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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야 할 시간,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기사승인 2018.12.05  04: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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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에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추수 감사절(Thanksgiving, 11월 마지막 주의 목요일)은 미국에서 가장 큰 명절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추석 정도 되는 미국의 추수 감사절, 미국 사람들은 이 시기가 오면 가족들이 모두 모여 함께 선물도 나누고, 저녁식사도 같이하고, 여행도 같이 가는 등 온 가족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한다.

하지만 미국에 사는 카잔드라(Cazandra Campos-MacDonald)씨는 이번 추수 감사절의 감회가 사뭇 다르다. 온 가족이 둘러 앉아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저녁식사를 하지만 한편으로 그러지 못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그녀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그녀의 경험 때문이다.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마음으로 추수 감사절을 맞이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 온 가족이 함께하는 추수 감사절,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항상 행복한 추수 감사절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이제 곧 1년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기인 추수 감사절이 온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가족들이 서로 모여 파티를 열고, 게임을 즐기며, 영화를 보러 가는 등 우리 가족들이 가장 좋아하는 전통적인 시기이다. 이런 추수 감사절의 하이라이트는 온 가족 구성원이 식탁에 모여 앉아 같이 기도를 드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함께 저녁을 먹는 것이다.

기도를 드리는 동안 우리 가족은 많은 부분에 감사를 올렸다. 이런 감사의 기도 중에서도 온 가족이 함께 저녁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가장 큰 감사를 드리곤 한다. 혈우병은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질환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온 가족이 모여 축복받은 저녁을 함께 하지 못하고 병원에서 고통과 함께 누워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곤 한다.

   
▲ 미국에서의 추수 감사절은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온 가족이 함께하는 가장 큰 명절 중의 하나이다.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잊고 있는게 아닐까?

어머니는 주사약이 효과가 없는지 고통스러워 하는 자녀의 비명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아이의 침대 옆에서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그를 계속 돌보느라 허리가 아파 제대로 눕지도 못할 지경까지 왔다. 물론 편히 눕지도 못하겠지만 말이다. 아이의 아버지는 아이의 관절에 불이 붙은 것 같이 아파하는 아이와 함께 밤을 같이 지샜다. 그는 그렇게 밤을 하얗게 새웠지만 출근을 위해 움직이는 발걸음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아이의 부모는 이렇게 폭풍 같았던 밤을 지낸 후 좌초된 배처럼 너덜너덜해졌다.

부모는 아이가 병원에 있기에 보통의 일상에서 벗어난 생활을 하고 있다. 병원에서의 삶은 꼭 투명 인간이 된 듯한 느낌이다.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고 나도 그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 출혈 장애나 만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침대에 누워 그저 천정만 바라보며 고통이 가시기를 바라고 있다. 움직이지도 못하는 그들은 그저 누워서 비참한 감정을 느끼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아이들과 뛰놀 수 있다면, 친구들과 축구를 해 볼 수 있다면, 적어도 원반 던지기라도, 아니면 그저 평범하게 추수 감사절 식사 이후 영화관에 가서 아이가 좋아하는 팝콘을 먹어 볼 수만 있기라도, 아니, 그저 집에만 있을 수 있다면…

   
▲ 카잔드라씨는 한참 행복해야 할 추수 감사절에 아파하는 아들과 함께 병원에서 보낸 기억이 있다.

나는 과거에 아들이 걷지 못해 포장 음식을 싸 들고 병원에 가서 아이와 함께 저녁을 먹었던 추수 감사절을 기억한다. 나는 내가 어렸을 적 미래에 내가 겪을 추수 감사절이 어떨 것이라고 상상해보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이런 것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나마 가족 모두가 모여 저녁을 먹으면서 TV를 보았던 것이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우리 주변에는 온 가족이 둘러 앉아 감사의 기도를 하고 저녁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추수 감사절을 온전히 지낼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분들도 이번 추수 감사절에 기쁨과 감사의 마음이 가득하길 바란다. 추수 감사절의 가장 큰 의의는 어디에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와 함께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교훈을 뼈를 깎는 고통과 함께 울상을 하고 병원에서 휴일을 보냈던 과거를 통해 알게 되었다.

나 역시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다른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부모로부터 많은 교훈을 받았다. 나는 이번 추수 감사절에 어려운 시기를 그들의 아이와 함께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에게 감사의 기도를 드리려고 한다.

 

   
▲ 카잔드라씨가 전하는 혈우병 이야기

카잔드라 캄포스 맥도날드는 출혈 장애가 있는 가족을 위해 동기를 부여해주는 강사이자 작가, 그리고 환자 대변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중증 혈우병이자 항체 환자인 두 아들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를 작성하고 수 많은 발행물에 대한 기사와 블로그 글을 썼습니다. 카잔드라의 오빠인 로날드 줄리안 캄포스는 유아시기에 혈우병 합병증으로 사망했습니다. 그녀는 현재 남편인 조 맥도날드, 그리고 혈우병 항체 아들인 줄리안(21세), 케렙(12세)과 함게 뉴 맥시코의 리오 랜초에서 살고 있습니다.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

 

황정식 기자 nbkiller@hanafos.com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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