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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모필 Movie Feel> “베놈”

기사승인 2018.10.16  1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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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우 사회인이 쓰는 ‘응고되지 않은’ 영화평, 일흔 두번째

   
▲ 영화 <베놈>, 우락부락 근육가이의 이미지를 벗어던진 톰 하디 주연의 히어로물 영화

마블 코믹스의 대표 간판 스타, 스파이더맨에게는 그 명성에 걸맞는 다양한 빌런(악당)들이 존재한다. 아예 시니스터 식스(Sinister Six)라고 악당들 모임(닥터 옥토퍼스(샘 레이미 3부작의 2편에 등장), 샌드맨(샘 레이미 3부작에서 3편에 등장), 미스터리오(스파이더맨 : 파프롬 홈에서 등장 예정), 일렉트로(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서 등장), 크레이븐 더 헌터, 벌처(스파이더맨 : 홈커밍에서 등장))를 비롯하여 시니스터 트웰브(12명의 악당…)까지 개성 충만한 악당들로 인해 스파이더맨의 인기가 더 높지 않았나 생각된다.

   
▲ 마블 코믹스에서의 베놈, 확실히 샘 레이미의 베놈과는 차이가 있다.

그 중에서 베놈은 이미 샘 레이미의 3부작 영화에서 스파이더맨3의 메인 빌런으로 출연했다. 우주에서 날아온 외계 생명체가 스파이더맨에게 붙었다가 이후 같은 회사를 다니(다가 짤린)던 에디 브록에게 붙어 악당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때의 베놈이 자신만의 영화로 복귀했다. 보통 미국의 코믹스(마블이나 DC와 같은)는 선과 악을 구분하여 영웅과 악당의 분류가 명확한데 악당이 주인공인 영화? 찾아보면 없지는 않다(과거 DC의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그 예). 이런 악당이 주인공인 영화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

   
▲ 샘 레이미 3부작에서의 베놈, 특징이라면 스파이더맨에게서 옮겨왔기에 가슴에 거미 문양이 있고 좀... 체구가 작다는거?

베놈은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외계 생명체이다. 영화는 이런 고증을 반영하듯, 우주에서 외계 생명체를 연구하던 라이프사의 우주선이 지구로 귀환하다가 추락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우주선은 말레이시아에 불시착했는데 비행기도 아니고 우주선 불시착에 생존자가 한 명 발견이 된다! 하지만 그는 외계 생명체인 심비오트의 숙주로 추락에서 살아남은 것이었으며 결국 병원으로 후송되는 구급차 안에서 구급 대원을 숙주로 삼고 이동하기 시작한다.

   
▲ 북미판 포스터에 사용된 베놈의 모습, 원작자도 베놈 그릴 때 꽤나 고생했을 것 같다.

한편 기업의 부조리를 캐내는 기자인 에디 브록(톰 하디 분)은 라이프사의 사장 칼튼 드레이크(리즈 아메드 분)의 인터뷰에서 거침없는 질문을 하다가 회사에서 짤리고 만다. 그는 하루하루 직장도 구하지 못하고 좌절속에 지내다 라이프사에 근무하고 있다는 도라 스카스(제니 슬레이트 분)를 만나 자신이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반인륜적인 실험이 자행되고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도라와 함께 라이프사에 잠입하게 되는 에디, 하지만 알고 지냈던 노숙자 여성이 실험 대상인 것을 보고 그녀를 꺼내주다가 실험체인 심비오트의 숙주가 되어버리고 만다.

   
▲ 인간의 우월한 발명품 MRI, 혈우병 환자에게도 익숙한 이 기계는 베놈을 괴롭히는데에도 쓰인다!

이후 라이프사의 경비원들을 따돌리면서 도망치는 에디, 그는 과거에 없었던 엄청난 신체 능력으로 경비원들을 제압하고 집에 도착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머리 속에서 울리는 이상한 음성과 주체할 수 없는 배고픔에 쓰레기통까지 뒤져가며 먹지만 이윽고 정신을 차리자 자신의 몸이 과거와 같지 않음을 느낀다. 한편 드레이크는 심비오트가 숙주로 삼고 살아갈 수 있는 적합한 몸이 바로 에디라는 것을 알아내고 그를 생포해오라고 명령한다. 이에 에디의 집에 들이닥친 드레이크의 무장 경비원들, 드레이크가 직접 고용한 베테랑 용병들로부터 에디는 자신의 바이크를 타고 도망가지만…

   
▲ 이 영화에서는 쉬-베놈(She Venom)도 나온다. 짧지만 강렬한(키...스?) 등장으로 관객들에게 각인된 캐릭터.

이 영화는 스파이더맨이 나오지 않는 스파이더맨 영화이다. 즉, 히어로가 주인공이 아닌 빌런이 주인공인 스핀오프 영화, 물론 후속작을 위한 악당의 소개영화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베놈은 과거 다른 히어로물 영화와는 달리 원작에 충실하고 구현도 잘 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에서는 영화적인 재구성에 의해 베놈이 스파이더맨 비슷하게 나왔지만 이번 영화 베놈에서의 베놈은 그 덩치도 코믹스와 마찬가지로 크고 우락부락 근육에 기괴한 모습은 과거에 상상했던 그 베놈의 모습과 일치한다.

   
▲ 샘 레이미의 베놈과 영화 베놈에서의 베놈 비교, 확실히 더 괴기스럽고 징그럽다.

이 영화의 백미는 역시 CG 효과, 스파이더맨이 뉴욕 시내를 스파이더웹을 통해 쭉쭉 날아가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 영화 베놈은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심비오트의 특성을 잘 살려 악당(?!)과의 전투에서 우리가 상상할 수 없었던 그런 움직임을 보여준다. 물론 CG 떡칠이라며 거부감을 나타내는 사람도 없지않아 있지만 그래도 베놈이 벌이는 액션신은 상당히 봐줄만하다. 그리고 베놈의 괴기스러운 외형과 말할때마다 보이는 엄청난 치아(?), 그리고 긴 혓바닥(…)은 샘 레이미의 베놈과는 완전 딴판이다.

   
▲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에디를 숙주로 삼은 베놈(좌측)과 드레이크를 숙주로 삼은 라이엇(우측)의 최후 결투신, 이쯤되면 화면 전환으로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베놈의 원작 코믹스를 읽어보지 않아 정확히 베놈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라이프사에서 진행한 심비오트 인간 대상 임상 실험은 정말 드레이크를 베놈보다 더 악렬한 악당으로 만드는데 일조한다. 아무리 우주 개발에 열정이 있다고는 하지만 단 한번의 동물 실험 성공으로 인체 대상 실험을 하다니… 그것도 아무런 조치 없이 그냥 산체로… 물론 현실에서는 그런 일은 없겠지만 영화 베놈을 보고나니 임상시험의 위험성이 다시금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 자주보면 익숙해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

- 샘 레이미의 베놈과는 다른 느낌! 강렬한 그의 파워!

- 매드 맥스 이후로 만나는 톰 하디! 심비오트 없어도 그는 강하자나?

- 미쉘 윌리엄스 예뻐요!

 

이런 분들은 좀…

- 아아… 이 영화 15세 관람가 아닌가요? 왜 자꾸 콰직 콰직…

- 뭔 영화의 배경이 죄다 밤이야, 안그래도 베놈 검은색인데 안보이네…

- 악당이 악당을 잡으면 착한 놈이 당하는 건가? 복잡하네.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

 

황정식 기자 nbkiller@hanafos.com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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