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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아이와 똑같이 키우고 싶은게 사치인가요?"

기사승인 2020.11.29  20: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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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하주사가 간절한 혈우병A 환아가족의 일성

세계 최초의 피하투여형 비응고인자 혈우병치료제 '헴리브라'의 건강보험 급여기준이 지난 7월 '비상식적'이라고 할 만큼 까다롭게 고시되면서 혁신치료제를 기다려 온 항체 환자가족들과 8인자 환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더구나 이 제한적인 급여기준 조차 아직까진 항체환자에 대해서만 적용되고 있는 현실이어서 보건당국과 제약사의 발빠른 급여확대가 촉구되고 있다. 오늘은 피하투여형 혁신치료제 사용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혈우병A(비항체) 환아 가족과의 서면인터뷰를 싣는다. 

* 인터뷰 내용 중 의료적인 부분은 인터뷰이의 입장에서 서술된 것으로, 의료적 견해는 다를 수 있다.

1. 안녕하세요. 가족과 본인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경북에 거주중인 8인자 중증 비항체 아이 엄마입니다.  남편과 저 그리고 아이까지 세가족입니다. 

2. 현재 아이의 건강상태는 어떤가요? 

현재 애디노베이트 주 1~2회예방 조절하면서 맞습니다. 다치면 더 맞구요. 현재 자잘한 멍은 다리 팔 이마 머리 발등 늘상 달고 살구요. 감사하게도 아직 관절출혈은 없습니다. 

하지만 쪼금 베이기만 해도 피는 콸콸 줄줄 계속 지속적으로 나서 장난감에도 옷에도 온통 피로 물들어 꼭 응고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두 돌이 안 된 아가가 맞을 수 있는 혈관이  많지도 않고 혈관이 좋은 편이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한 군데를 거의 맞다보니 잦은 주사로 이미 혈관이 굳어가고 주사맞은 곳은 흉이 졌습니다.  

3. 혈우병을 어떻게 진단받았나요?

생후 6개월에 쏘서(아이가 타고 노는 장난감)를 타고 신나게 놀고 나면 손목에 멍이 생기더라구요. 6개월 아이가 한 달 사이에 멍이 몇 번이나 들어서 이상하다 생각해 피검사를 하였습니다. 

그러고보니 그 전에도 손톱정리하다가 살을 찝어서 피가 났는데 하루 종일 났어요.(어려서 손가락을 입에 넣느라고 피가 계속 난 줄 착각했었습니다) 피검사를 하던 날 바늘을 6군데 찔러서 아이 양팔이 부어서 응급실을 통해 입원하였고 그중에 볼 안 출혈도 확인하였었습니다. 입원해서 약부터 ㎞ 검사결과혈우병을 알게 되었습니다.

4. 혈우병 치료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정맥주사가 가장 어렵습니다. 팔을 움직이거나 힘을 꽉 주거나 하면 혈관이 터지거나 주사바늘이 막힐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가 그런 것을 이해 못하지요. 활발한 우리아이는 움직이고 싶고 무섭고 그런데 가만히 주사맞아야 하는 게 그걸 꽉 붙잡고 있어야 하는 게 가장 힘듭니다. 어린아이가 젖먹던 힘까지 다해 버둥대는데 간호사 둘, 저를포함한 보호자 둘이 달려들어도 아이는 울면서 버팅기니 혈관은 다터지고... 두 돌도 안 된 아이의 혈관이 좋지 못해서 맞을 수 있는 혈관은 한정적인데 붙잡아서 정맥을 찾고 찌르고 약을 주입하는 그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아이도 보호자도 간호사도 힘이 들었습니다. 

한 번은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경력있는 간호사 조차 몇 번씩 실패하여 다른 간호사에게 부탁하러 갔는데 그 간호사가 피가 섞인 애드베이트를 오염이 된 걸로 간주해서 실수로 버려 이미 주사 실패한 세 군데를 아이스팩으로 지혈하면서 1시간을 약을 기다렸다가 다시 맞을 수 있었습니다. 

그날 오전 9시 반에 병원에 갔는데 다 맞고 나오니 1시 반이었습니다. 점심을 먹는데 손이 덜덜 떨려서 숟가락질도 못하겠더라구요. 다리도 덜덜 떨리고 그런데 아이 밥도 줘야하고 아이 기저귀도 갈아야 했습니다.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일은 생후 10개월 정도에 경주로 여행을 갔는데 앞으로 꼬꾸라지면서 상순소대가 찢어졌습니다. 피가 나기 시작하는데  핏덩어리를 토하고 지혈이 안 되는데 경주에선 약을 맞을 수가 없었어요. 의뢰서가 없다고... 119는 타지역까지 못 간다고 하고... 피 토하고 쉴 새 없이 피나는 아이를 안고 대구 주치의 병원으로 택시를타고 갔습니다. 제 눈물과 아이의 피가 온통 옷을 적시는데 택시는 하필 안개가 심해서 속도도 못 내고 아이를 살려달라고 하면서 갔었어요. 

5일을 입원하고도 아이는 재출혈로 세 번의 응고주사를 더 맞고 20일정도 후 완전히 멎었습니다. 일반 아이였다면 하루, 길면 2~3일 날 피가 20일이 걸렸습니다. 응고주사를 맞아두요... 아이가 안겨 있는데 얼굴을 부딪히면 또 피가나고 아이 얼굴을 잡고 피난다고 가만히 있으라고 소리소리 지르면서 울었습니다. 혈관은 안 잡히고 피는 줄줄... 병원 간호사들,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보는데 
정말 비참했었습니다.

   
▲ 인터뷰이가 인스타그램에서 캡처한 해외 헴리브라 사용자들의 게시물

5. 피하주사제에 대한 첫 보험급여기준이 발표되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국가에 세금도 꼬박꼬박 내고 하는데 국가는 나를 버렸나?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저출산 시대에 있는 아이라도 잘 키워야 하고 또 아이 키우기에 어려움이 없어야 또 낳을텐데 이건 약을 맞으라는 건지 맞지 말라는 건지... 인슐린도 원외투여하고 전문의사가 처방하는 게 아닌데 필요하면 전문의는 기간을 정해서 검사를 하던지 하면 될 일을... 원내투여와 전문의 처방은 지방살고 힘없는 우리는 맞을 수 없는약이구나 싶었습니다. 지방에는 혈액전문의가 많지 않기 문입니다. 지방 사는 죄인가요? 

모두들 아시다시피 혈우병은 몸무게 변화 없는 한 매번 맞던 약을 같은 처방으로 맞습니다. 그러나 자주 약을 맞습니다. 약을 맞지 않았을 땐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로 치명적이지만 약만 잘  맞으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보험급여기준은 너무나도 불공정하고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6. 새로운 치료법으로의 접근성 보장과 한정된 국가 재정 사이에서 보건당국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환자가족으로서의 의견을 제시해 주신다면? 

실사용자 데이터를 확인해주셨으면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헴리브라 기부프로그램으로 사용중인 6명의 아이들은 약 15개월 정도 아무런 출혈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항체나 비항체 모두 유지요법으로 약을 맞고 있지만 기존 응고주사로는 반감기도 길지 않고 응고수치가 높게 유지가 안돼서 자주 다치고 출혈이 발생하는데 이렇게 되면 거의 매일도 주사를 맞습니다. 

비용적으로 고민되시겠지만 약제 자체의 비용보다 실사용자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많은 비용절감을 확인해주시고 신속한 사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7.한국 혈우사회에 원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누굴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언제까지 눈치볼 것인가? 우리는 독립된개체이다.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디 눈치보지 말고 우리 환우들을 위해서 정말 우리들에게 실생활에 필요하고 더 행복해질 수 있게 가족 심리상담이나 환자 심리상담, 자녀계획 등 다방면에서 혈우병에 국한되지 않은 일상을 위해서 노력해주셨으면 합니다. 

생각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환자를 돈으로 바라보는 회사들 말고, 기득권 싸움에 새우 등 터지지 않고 우리 환우들이 진정 원하는 그런 세상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초창기 혈우환우분들 약도 제대로 못써서 힘드셨잖아요.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힘들게 자라길 바라진 않을 것입니다. 라떼는 말이야~! 이런 안 좋은 기억 대신 우리 후대 아이들에게는 이건 병도 아니야 이것 봐~ 그런 세상이 오길. 나와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지길. 함께 나아갔으면 합니다.
  
8. 아이가 이런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으시다면? 

우리 혁이는 정말 밝고 활발한 아이입니다. 호기심이 정말 많거든요^^ 그런 아이가 여러 제약 없이 원하는 거 하고 원하는 거 보고 만지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활발하니 다칠까봐 전전긍긍 아이에게 하지 말란 소리를 많이 하게 되더라구요. 아무리 아이를 병과 상관없이 키워야 한다지만 혈관이 덜 발달되어 주사 맞기가 굉장히 힘들어서 최대한 안 다쳐야 하더라구요. 궁금한 모든 것을 경험해 보았으면, 제약 없이 남들과 다르지 않은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9. 엄마의 꿈이 있나요? 

우선 저의 꿈은 둘째 아이 갖기, 취업하기 입니다. 음... 헴리브라를 맞게 된다면 둘째를 가지거나 일을 하고 싶습니다. 양가에서 아이를 봐주실수 없는 여건에다가 아이가 언제 다칠지 모르고 또 매주 몇 번씩 병원에 다녀야 하니 직장이나 둘째는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만약 둘째도 혈우환우라면 정말 한시도 눈 돌릴 틈 없이 둘을 케어해야 하고 둘째가 혈우가 아니라도 '더 어린 동생은 되고 나는 왜 안되?'라고 말할 수 있을텐데 이 또한 뭘로 어떻게 잘 설명해야 할까? 거기에서 오는 아이의 허탈감 상실감 우울함은 또 어떻게 해야할지몰라서 둘째는 상상도 못하지만 꼭 낳고 싶거든요. 저는 형제가 있어서 어릴적 다같이 모여서 놀고 하던  그 기억.. 또 어른이 되고 나서 집안에 일이 있으면 머리를 맞대고 함께 의논도 하고 함께 놀고 더없는 친구가 되더라구요. 저는요, 우리 혁이도 그런 인생의 동반자가 친구가 있었으면 합니다. 

아이를 위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도 인간이고 저의 욕구도 있습니다. 행복해지고 싶은 욕구, 안전하고 싶은 욕구, 또 꿈들까지요.. 혈우 아이를 키우면서 육체적으로 정말 힘들어요. 아이가 잘때까지 기다렸다가 출혈된 곳을 아이스팩을 해주다가 늦게 자고나면 다시 아이는 일찍 일어나서 엄마를 깨우러 옵니다. 집안에 뾰족하고 다칠만한 건 그때그때 치우고 모서리보호대를 붙이고 푹신한 매트를 깔고 아이가 다칠라 노심초사하면서 아무것도 못하고 지낸 세월입니다. 피하주사는 아이를 위하는 약이지만 혈우환우 가족 모두를 위한 약입니다.

치료제를 통해 꿈도 못꿨던 동생을 만들 수도 있고 여행을 멀리 갈수도 있고 여름에 땀띠 걱정 없이 무릎보호대 안하고 놀고 아이가 넘어져도 괜찮아 하면서 일으켜 세울 수도 있습니다. 애를 꽉 붙잡아서 정맥주사를 맞힐 필요도 없습니다. 현재 기존 정맥주사로는 힘이듭니다. 헴리브라는 엄마의 꿈 아빠의 꿈 아이의 꿈입니다.

   
▲ 인터뷰이가 인스타그램에서 캡처한 해외 헴리브라 사용자들의 게시물

10. 코로나 끝나고 제일 먼저 실행할 계획은? 

해외여행을 어디든 가고 싶습니다. 사실상 정맥주사로 인해 자가주사를 못해서 해외여행은 늘 꿈꿔오던 것입니다. 우리가족 셋이서 혁이에게 또 다른 나라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11. 그밖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 말씀해주세요. 

혈우병은 엄마가 많은 정보를 알아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헤모필리아라이프를 자주 들락거리고 혈우하우스 까페도 자주 들락거립니다. 많은 정도와 많은 아이 엄마들과 위로도 되고 위안도 삼고 정말 저에겐 없어선 안 될 곳입니다. 우선 저에게 꼭 필요한 이런 부분은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각계부처 관계자님들 의사선생님들 협회 학회 관계자님들.. 부디 저희를 사람으로 봐주세요... 치료해야할 물건이 아닌 또 저희를 돈이 아닌 한 생명으로 봐주세요. 부디 저희를 안쓰럽게 생각하시고 기득권 싸움이나 기싸움이 아닌 진정 우리 환우들을 위한 일을 해주세요.

저희 비항체도 정말 절실합니다. 제가 바라는 게 어디 거창한 게 있습니까? 아이 무릎보호대 빼고 놀려보고 싶고 딱붙는 레깅스 입혀보는 것,  빨대 꽂아서 주스 주는데 입 찔려서 피날까 걱정 안 하는 거... 정맥주사로 인한 스트레스, 아이 출혈걱정에 의한 우울감, 엄마도 아빠도 힘이 들면서 아픈아이를 보면 억장이 무너집니다. 정말 남들처럼 뛰어놀게 하고 남들처럼 똑같이 입히고 똑같이 해주고 싶습니다. 그게 부모잖아요. 정말 간절합니다. 

혈관 찌를 데가 없어서 발 동동 구르면서 간호사만 쳐다보는 게 얼마나 고역인지 아실까요? 비항체도 정말 간절합니다. 항체 아이들이 기부프로그램으로 그렇게 잦던 출혈들이 15개월 동안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우리아이도 그렇게 정말 그렇게 키워보고싶습니다. 너무나도 간절합니다. 

간호사도 정맥주사를 실패하면 긴장해서 손을 떨어요. 왜냐하면 일주일에 몇 번씩 오는 아이인데 그 혈관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를 알기에... 좋은 세상에서 좋은 약 써보고 싶습니다. 항상 아이 앞에서 울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아이가 안아프려고 맞는 정맥주사를 맞기 싫어서 버둥대고 우는 모습을 보면 정말 매번 억장이 무너지는데 억지로 웃으면서 아이에게 무작정 칭찬을 합니다. 그래야 다음번엔 좀 더 잘 맞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이런 엄마들의 마음을 부디 헤아려주세요. 

저는 환아의 엄마이지만 목디스크 환자이기도 한데요, 어린아이 다칠까봐 노심초사 위험한 곳 피하려고 끌어안고 다니고  뛰는 아이 붙잡느라 또 안고 혈관 찾느라 울고불고하는 아이 붙잡고 주사맞히고 하니 목디스크 통증도 심해지더라구요. 온가족이 힘이 드네요. 인별그램에 해시태그를 헴리브라로 검색해보면 굉장히 많은 나라들의 많은 후기들이 헴리브라는 축복이라고 하더라구요. 저 또한 축복받고 싶습니다.

   
▲ 인터뷰이가 인스타그램에서 캡처한 해외 헴리브라 사용자들의 게시물

[편집 :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김태일 기자 saltdoll@newsfinder.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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