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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에서 일어나 하루 5천보를 걷는 내가 되다

기사승인 2021.11.01  15: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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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혈우병 환자 카토씨 체험담

   
 

◆ 재활훈련으로 '걷고 싶다'는 목표를 달성하다.

혈우병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릴 때 멍이 들어 입원했을 때였다고 부모님께 들었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출혈을 반복해서 혼자서 걸을 수 없게 되었고 그 덕분에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등·하교 시에는 어머니께서 차로 데려다 주셨고, 학교에서는 보조선생님께서 도와주셨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일주일에 한번씩 재활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자력으로 걷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물리치료사 선생님을 비롯한 주변 분들은 걷기는 힘들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처음엔 항체가 생겨서 다리를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출혈이 반복적으로 발생했었죠. 하지만 매년 그 해의 목표를 정하고 재활운동을 한 결과, 비록 보행기를 사용하긴 했지만 초등학교 졸업식에서 혼자 걸어서 졸업장을 받고야 말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점차 항체 수치도 줄어 들고, 다리를 다치는 일도 없어졌습니다. 다리를 다치지 않았기 때문에, 중학교 진학 후에는 눈부시게 재활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에도 매년 목표를 다시 설정하고 재활을 끈질기게 계속한 결과, 고등학생이 될 무렵에는 휠체어도 보행기도 사용하지 않고, 지팡이를 사용해서 자력으로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회복되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라면서 의사 선생님과 물리치료사 선생님들도 깜짝 놀라셨습니다.

◆ 컴퓨터 실력을 살려서 제조업에 종사하고 싶다

유소년 시절에는 휠체어 생활을 했기 때문에 활동에 제약이 많았고, 그런 이유로 게임을 한다거나 그림을 그리면서 조용하게 보내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블록을 조립하거나 프라 모델 만드는 것도 좋아했습니다.

걸을 수 있게 되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다리에 장애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좋아했고 이과 과목을 잘했기 때문에 언제부터인가 컴퓨터를 제 무기로 삼아야한다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대학에서는 의료 공학을 배웠고, 직장에서는 정보 시스템 부서에 배치가 되었습니다. 이번 봄에 입사해서 얼마 되지 않아, 아직도 배울 것이 많습니다만, 사내에서 운용하고 있는 시스템의 관리 등을 맡고 있습니다.

입사와 같은 시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증이 유행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신입사원 연수는 온라인으로 실시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연수라서 아침에 서둘러 출근할 필요가 없어서 편하긴 했지만 왠지 실제로 출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서 연수나 업무 지시를 받고 있으면 정말 사회인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무처는 3D 프린터 등의 인쇄 기기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지금은 정보 시스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만, 장래에는 더 폭넓은 업무, 특히 제조에 직접 종사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어렸을 때 블록이나 프라모델을 좋아했는데, 생각해보니 옛날부터 뭔가 만드는 것을 유독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 지팡이 없이 걷는 것을 목표로

물리치료사 선생님의 권유를 받아 만보기로 매일 얼마나 걸었는지 측정해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록을 시작한 9년 전에는 휠체어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연간 총 걸음 수가 겨우 15만보 정도(하루 약 400보)였습니다. 그 후, 걸음 수는 해마다 증가했고 재작년에는 약 205만보(하루 약 5,600보)로 10배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월 합계나 월 평균 걸음 수도 계산해서 수기로 작성을 했었는데 대학시절부터는 엑셀로 걸음 수 그래프를 만들었습니다. 그래프를 만들어서 보고 있노라면 그간의 노력이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매일매일 격려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지팡이를 사용하지 않고 주위에서 보더라도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걷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도 목표를 하나하나 이루어 온 만큼 반드시 실현시키고 싶습니다.

[헤모라이프 조은주 기자]

조은주 기자 cap3882@hanmail.net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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