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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인터뷰 - 세번째 주자 : 황정식씨

기사승인 2016.05.03  11: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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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혈우사회, 단합된 목소리 내야"

한국의 등록된 혈우병 환우는 2100여 명이다. 그 환우의 가족들과 의료진, 환우협회와 보건당국, 복지단체와 제약산업 관계자까지 포괄하여 '혈우 사회'라 부르는 건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것 같으면서도 모르고, 내밀한 부분까지 터놓고 이야기 할 공간도 많은 것은 아니다. 본 '릴레이인터뷰'를 통해 한 번 서로의 맨얼굴을 바라보고 이야깃거리를 털어보자. '너와 나의 연결 고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조수호 조진원 형제의 추천을 받아 한적한 까페에서 황정식씨(환우)를 만났다. 황정식씨의 어머님은 한국혈우재단 초대 사무국장인 故송재완님으로, 많은 혈우인들의 가슴 속에 남아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오랜 외국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한국 혈우사회에 다시 따뜻한 관계를 맺고 있는 황정식씨를 만나 유쾌한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시즌3 현재 릴레이 순서) 김은기 위원장 – 조수호, 조진원 형제 – 황정식씨

 

 

1. 자기소개 한 번~

   
▲ 인터뷰에서 만난 황정식 씨

저는 황정식이구요, 어렸을 때부터 얼굴을 비췄었는데 잠시 학업과 회사일 때문에 많이 참석 못하다가, 요즘 들어 시간도 되고 다리 운동도 할 겸 해서 옛날 형들도 다시 보고 코헴회 활동을 좀 하고 있습니다. 나이는 서른아홉입니다.

 

2. 조수호, 조진원 쌍둥이형님이 추천해주셨는데, 전하고픈 말

사실 수호형, 진원이형이랑 친하게 된 기간이 길진 않은데, 저랑 취미(사진)가 비슷하고 성격도 잘 맞는 것 같아요. 유쾌하고 재밌고... 처음 만나면 서먹한 것까지 저랑 비슷해서 친하게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디 가서도 환영받는 두분이잖아요? 자주 뵙고 싶었는데 거리상 어려웠고, 제가 곧 서울로 이사 오면 더 자주 만나 사진도 찍고 그렇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3. 캐나다에서 잠시 계셨던 걸로 아는데, 캐나다와 한국의 가장 큰 문화적 차이는?

가장 큰 건... 한국에는 “빨리빨리”가 기본바탕인 것 같은데 밖에 나가면 그런 게 없다는 거? 그걸로 많은 부분이 설명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핸드폰 하나 개통하는데도 하루 종일 잡아야되고, 동사무소 행정업무도 몇 일씩, 병원 예약도 길면 몇 달 걸려요. 불편한 점은 있지만 한국에서처럼 막 쫓기듯 뭔가를 하지 않아도 돼서 마음이 편하기도 하더라구요. 병원 같은 경우엔 사람들이 아파서 예약을 했다가도 두세 달 예약을 기다리다가 자연스럽게 낫기도 하고 그래요.(웃음)

 

4. 살면서 가장 후회했던 일은?

인생을 살면서 후회를 하지 않을 수는 없겠죠. 하지만 후회를 한다는 건 반성하고 과오를 다시 저지르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너무 후회에 얽히면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나 일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원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저는 가능한 후회할 일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잘못한 부분은 빠르게 고쳐가면서 후회를 할 만한 여력을 만들어 놓지 않는데 집중해요. 그러다보니 그렇게 가장 후회할 만 하다라는 일은 없었던 것 같네요.

그래도 굳이 과거에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학교를 다니다가 이민을 위해 미국으로 넘어갔던 일이 그런 부분이겠네요. 물론 미성년자이고 저에게 결정권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그로 인해 얻은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중간에 학업이 장기간 끊기게 되었고, 그렇다고 영어 공부를 많이 한 것도 아니고, 학교를 다닌 기간도 길어야 3개월도 안됐어요. 오히려 왼쪽 다리를 크게 다쳐서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성인이 되자마자 인공관절로 바꾸게 된 계기를 만들게 된 일이 아니었나 싶어요.

   
▲ 2015 여름캠프에서 선배와 함께

5. 갖고 싶은 초능력이 있다면?

갖고 싶은 초능력이라, 뭐 슈퍼히어로에 비유하자면 아이언맨이나 배트맨 정도 아닐까 싶어요. 아, 물론 그 히어로들이 돈이 많아서 부러운 건 아니에요.(웃음) 생각해보니 그 두 명은 돈만 많지 초능력은 없군요.

 

6. 여자친구 있으세요?

없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습니다. 있을 것 같다 해도 그냥 없는 상태로 지내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이유야 변명밖에 되지 않겠지만, 나이가 이미 이성을 만나 교제할 시기도 지났고, 설령 만난다 하더라도 이제는 결혼이나 아이를 갖는 등의 미래를 생각해봐야 하지만 경제적인 여유나 시간적인 부분도 충분치 않고, 결정적으로 혼자 사는데 있어 외롭다거나 고독하다거나 그런 부분이 전혀 없으니까요.

 

7. 나만의 혈우병치료 노하우가 있다면?

   
▲ 인터뷰어 유성연 기자와 함께

일단 아프면 팩터부터 맞고 보자는 게 노하우랄까? 이런 건 다른 혈우 환자들도 마찬가지 일텐데, 굳이 관절 출혈이 아니더라도 맞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어느 정도 양호한 상태의 관절은 오랫동안 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출혈의 징후가 보이면 바로바로 맞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부분은 아무리 강조해도 잘 지키기가 힘든 것 같아요.

 

8. 우리나라 혈우병사회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음... 혈우병 환자는 국내 희귀난치성질환 중에서도 그 수가 적은 편에 속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많지 않은 인원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합된 모습으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죠. 하지만 여기저기 분리된 환자 모임들과 결속력과 지도력이 부족한 코헴회 등을 보면 아직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9. 마지막으로 코헴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혈우병이라는 질환이 국내에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것도 얼마 되지 않네요. 25년 역사라고 하지만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입니다. 이미 다른 질환들은 그 사이에 많은 개선을 이뤄내고 환자의 삶을 질을 크게 높인 질환들도 있습니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 주변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환우들이 많이 있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환우들도 많이 있죠. 우리나라 혈우 사회는 그리 많지 않은 환자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서로서로가 전체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10. 다음 릴레이주자를 추천해주신다면?

워낙 많아서 어느분을 할까... 옛날부터 알고 지낸 형인데, 조진기씨라고, 그러고보니까 제 앞에도 조씨 성이셨는데... 뭐 다 훑고 가죠.(웃음) 인터뷰 해보시면 되게 재밌으실거에요. 예전에 병원에 같이 입원한 적도 있었는데, 위트있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 2016 세계혈우인의날 행사에서 조진기 씨 가족과 함께

[김태일 유성연 기자]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감사

김태일 기자 saltdoll@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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