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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톡톡] 아름다운 다리에 홀렸다

기사승인 2019.02.17  1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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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다다 가족'의 남반구 한 달 살기 - 오클랜드 하버브릿지

'세계 *대 미항'에 들어갈 정도는 아니지만 뉴질랜드의 수도 오클랜드도 꽤 아름다운 항을 가지고 있다. 큰 배가 드나드는 '항구'라기 보다는 여행과 레저 목적의 요트들이 정박하는 웨스트헤븐 마리나가 그곳이다. 

우리나라에도 요트가 많이 보급되고 있지만 이곳 사람들의 요트사랑은 좀 더 특별한 것 같다. 가장 마지막 꿈이 '내 요트를 갖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아마도 모든 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나라 사람들이 갖는, 인생의 황혼을 아무것도 거칠 것 없는 바다 위에 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며 모험에 직면하기도 하고 삶을 즐기고 싶은 그런 꿈이리라.

   
▲ 웨스트헤븐 마리나는 단순히 요트 정박이 필요해서 만들었다기 보다 시티 랜드마크들과 함께 오클랜드라는 도시의 풍경을 완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조성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트 자체도 엄청난 고가지만,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요트를 가지고 있다는 건 그걸 끌 수 있는 큰 출력의 차가 있다는 것이고 요트를 넣어둘 대형 차고가 딸린 비싼 집, 또는 마리나 정박비를 낼 수 있는 재력을 갖고 있다는 뜻과 같아서 선망의 대상이 된다고 들었다. 실제로 도요타나 포드의 근육질 픽업트럭, SUV들이 요트를 끌고 도로를 질주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고, 자동차 딜러들은 차를 팔면 굳이 쓸 데가 없더라도 차 뒤꽁무니에 견인봉을 달아주는 게 서비스의 하나이다. 아, 한국에선 차 사면 딜러가 블랙박스 달아주는게 관례처럼 돼있는데 뉴질랜드에선 블랙박스가 뭔지 잘 모른다고 하니 신기했다. 왜냐면 자동차 사고가 나도 과실률을 따지기보다 대부분 보험사에서 모든 수리와 보상을 알아서 처리하기 때문에 차에 카메라 다는 걸 오히려 불편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오호~

   
▲ 오클랜드 북부쪽에서 바라본 하버브릿지

이곳 웨스트헤븐에 오클랜드 북부와 남부를 이어주는 다리가 있으니 바로 '하버브릿지'. 생긴 모양도 그 유명한 시드니 하버브릿지와 비슷하다. 하루 통행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산업 중심의 오클랜드 남부와 주거 중심의 오클랜드 북부를 오가는 차들로 항상 붐빈다. 무료이고 가변차선이 운영되며, 필자가 지내는 동안이 연말 휴가시즌이어서 그런지 보수공사도 진행하고 있었다.

   
 

세계 주요 관광지의 하버브릿지들이 그렇듯이 교통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관광과 레저수단으로 활용해 '브릿지 클라이밍'과 번지점프를 운영하고 있었다. 해보지는 못했고, 네 발로 기다시피 다리 아치를 기어오르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차로 지나가며 보기는 했다. 번지점프라... 한국에서도 못 해본 이유는, 다리에 묶은 로프가 최대로 늘어났을 때 안그래도 부실한 발목과 무릎에 무리가 가지는 않을까 겁이 나서다. 아마 많은 혈우병 환자들이 비슷한 걱정을 하지 않을까?

   
▲ 오클랜드 하버브릿지에서의 번지점프 (자료사진)

찾아보니 발을 묶고 뛰는 방식은 자칫 하체와 허리에 부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한다. 다이빙 하듯 상체를 아래로 한 채 뛰지 않고 곧게 선 자세로 뛰었을 때, 아래에서 '통~' 튕기며 몸이 갑자기 뒤집힐 수 있기 때문이다. 상상만으로도 무릎이 시큰하다. 그래서~ 굳이 번지를 뛰고 싶은 혈우환우라면 상체에 줄을 묶고 뛰는 방식, 또는 허리와 연결된 푹신한 기둥을 끌어안고 뛰는 방식을 추천한다. 사실, 해보지 않고 추천하는 것도 이상하니 다음엔 필자가 뛰어 본 후 나노팁으로 소개하도록 하겠다. 그러다 익숙해지면 나중엔 다리에 묶고 멋지게 낙하하는 것도 가능하겠지 싶다.ㅎㅎ

   
▲ 요트들이 나란히 정박되어 있는 모습은 상공에서 보면 꼭 아카시아 이파리 같기도 하고 생선가시 같기도 하다.

아 참, 맨 위 영상은 찍다 경찰에 잡혀갈 뻔 한... 알다시피 드론은 보안의 이유로 아무데서나 날릴 수 없다. 허나 너무 욕심나는 풍경이어서 홀린듯이 촬영을 시작했는데 어찌 알고 나타났는지 공원 관리인이 전기차를 몰고 와 당장 착륙시키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무전기까지 꺼내들었다. 슈퍼주니어도 아니고 "쏘리 쏘리"를 연발하며 아직 보이지도 않는 드론을 가리키며 "Just over there!"(저기 오고 있잖냐!)를 외치던 시점이, 촬영을 대충 마치고 자동복귀 버튼을 누른 뒤여서 정말 다행이었다. 자주 있는 일인 듯 쿨하게 웃으며 돌아서는 공원 관리인. 휴~ 법규를 지켜야 한다는 통렬한 반성, 당연히 했다.

   
▲ 요트 정박장의 밤풍경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김태일 기자 saltdoll@newsfinder.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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