자 nbkiller@hanafos.com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추억의 사진관

1 2 3
set_P1

뷰티풀 라이프

1 2 3
item58

멍텅구라박사의 가상세계

1 2 3
item60

여기는 여름캠프

1 2 3
item61

브라보 마이 라이프

1 2 3
item59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