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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를 통해 알아가는 혈우병

기사승인 2018.08.31  12: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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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우병 자녀에게 농구와 같은 심한 스포츠 활동을 허락해야 할까?

혈우병을 앓고 있는 아이에게 축구, 농구 등 격렬한 스포츠 활동을 말려야 할까, 시켜도 좋을까? 이 주제는 혈우병 환자라면 모두 잘 알고 있는 케케묵은 질문이지만 지난 여름캠프에서 있었던 청년 토론 배틀의 결승 주제로 나올 만큼 찬성과 반대가 팽팽히 맞서는 문제이다. 토론 배틀에서는 “자녀에게 스스로 다른 놀이를 찾을 수 있도록 부모가 교육시켜야 한다.”라는 논리를 펼친 배두한 토론자가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반대 의견을 펼친 오성준 토론자를 포함하여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충분히 많다고 할 수 있다.

   
▲ 혈우병을 가진 어린 아이의 스포츠 활동, 시켜야 할까 말려야 할까?

혈우병 항체 환자를 키우고 있는 카산드라씨도 마찬가지 딜레마에 빠졌다. 아이의 독립심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구기 종목과 같은 경쟁 스포츠도 중요한데 이미 손상된 관절이 걱정이고, 손상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출혈이 걱정이다.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고 다른 스포츠를 시킬 수 있을까? 카산드라씨의 이야기를 통해 그녀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   #   #

케렙(Caeleb)은 이번 주에 7학년(우리나라의 중학교 1학년에 해당)이 시작되는 것을 아주 즐기는 듯 하다. 새로 이사한 곳도 마음에 들어하고, 새로운 학년이 되는 것도 좋아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가 지금 제일 하고 싶은 것은 농구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12살짜리 소년이 농구를 하며 논다는 것은 정상이라고 말하겠지만, 그의 유일한 놀이의 경험은 여름 방학 동안 집 앞 차도에서 혼자 논 것이 전부이다. 당연하겠지만 농구와 같은 육체적 경쟁을 해야 하는 놀이가 아닌 것들로 말이다.

나의 용감한 아들은 팀에 나가기를 원하고 만약 팀에 나간다면 유능한 농구 선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나는 아직 내 아들의 운동 신경이 잘 가다듬어지지 않아 훈련을 받으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그는 혈우병 환자이고 또 항체 환자이다. 그가 농구 코트에서 뛰는 것을 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과격한 운동을 제한하는 것에 대해 그가 실망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무엇보다 그가 육체적으로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 물론 부모의 마음이 이해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한번의 관절 손상은 돌이킬 수 없는 관절염으로 이어지며 결국엔 관절을 아예 못 쓰게 되는 단계까지 가기 때문이다.

나는 그가 골프와 관련된 직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제대로 성공한 것이 없다. 무엇보다 이미 그의 무릎과 발목은 자신의 나이 때의 아이들과는 달리 이미 손상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사실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운동 경기를 통하여 아이가 승부욕을 느끼고 공정한 경쟁을 통한 승리의 기쁨과 패배했을 때의 도전의식 등을 배우지 못한다는 것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나는 혈우 센터의 혈액학자인 쉬레이 아브라함(Shirley Abraham)을 만나서 헴리브라(Hemlibra, emicizumab-kxwh)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러 케렙과 함께 방문했다. 우리가 그녀를 만나 대화하는 동안 우연찮게 스포츠 활동이 주제로 떠 올랐다. 아브라함 박사는 케렙에게 이러한 활동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의 어깨는 곧바로 축 늘어졌고 바닥에 떨어진 그의 시선에 그가 매우 실망했음을 즉시 알 수 있었다.

   
▲ 십대에 접어들기 시작한 남자 아이들에게 농구란 가장 멋있고 재미있는 놀이이다. 이 것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많은 심적 고통이 뒤따르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안심시키면서 “케렙, 지금 농구를 ‘절대로’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야.”라고 말했다. 나 역시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가 ‘절대(No)’라고 말하지 않았음을 상기했다. 물론 케렙의 입에서 그가 어떻게 느꼈는지에 대한 대답을 듣지 못한다면 그녀가 한 말이 크게 의미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케렙이 이러한 경험을 가끔 겪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가 언젠가는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자기의 생각을 그의 입으로 말하리라 생각했다.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센터를 떠났다. 비록 케렙이 농구와 관련하여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을 직접 듣지 못했지만 나와 내 아들은 궁극적으로 농구 팀에서 친구들과 함께 경기를 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혈우병 아이를 낳은 것부터 모두 처음 겪는 일의 연속이지만 오늘 또다시 처음으로 혈우병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지 않다고 느꼈으며, 앞으로 그를 멈추지 않고 뛰게 할 원동력이 그에게 생겼다고 생각했다.

이제 그는 신발끈을 동여매고 자유투 연습부터 시작 할 것이다.

   
▲ 카산드라씨가 소개하는 혈우병 이야기

카잔드라 캄포스 맥도날드는 출혈 장애가 있는 가족을 위해 동기를 부여해주는 강사이자 작가, 그리고 환자 대변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중증 혈우병이자 항체 환자인 두 아들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를 작성하고 수 많은 발행물에 대한 기사와 블로그 글을 썼습니다. 카잔드라의 오빠인 로날드 줄리안 캄포스는 유아시기에 혈우병 합병증으로 사망했습니다. 그녀는 현재 남편인 조 맥도날드, 그리고 혈우병 항체 아들인 줄리안(21세), 케렙(12세)과 함게 뉴 맥시코의 리오 랜초에서 살고 있습니다.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

 

황정식 기자 nbkiller@hanafos.com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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