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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형제 키우기, 이제 한시름 놨어요"

기사승인 2023.03.15  13: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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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우 어머니 인터뷰 '현재 롱액팅 치료제 사용, 피하주사도 기대'

어제는 흔히 말하는 '화이트데이'였다.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풍습이지만, 그런 핑계로라도 평소에 전하지 못했던 맘을 슬쩍 초콜릿과 사탕에 담아 건네면 그걸로 좋다. 우리 혈우 환우들도 살아가며 그런 표현을 참 많이 못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 여성'에게 만큼은 아낌 없이 초콜릿과 사탕을 쏟아 부어보면 어떨까? 바로 '어머니' 말이다. 늘 아들이 다치지 않을까, 어떻게 더 건강하게 살아갈까 가슴 졸이는 어머니들의 마음이 초콜릿처럼 사르르 (조금이나마) 녹아내릴 수 있기를 바라 본다. 혈우병 경증이지만 출혈이 잦은 편이어서 여러 치료제를 시도해보다 최근 안정을 찾았다는 형제 환우의 어머니를 인하대병원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지난 2월 인하대병원 혈우병 어울림교실에서 처음 뵙고 쌓은 인연이 인터뷰로 이어졌다.

   
▲ 인하대 박정아 교수의 진료일에 맞춰 형제 환우의 어머니 조유미(가명)씨를 만났다.

Q.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고등학생과 중학생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조유미(가명)라고 합니다.

Q. 진단은 어떻게 받게 됐나요?
A. 돌 지나서 포대기로 업고 다녔는데 허벅지 있는 데가 혈관이 많이 선명하게 드러나더라고요. 아기니까 저는 놀라서 왜 그런지 몰라 다니는 소아과 병원에 가봤죠. 소아과에서는 큰 병원 가서 검사를 한 번 해보라고 해서 길병원에 갔었죠. 길병원에 입원하면서 검사 했더니 혈우병인 것 같다고 인하대병원으로 가보라고 했어요. 인하대병원 와서 혈우병 진단을 받게됐죠. 혈우병 진단을 받고 처음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진단 받고 얼마 안 돼 혀를 깨물어 출혈이 심했고 입원치료 받으면서 '혈우병이 이런 병이구나' 깨달으면서 그때부터 약을 처방받아 사용하게 됐어요.

Q. 혹시 두 아이 모두 혈우병 진단을 받았나요?
A. 네. 첫째는 돌 지나서 진단 받았고요. 둘째는 아니길 바랬는데 둘째도 혈우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두 아이 모두 8인자 경증입니다. 둘째는 진단을 늦게 받았어요. 사실 부모 입장에서 '혈우병이 아니길...'하는 바람이 있었죠. 아이가 애기때 놀다가 다쳤는데 약간 혈우병 의심은 했지만... 설마 둘째까지? 아니길 바랐지만 자꾸 다치고 하다 보니 약도 필요할 것 같고 해서 늦게 진단을 받았습니다.

Q. 아이들 학교생활은 잘 하고 있나요?
A. 큰 애가 장애가 있어 본반에 못 가고 도움반에만 있거든요. 학교에서도 거의 체육활동을 안 해요. 그런데도 다치고 넘어지고 출혈이 생기기도 하죠. 특별히 뭘 안 했는데도 출혈이 되어 막 이렇게 붓고 하니까 선생님들이 체육시간에 그냥 앉아 있으라고 해요. 큰 애는 놀고 싶은데 성격도 활동적이고 한데 다치지 않게 체육을 못하게 하니 불만이죠. 학교에서 애가 아프다고 전화가 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당황스러울때가 많아요. 스스로 자기 몸을 챙기지 못해서 항상 마음이 무겁습니다.

Q. 어디 여행가거나 멀리 갈때는 약을 어떻게 사용하나요?
A. 사실 여행을 잘 못 가요. 전에는 제가 주사를 못 놓아서 어디 여행을 간다는 건 생각지도 못했어요. 출혈이 있어서 가까운 작은 병원을 가면 혈우병이라고 하면 가지고 간 주사도 안 놓아 주잖아요. 이제 애들이 조금 크고 제가 주사도 할 수 있으니 기회가 되면 가족 여행을 다녀 오고 싶네요.

   
▲ 조유미씨는 2월 10일 인하대병원에서 주최한 어울림교실에 참석해 관련 최신 정보를 듣고 다른 환우가족들과도 소통했다.

Q. 현재 어떤 약을 사용하고 있나요?
A. 처음 사용했던 약은 에드베이트 사용했고요. 다음 약은 그린진F를 사용하다 아이들이 경증인데도 불구하고 자주 다치고 출혈이 자주 발생하다보니 교수님께서 주사간격도 좀 길고 폰빌레브란트인자도 좀 낮게 나오니 앱스틸라를 한 번 써보자고 하셔서 지금은 앱스틸라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Q. 약을 바꾼 이후 어떤가요?
A. 아이가 워낙 자주 다치고 출혈이 자주 생겨서 약을 바꾸는걸 고민 많이 했었는데 지금 앱스틸라 언제 바꿨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지금까지 두 번 다쳤을 때 빼고 출혈은 없었던 것 같아요. 둘째는 앱스틸라로 바꾼지 얼마 안됐습니다.

Q. 치료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A. 아직 본인들이 자가주사가 안되니 엄마인 제가 일주일에 몇 번 혈관주사를 하다 실패할 때도 많아요. 그럼 아이도 스트레스 받고 저도 스트레스 받아 힘들 때가 많아요. 혈우병 치료제가 혈관 주사가 아닌 피하주사도 나오고 있던데 그런 약들도 하루 빨리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A. 둘다 아직 학생이어서 가능하면 아이들과 병원을 같이 오려고 해요. 그래야 나중에 병원에 와서 진료보고 약도 받고 하는 과정을 혼자서 할 수 있도록 연습을 시키는 편입니다. 언제까지나 엄마가 병원 와서 아이들 약을 받아 줄 수 없잖아요. 스스로 약을 받아와서 잘 케어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게 부모 맘이잖아요.

주치의와의 소통을 통해 아들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를 찾아 가는 어머니의 열정을 마주할 수 있어서 얻은 게 많은 인터뷰였다. 간혹 환우의 몸무게가 늘어나도 기존의 처방량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거나 어떤 치료제를 사용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는 환자가족들을 만날 때가 있는데, 그런 이들에게 작은 움직임의 계가가 될 수 있겠다 싶다. 특히 청소년 환자는 자주 병원에 내원해 주치의와 상담하고 자신의 질환에 대해 이해와 수용의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 소중한 이야기를 들려준 형제의 어머니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하석찬 기자]

하석찬 기자 newlove8@hanmail.net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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