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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출혈 한 번도 없었어요"

기사승인 2021.10.20  17: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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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목 수술 후 재활중인 김강민 환우와의 만남

혈우병 환자 중에 크던 작던 수술 한 번 안 해 본 사람은 없을 거란 건 일반적인 이야기다. 흔한 일처럼 되어버린 건 사실이지만 환자 당사자에게 수술이란 정말 큰 결정이고 인생의 큰 전환점이 아닐 수 없다. 또한 회복과 재활 과정은 그 전환점 이후의 삶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발목 수술 이후 코헴의집에서 재활중인 대학생 김강민 환우를 만나 수술과 학업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재활에 전념중인 경제학도 김강민 군을 서울재단의원 근처 커피숍에서 만났다

문 :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답 : 안녕하세요. 스물세살 현재 대학생 3학년 김강민이라고 합니다. 경제학과를 다니고 있고 나중에 자산운용 쪽으로 진로를 나가고 싶은 학생입니다. 혈우병 8인자 중증이에요.

문 : 경제학과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답 : 그냥 막연히 하고 싶다 해보고 싶다 이런 생각 때문에 선택했는데 롤모델이 생겼어요. 백종원 대표님요. 왜냐하면요, 백종원의 골목식당(TV프로그램)을 보면 여러 사람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해주잖아요. 막연히 답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지, 장점이 무엇인지 이끌어주는 그런 모습에서 감명 받았거든요. 요즘은 저금리 때문에 투자를 많이 하는 시대잖아요. 그래서 저도 사람들한테 투자를 하는 방법이나 절세 방안처럼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그런 쪽으로 컨설팅을 해주고 싶어서 자산운용 진로를 세우고 있습니다. 경제학 쪽에서는 거시경제학을 새롭게 만든 케인즈를 좋아합니다.

문 : 코로나시대 2년째, 대학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어요?

   
▲ 훤하게 잘생긴 강민군의 프로필 사진

답 : 수업은 비대면으로 하는데, 줌으로 실시간으로 수업을 하거나 아니면 인터넷 강의처럼 영상 강의를 듣고 있어요. 동아리 활동 같은 건 최소화되고 친한 사람들끼리만 종종 만나서 밥먹고 지내는 것 같아요. 시험도 대부분 비대면으로 하는데, 몇 과목은 대면 수업, 대면 시험 보는 경우도 있어요. 비대면 시험 같은 경우는 줌으로 자기 화면 내에 컴퓨터 모니터, 그리고 자기 손이나 책상 위에 아무것도 없는지 다 그런 거 비춘 상태에서 시험 봐요. 

문 : 경제학과 시험은 주로 어떤 방식인가요?

답 : 보통 논술로 많이 나와요. 일정 공식 같은 게 있는 분야면 숫자를 대입해서 푸는 경우도 있는데요, 보통 문제 자체가 예를 들면 수요가 무엇인가 이런 식으로 나오면 이제 수요에 관한 걸 논술식으로 적는 그런 방식으로 해요. 현장 실습같은 과정은 따로 없구요.

문 : 졸업생들은 어느 쪽으로 많이 진출하게 되나요?

답 : 전공을 살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선배들 같은 경우 보험 쪽으로 가시는 분들이 있고 금융권으로 준비하시는 분들, 회계사 이런 쪽이 많은 것 같아요.

문 : 수술은 어디를 한 건가요?

답 : 한 달 전에 왼쪽 발목 했어요. 작년에 똑같은 수술을 오른쪽 발목에 했어요. 그냥 걷다가 갑자기 힘이 팍 빠져서 주저앉거나 갑자기 막 며칠 동안 붓는다거나 그런 증상이 심해서 관절경 수술로 활액막을 제거한 거에요. 튀어나온 뼈도 좀 깎아냈고 오른쪽은 골 이식도 했었어요.

문 : 골 이식이라면...

답 : 골이식은 제 뼈를 좀 깎아서 발목 수술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에 좀 채워넣는 방식이라고 들었어요. 저는 여기 정강이라고 뼈를 조금 깎아서 이식했어요.

   
▲ 수술과정과 재활에 대해 상세하고 자신있게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강민군이 비교적 건강한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문 : 수술 경과는 어때요?

답 : 정병원에서 했는데 저는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이제 출혈이 없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오른쪽 발목도 작년에 수술하고 나서 한 번도 출혈이 없었어요. 엑스레이도 정기적으로 찍어 보고 있는데 잘됐다고 하시더라구요. 채워 넣은 뼈 부분도 깔끔하고요. 건강했을 때만큼 각도는 안 나와요. 그래도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죠.

문 : 수술했을 때 입원기간은 얼마나 걸렸나요?

답 : 2주 정도요. 코헴의집에서 한 3주 정도 재활했고요. 오른쪽 했을 땐 수업 때문에 더 짧게 있었는데 이번에는 아무래도 수업도 적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그리고 확실하게 낫고 싶어서 재활기간을 더 가졌어요. 

문 : 혈우병을 처음 진단받은 건 언제였다고 기억하나요?

답 : 부모님이 말씀하신 건, 태어나서 며칠 안 돼서 바로 혈우병인 걸 알게 됐다. 가족력은 없고 저 혼자 돌연변이로 혈우병인데 병원에서 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혈액검사 해보라 그랬다고 부모님께 들었어요. 그 후로 쭉 광주 재단의원으로 다녔어요.

문 : 전북 순창이면 전주 예수병원이랑 가깝지는 않아요? 

답 : 지리적으로는 전주랑 가까운데요, 전주까지 국도 뚫리기 전에는 시간상 광주가 더 가까웠어요. 그래서 광주로 다녔어요.

문 : 혈우병 진료 받으면서 제일 기억나는 사람 누가 있을까요?

답 : 환자이면서 의사이신 이강안 선생님이라고 계시는데 저 초등학교 2학년 때 관절경 수술을 처음 한 적 있었는데, 이제 너무 어린 나이에 하다 보니까 걱정도 많이 되고 하셨는지 저를 찾아와 주셨어요. 그러면서 저한테 혈우병이나 수술에 대해서 이것저것 알려주시고 그런 도움을 받았었어요. 
 
문 : 어린 나이에 혈우병을 받아들이기 어렵진 않았나요?

답 : 그냥 전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주사는 맞기 싫었지만 그냥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들은 부모님이 말씀해 주셔서 알고 계셨고, 친구들 같은 경우는 저랑 친한 친구들한테 제가 자연스럽게 말을 했어요.

   
▲ 친구들과의 소중한 제주도 추억여행

문 : 친구들이 좀 이상하게 보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답 : 그냥 처음에 좀 놀라기는 해요. 제가 혼자 주사를 맞는다 그 포인트에서 좀 많이 놀라기는 하는데 제가 외형적으로 좀 건강해 보이잖아요. 그래서 친구들도 딱히 다르게 보거나 하는 건 없었던 것 같아요.

문 : 몇 살부터 자가주사 했을까요?

답 : 초등학교 3학년인가 4학년인가 그때 했던 것 같아요. 자가주사 배우기 전에도 병원에 주기적으로 다니면서 예방요법 해왔구요.

문 : 발목 말고는 불편한 데 없나요?

답 : 네. 나머지는 출혈도 거의 없었던 걸로 기억하고 멀쩡한 것 같아요. 초기 발목 출혈은 보통 이제 축구를 격하게 했을 때 나타나다가 나중에는 이유 없이 자연출혈 되더라구요. 그럼 학교에서 출혈이 됐을 때면 바로 주사를 맞을 수 없으니까 집까지 절뚝이며 와서 주사 맞고 그래서 많이 아프고 악화됐죠. 그리고 어렸을 때는 주사 맞는 게 좀 싫고 그렇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좀 참다가 한참 부어서 맞고 미련했던 것 같아요.

문 : 친한 친구들한테는 혈우병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했다고 했는데 어떤 말로 자기의 병을 이야기를 했어요?

답 : 저는 그냥... 나는 사실 혈우병이 있다. 그럼 보통 ‘혈우병이 뭐야?’ 이렇게 보통 이렇게 많이 들어와요. 그럼 저는 그냥 쉽게 말하면 피가 나면 잘 안 멈춰, 네가 코피 났을 때 3분에 막는다면 난 30분을 막아야 돼. 그냥 딱 이렇게 설명하고 끝냈어요. 보통 다 ‘아~’ 하고 알아듣더라고요. 제가 혈우병인 걸 알게 된 뒤로도 친구들은 항상 똑같이 달라진 게 하나도 없었어요.

문 : 최근의 관심사는 뭔가요?

답 : 관심사요? 그냥 주식에 좀 관심이 있는데요. 잘 모르겠어요. 지금은 는데 (문 : 용돈 모아서 좀 했군요?) 네. 운 좋게 카카오 때문에 조금 벌었었고, 단타도 한 번 해봤어요. 해봤는데 타이밍 놓치면 바로 마이너스 나버려서 좀... 한국경제TV 유튜브로 좀 보거든요. 거기서 추천하는 종목들이 몇 개 있어요. 그냥 그런 거 몇 개 메모해놨다가 그거 리스트에 추가해서 좀 보는 편이에요. 전기차 배터리쪽이 괜찮은 것 같아요. 

문 : 비트코인은 안 하나요?

답 : 그건 한 번도 안해봤어요. 그건 그냥 도박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딱히 큰 이유도 없는데 오르고 내리고...ㅎㅎ

문 : 지금까지 여행해본 곳 중에 인상 깊었던 곳은 어딘가요?

답 : 뉴질랜드요. 초등학교때 전라북도 인재육성재단에서 몇 명 뽑아서 가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거기에 운 좋게 돼서 두 달 정도 갔다 왔어요. 수도인 오클랜드에 있었는데 일단 그냥 자연 풍경이 되게 넓고 재미있게 사람들이 사는 것 같았어요. 

문 : 어디에 머물렀어요?

답 : 홈스테이로 있었는데요, 뉴질랜드에 사시는 한인 분들이 홈스테이를 지원해요. 재단 통해서 서로 매치가 되면 거기 들어가서 살아요. 한 달이었나 그 정도 현지 초등학교 학생으로 실제 가서 수업 듣고 그런 거였어요. 매주 토요일마다 관광 일정도 있어서 인근에 구경도 많이 다녔고요.

문 : 가서 건강은 괜찮았어요?

답 : 네. 거기서 출혈 한 번도 안 났었어요. 가서 항상 월 수 금 주기적으로 약을 맞았고요.

   
▲ 이정도 점프 쯤이야! 재활 후 더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하고 싶습니다.

문 : 코로나도 나아지고 하면 가보고 싶은 곳은?

답 : 저 일단 일본 가보고 싶어요. 가장 가깝기도 하고 사람들도 자주 가고요. 오사카쪽 가서 목적 없이 계속 돌아다니고 싶어요. 그냥 구경하면서 저기 괜찮겠다 싶은 곳 있으면 가서 경험해보고 그런 식으로요.

문 : 마지막, 혈우병 치료에 땀흘리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답 : 저희 혈우병 환자들이 아무래도 일반 사람이랑 다르다 보니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좀 더 배려있게 한 번 더 물어봐 주고 한 번 더 확인해주고 그런 부분이 되게 감사한 것 같아요. 그런 감사함을 갖고 사회에서 더 훌륭한 모습으로 살아가도록 할테니 지켜봐 주세요.

[헤모라이프 김태일 하석찬 기자]

김태일 하석찬 기자 saltdoll@newsfinder.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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