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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석하지만 혈우병 신약은 더 이상 기대하지 말자.

기사승인 2018.07.31  05: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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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한 진실, 어두운 국내 혈우사회의 미래

   
▲ 여길 어찌 건너가라고…

‘롱액팅’이라는 새로운 치료제를 놓고 혈우사회에서는 그저 담담한 상황이다. 최근에 반감기를 늘린 이 치료제가 복지부 허가를 모두 마쳤다. 빠르면 오는 9월부터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이후 출시될 새로운 치료제의 도입은 우리나라 여건상 막막해진 것 같다.

앞으로 새로운 치료제로는 논-팩터 치료제, 또는 유전자치료 등이 거론되고 있다. 논-팩터 치료제라는 것은 쉽게 말해서 혈우병 환자들에게 결핍되어 있는 해당 응고인자를 체내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응고를 방해하는 물질’을 없애는 방법으로 접근하는 새로운 이론의 치료법이다. 또한 유전자치료는 말 그대로 혈우병환자의 유전자를 직접 교정하는 완치개념의 치료법이다.

특히 유전자 치료에 우리 혈우사회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유전자 치료는 불편한 진실을 내포하고 있다. 아직은 ‘안전하다’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이른 시점이기 때문이다. 연구는 계속되고 있으며 혈우사회에 유전자 치료의 장점은 기대심리와 부합하면서 급물살 타는 것 같지만, 반면 그 리스크(위험)에 대한 부분은 잘 알려지지 않고 간과되고 있다. 학회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유전자 시술을 시도한다고 해서 모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유전자 치료는 1회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아가 두 번째 시술 때는 그 위험성이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안전성이 담보되어 있는 현재의 치료제를 포기하고 위험성이 남아 있는 유전자치료로 대체한다는 것은 어쩌면 무모한 짓일 수 있다. 연구자들은 이 부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안전성이 담보될 때까지는 유전자 치료에 대해 적극적 권유를 하지 않는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희망적인 이야기를 할 때나 사용되는 그저 말장난에 불과한 단계이다. 애석하지만 불편한 진실이다.

유전자 치료에 임상 참여자의 수도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안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데이터가 너무 적다. 혈우병 치료에 선진국이라는 환우들은 이런 말은 한다. “안전한 치료제가 있는데 왜 모험을 하지?” “편리하다는 건 좋지만 그 편리를 위해 죽음을 각오해야 할까?”라는 말들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소 괴리가 있다. 우리는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이 높지 않은가 말이다.

일부 혈우병 경제학자들은 이런 말을 한다. (엄밀히 말하면 이런 직종은 없지만 혈우병치료제의 상업적 접근을 하는 이들을 총칭해 이렇게 불러본다.)

“선진국 환우들은 현재의 혈우병 치료제로 충분히 몸 관리가 되고 있기 때문에, 유전자 치료법은 후진국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해 볼 수 있다.”

매우 무서운 말이다. 후진국 환우들은 현재 우리환우들이 사용하고 있는 치료제의 가격이 그들 국가의 재정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싸기 때문에 그들 나라의 환우들은 치료에 적정한 양을 충분하게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안전성이 담보되지 못한 유전자 치료로 접근하자는 것이다. 개발도상국 환자들은 예방요법은 커녕 1차적 치료도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통증과 장애로 하루하루 보내야 하는 실정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혈우병 치료제의 국제 가격에 비해 국내 가격이 매우 싸다는 것이다.)

   
▲ 이런 심각한 현실을 이해할 수 있을까?

좋든 싫든 어쨌건 우리는 혈우병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국내기업 녹십자가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다국적 혈우병 제약사 샤이어와 화이자를 비롯해 노보노디스크까지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생산 시설까지 국내에 도입되었더라면 더욱 좋았겠지만) 이들 기업이 국내에 안정적으로 정착해서 혈우병 치료제를 생산 또는 공급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환우들의 치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 국가에서 다양한 혈우병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혈우병 환자들에게 치료의 옵션이 다양하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긍정적인 평가로 보고 있다. 이렇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적정한 가격이 유지되어야 한다. 만약 기준 가격이 낮아지고 치료제만 다양해진다면 앞으로의 신약 치료제 도입은 그만큼 멀어질 수밖에 없다. 혈우사회에 경제논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쉬운 말로 새로운 치료제가 나오면 비싸게 팔 수 있는 국가에 먼저 출시하게 되는 것이고 값싸게만 고집하는 국가에는 어쩔 수 없이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제 내가 말하고 싶은 결론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애석하지만 신약은 더 이상 기대하지 말자.”라는 이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사실 이번 롱액팅 치료제의 가격과 보험급여 기준을 보니 앞날이 캄캄해졌다. 보험급여 기준이 식약처 기준에 반쪽이고, 약가도 신약기준으로 적용받지 못한 최저 가격이다. 정부는 혈우병 환자들을 위해 새로운 치료제의 보험급여를 인정하였다고 떠벌일 수는 있겠지만 처방 기준을 보니 한숨만 나온다. 약가라도 높았다면 처방량을 적정량으로 조정하면서 가격인하라도 시도해 볼만한 여지가 있었겠지만 가격이 턱없이 낮다. 이것도 아닌 저것도 아닌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차세대 치료제가 도입될 수 있겠는가? 어쩌면 정부가 나서서 우리 환우들에게 유전자 치료 임상을 권장해야하는 불편한 상황이 발생될지도 모른다. 이제 공은 코헴회로 넘어 온 셈이다. 환우회의 그 역할과 기능을 예의주시 해 본다. 

[헤모라이프 김승근 주필]

 

김승근 기자 hemo@hemophilia.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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