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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공동체에서 도울 수 있는 것 찾고싶어"

기사승인 2018.07.24  10: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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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릴레이인터뷰] 혈우환우 최초 성형외과 전문의 정재민 원장

한국의 등록된 혈우병 환우는 2300여 명이다. 그 환우의 가족들과 의료진, 환우협회와 보건당국, 복지단체와 제약산업 관계자까지 포괄하여 '혈우 사회'라 부르는 건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것 같으면서도 모르고, 내밀한 부분까지 터놓고 이야기 할 공간도 많은 것은 아니다. 본 '릴레이인터뷰'를 통해 한 번 서로의 맨얼굴을 바라보고 이야깃거리를 털어보자. '너와 나의 연결 고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시즌3 현재 릴레이 순서) 김은기 위원장 – 조수호, 조진원 형제 – 황정식님 - 조진기님 - 이명림님 - 이귀병님 - 전수지 간호사 - 이승민님 - 이남일 간사 - 지현승님 - 조달호님 - 김종필님 - 김수섭 아버님 - 김선경 복지사님 - 김진규님 - 김연수님 - 장영진님 - 이강안님 - 김대봉님 - 이상훈님 - 정재민님

 

   
▲ 혈우환우 최초 성형외과 전문의로 활약하고 있는 정재민 원장을 인터뷰했다.

이상훈 원장의 릴레이를 이어받은 건 대구에서 성형외과를 하고 있는 정재민 원장이다. 지금까지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만나본 환우들 중 가장 호기심 가고 매력적인 직업의 주인공이 아닐 수 없다. 정재민 원장을 찾아 대구의 핫플레이스인 동성로 한복판으로 들어갔고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성형외과를 찾기란 어렵지 않았다. ‘성형외과’하면 서울 강남만 떠올렸는데, 이곳 규모와 북적이는 손님들에 취재진들 모두 적잖이 놀랐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러한 성과가 혈우인으로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부단한 자기개발로 일궈낸 정재민 원장의 노력의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8층 브리핑룸에서 그를 만났다.

 

Q. 소개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정재민이라고 합니다. 1976년생이고요, 지금은 대구에서 성형외과를 개원하고 있습니다. 혈우병 A형 중증입니다. 저도 아닐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수치를 보니까 중증에 해당되더라고요.

Q. 상당히 건강해 보이세요. 예방요법은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일주일에 2회 정도 하고 있는데, 규칙적으로 하지는 못하지만 거의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좀 게으르다 보니까 아내가 옆에서 도와주고 있습니다.

   
▲ 김태일 기자(좌)와 하석찬 기자(우)가 질문하고 정 원장이 답하다

Q. 하시는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신다면?

성형외과는 다들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잘 알고 계실 것 같은데, 제가 하는 파트는 미용 부문이어서 성형외과 중에 제일 의사 같지 않은 일이죠. 환자라고 하기에는 좀 그런데 (하하하) 아픈 분들을 보는 게 아니고 더 젊어지거나 예뻐지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수술이나 다른 시술들을 이용하는 게 제가 하는 미용성형외과 파트입니다. 성형외과는 보통 미용파트만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대학병원에서는 정상적인 기능이나 외형을 잃으신 환자분들을 다시 정상적인 기능이나 외형으로 돌려놓는 재건파트도 있죠. 유방암 수술을 하고 절제한 유방을 재건해준다거나 아니면 다친 팔 다리의 피부를 덮어준다거나 재건하는 것을 말해요. 제 아내도 성형외과 의사인데, 대학병원에서 가슴 재건쪽을 하고 있고, 저는 미용쪽을 하고 있어요.

   
▲ 병원 엘리베이터에 안에서 먼저 만난 정재민 원장의 프로필

Q. 우리 혈우환우들도 성형수술을 받을 수 있나요?

네. 있어요. 실제로는 성형의 필요성이 어느 정도나 있느냐라는 것이 중요한데요. 아파서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할 것 같으면 환우라고 해서 치료를 못 받을 것이 없겠지만 미용성형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굳이 필요에 의해서 안 받아도 되는 경향도 있지만, 원한다고 하면 다른 분들과 조건을 똑같이 맞추면 돼요. 보통 과도한 출혈을 우려하기 쉬운데, 헤모필리아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 중에도 그런 조건을 가진 분들이 많아요. 최근에는 나이 드신 분들 중 혈전 문제 때문에 치료적으로 아스피린을 예방적으로 복용하거나 혈액응고가 안 되는 약들을 복용 하는 경우가 있죠. 그런 분들은 간단한 눈 수술을 하기 위해서라도 그 약을 끊어야 하는데 실제로 끊을 수 없는 분들이 많거든요. 하지만 우리 혈우환자분들은 어쨌든 주사를 맞으면 정상적인 수치에서 수술을 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성형외과 수술 중 가장 방해가 되는 것들이 출혈인데, 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약이라든지 음식 같은 것들을 자제해야죠. 혈우환우들도 수술 할 수 있고 실제로도 저한테 수술 받은 환우들도 있습니다.

Q. 성형외과 경력은 얼마나 되셨나요?

의대를 졸업하고 2001년부터 의사생활을 시작했어요. 전문의가 된 것은 2007년도에 전문의자격증을 따고 대학병원에서 2년 정도 임상강사를 하다가 2008년도 말쯤에 개원을 했어요. 여기가 대구의 중심지인데, 여기 근처에 성형외과가 다 모여 있어요. 저는 그 당시에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작게 개원을 하다가 후배들과 마음이 맞는 다른 분들과 합쳐서 2011년도에 이 자리로 옮겨왔어요. 그 다음부터 층수를 조금씩 늘려가면서 확장을 하기 시작했어요. 개원한지는 올해가 10년째 됩니다.

   
▲ 대구 젊은 거리 중 하나인 동성로 한복판에 위치한 정 원장의 병원

Q. 혈우환자들 인공관절 수술 후에 흉터가 상당히 크고 진하게 남는데 이런 것도 성형외과적인 치료가 가능할까요?

성형외과적으로 흉터치료는 가장 기본적인 것에 속하지만 가장 어려운 치료 중에 하나입니다. 우리 혈우병 환자분들이 생기는 흉터 대부분이 관절쪽에 많이 생기는데요, 환자가 아니더라도 일반인들이 수술을 받고 무릎 같은 관절쪽에 흉터가 생기면 그건 흉터수술의 대상이 되지를 않아요. 흉터치료를 하고 나서 제일 중요한 게 그 뒤로 흉터가 안 생기기 위해서 고정이 되어야하고 움직이지 않아야 하는데, 관절부분이라 움직이지 않을 수 없다보니 일반인들도 그쪽에 있는 흉터들은 크기가 크기 마련이에요. 레이저 치료가 조금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는 않습니다.
제가 환자들에게 권한다면, 흉터가 볼록하게 올라오는 형태로 되다보니까 시중에 흉터 연고나 실리콘 패취를 붙여서 흉터를 줄일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기자 : 효과가 좋은가요?) 원하는 정도로 확 좋아지지는 않지만 예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도 얼굴을 다치고 나서 살색 패치로 붙여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지금도 흉터가 약간은 있지만 잘 안보이게 되었죠. 패치 형태가 연고보다는 일반적으로 효과가 더 좋습니다. 예전에는 의사 처방을 받아야 했지만, 지금은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 혈우환우들도 충분히 성형수술을 할 수 있고, 여타 치료에 있어서도 성형외과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는 정 원장

Q. 병원에서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음... 저희는 성형외과이다보니까 일반 환자들을 대하는 것과는 조금 달라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라고 하면 좀 이상하지만, 하하하 여러가지 일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주로 환자분들이 예민해서 생기는 문제들이 좀 많은데, 심한 경우는 환자들이 성형결과에 만족하지 못해 병원에서 싸움이 나는 경우도 있어요.
아, 대학에서 수련할 때 제가 치료하던 화상환자 중에 한 분이 밤 12시에 외출을 나가고 싶다고 하는 거였어요. 주치의의 싸인이 있어야 해서 가지 말라고 계속 얘기를 드렸는데도 "딸이 자기를 너무 보고 싶어 한다"면서 이유를 대시길래 주치의 선생님께 싸인을 직접 받고 보내드렸는데 알고보니 그분이 방화살인 용의자였더라고요. 나중에는 경찰하고 같이 병원으로 돌아왔는데, 경찰측과 조서를 작성할 때 그 분이 "딸을 보고왔다. 보내줘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성형외과를 하다보면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 환자는 주로 화상환자분들이에요. 우리는 최선으로 치료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분들은 치료 속도도 느리고 고통이 너무 크다보니까, 환자와의 관계가 처음에는 거의 원수처럼 지내다가 나중에는 돈독해지거든요.

Q. 결과에 만족 못하는 환자들은 붕대를 풀면서 연예인 같은 외모를 상상을 했다가 그렇게까지는 안돼서 불만을 표현하나요?

그렇죠. 생각해보니까 그런 분이 몇 분 계셨는데, 저희한테 수술을 하시고 연예인까지는 아니어도 TV에 출연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거든요. 어떤 남자분이 찾아와서 저한테 사진을 내밀면서 “이렇게 얼짱을 만들어달라”고 하길래 "이 사람이 누구냐"라고 물어보니까, 본인이 자기 얼굴을 뽀샵한 거라고 하더라고요. "왜 이렇게 만들어야 하냐"고 물어보니까, 그분이 "이미 그 사진을 여기저기에 올려서 얼짱이 되어있다"고 하면서 "꼭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라는 거에요. 그래서 완벽하게 만들기는 불가능하니까 사진에 맞춰서 눈 뿐만 아니라 코하고 전체적으로 성형을 했는데 본인도 만족을 했어요. 그리고 수술도 했으니까 화보 찍어서 병원광고도 좀 하라고 권했었는데... 한참 후에 보니까 그분이 TV에 나오면서 우연찮게 저희 병원까지 언급돼 나온 적 있었어요.
그리고 저희 병원에서 보조개 수술을 한 친구가 슈퍼스타K에 나가서 심사위원들에게 “보조개가 너무 매력적이다”라고 칭찬을 받으니까 “만든 거에요”하고 너무 쿨하게 답하는 게 방송에 나와서 포털에 ‘그 병원이 어디냐’ 한참 이슈가 돼서 재밌었던 적이 있네요.

   
 

Q. 일 하시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아프지 않은 정상적인 분들을 수술하는 거라 제가 성형외과에서 처음 일할 때에는 멀쩡한 피부에 칼을 댄다는 게 굉장히 부담됐거든요. 아픈 곳이나 도려내야 하는 곳에 칼을 댄다면 그렇지 않을 텐데, 멀쩡한 사람한테 칼을 대서 결과적으로 망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었거든요. 똑같은 결과를 가지고도 환자분에 따라서 만족하는 부분이 있고, 본인 생각이 좀 다르면 객관적으로는 좋아졌지만 주관적으로는 '괜히 수술했다'면서 굉장히 불행해지는 경우도 있어서 그런 분들이 제일 힘들죠. 제가 해드릴게 있고, 나아질 수 있는 게 있으면 그렇게 해드리면 편한데, 더 이상 나아질게 없고, 많이 좋아졌는데도 본인은 계속 우울하다든지, 죽고싶다는 얘기를 할 때가 제일 힘들어요.
그리고 제가 성형외과를 선택한 게, 의사로서 수술을 하면서도 가능한 덜 힘들게, 즉 서서 하지 않는다는 점과 힘을 많이 쓰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성형외과를 택했거든요. 그렇다 하더라도 수술은 어디까지나 몸으로 때워야 하는 것이다 보니까 몸이 아프면, 특히 팔에 출혈이 있으면 수술하는데 지장이 있는 정도에요.

Q. 혈우병을 극복하며 꿈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아~ 힘이 된 것이 있다고 한다면 하하하 혈우병 때문에 고등학교 때 약간 힘든 시기도 있었는데... 저보다 더 힘들어 하셨던 분이 바로 저희 어머니였어요. 이건 어머니와 연관된 에피소드일 수도 있는데요. 제가 중학교 때 어머니께서 저를 성당에 다니게 하셨어요.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다녔었는데, 나중에 어머니께서 해주신 말씀 중에 "재능은 있는데 나중에 신체적인 문제 때문에 좌절을 했을 때 신부가 되는 게 참 괜찮아 보인다. 신부님이 멋있어 보인다" 라는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냥 몸이 조금 불편한 정도로 생각을 했었는데 점점 혈우병을 알게 되면서 앞으로 진행이 어떻게 되고 다른 분들은 어떻게 됐다는 걸 알게 되니까 힘들어 지더라고요. 그래도 옆에서 "힘든 거 더 안다" 해주신 분도 어머니셨어요.
의사가 된 것도 사실은 일단 어머니 기대에 조금이나마 부응하기 위해서 열심히 한 것도 있어요. 실제로는 중고등학교 때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았는데 하하하... 어머니 생각에, 잘하는데 몸이 아파서 못한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계셨던 거죠. 저도 나중에는 세뇌가 돼서 그런지 내가 잘하는 걸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하하하. 그리고 병원에서 수련과정을 밟을 때 어머니께서 병원 옆에 방을 하나 얻어서 제가 수련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어머니가 아니었으면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거치면서 제 능력과 의지만으로는 이렇게 제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는 없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어머니께 감사드려요.
그리고 현재는 아내가 큰 힘이 되어주고 있어요. 아무래도 같은 의사에 전공까지 같아서 힘든 점들을 잘 이해해 주고 저의 일을 지지해 줍니다. 아들이 한 명 있는데 이 녀석도 항상 비타민 같은 존재예요.

   
▲ 정 원장의 어머니는 한국혈우재단의 대구경북지역 복지사인 김영자님이다.

Q. 가장 갖고싶은 초능력이 있다면?

글쎄요. 질문내용이 좀 뜻밖이라서 저도 좀 당황스러운데, 하하하 가장 갖고 싶은 능력은 힐링? 치유능력을 갖고 싶어요. 제 몸이 낫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을 힐링시켜 줄 수 있다면 그게 제일 갖고 싶은 초능력이고요. 그 다음으로 갖고 싶은 게 있다면 초능력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최면능력... 마음을 조종하는 게 아니라 긍정적인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해서 사물을 좀 똑바로 볼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분들은 사진을 보여드려도 "사진일뿐이다 직접 보면 안 그렇다. 사진에서 안 보이는 게 자기 눈에는 보인다"라는 경우가 많거든요. 상처가 있으면 힐링을 하면 되지만, 이건 마음의 힐링이다보니까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는 초능력이 있으면 좋겠어요.

Q. 여름휴가 계획을 세워보신다면?

제가 성형외과를 개원하면서부터 환자가 많은 여름하고 겨울은 휴가를 못 갔어요. 만약에 여름에 간다면 시원한 곳으로 가는 게 맞는데, 저는 조금 더 더운 곳으로 가서 그곳에서 시원한 것을 찾고 싶어요. 여름에 동남아 가서 진짜 시원한 물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언젠가는 어머니 모시고 저희 가족과 누나, 동생하고 같이 여유있게 여행을 다녀오는 게 앞으로의 목표이긴 한데, 하핫 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 수술실에서의 정재민 원장 (@카톡프로필)

Q. 원장님의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

당황스러운 질문이네요. 생각해보니까 "이런 목표를 가지고 최종 꿈을 가져야지"라고 하는 것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냥 단기적으로 언제까지는 이런 게 되고 싶다라는 게 있었죠. 학생 때는 의사가 되고 싶다. 의사가 되고나선 어떤 과를 가고 싶다. 어떤 과를 가게 되면 이 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등... 개원을 하고는 학교 때 생각했던 것과는 좀 멀어지기는 했지만, 학술적인 부분이나 발표에 있어서 경험을 쌓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죠. 성형외과는 다른 과와 다른 게 있어요, 개원의들이 대학에 있는 분들보다 더 많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더 유명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것을 좀 이루고 싶었는데, 완전히 다는 아니지만 개원하고 열심히 해서 어느 정도는 발표도 많이 하고 이름도 나름대로 알렸어요.
지금은 최종적인 꿈이 작을 수도 있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좀 더 안정적으로 돌아가게 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보고 싶어요. 그 중 하나가 거창하지는 않아도 환우들에게 관심을 좀 가져서 세계혈우연맹 같은 글로벌 혈우병 공동체에 참여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고 도와드릴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찾아보고 싶어요.

   
▲ 2008년 터키에서 열린 세계혈우연맹총회에 참석했을 당시 30대 초반의 정재민 원장(좌측 두번째)

Q. 다음 릴레이 주자 추천과 그 이유는요?

저는 의사생활을 하면서도 아직까진 우리 환우분들과 밀접하게 관계된 일을 하며 살고 있진 못합니다. 앞으로는 제가 의사로서 하는 일 외에 환우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실천하고자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저를 추천해 주신 분이 이상훈 원장님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의대에 들어갔을 때 ‘환우 중에 의사는 없다’라고 알고 있었는데요, 알고 보니까 저보다 먼저 의사하신 분들도 계시고 자신이 의사라는 사실을 조금 알리지 않고 계시는 분들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릴레이 인터뷰에 추천해 드리고 싶은 분은 같은 대구에서 한의원을 개원하고 계시는 김근우 선생님이십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릴레이에서 이상훈 원장을 만났을 때처럼 자신의 영역에서 기반을 다진 전문직 종사자, 특히 의사로서 이제는 혈우환우들 곁에서 더 의미 있는 힘을 보태기 위해 에너지를 응축하고 있는 한 멋진 남자의 모습을 정재민 원장에게서도 찾을 수 있었다. (간 김에 눈 크게 하는 견적도 알아볼까 했는데 바쁜 것 같아 그만두었다.) 대구에선 곧 ‘폭염축제’도 열린다며 놀러오라는 정 원장의 권유를 뒤로 하고 서울로 향했는데, 요새 같은 더위에 생각해 보니 이런 폭염도 열정으로 바꾸어버리는 힘이 대구사람들에게는 있지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뜨거운 여름, 건강한 V라인으로 자신감과 행복을 나누어주고 있을 그도 휴가에서 시원한 휴식을 찾길 바라며, 소중한 이야기 들려준 정재민 원장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

   
▲ 인터뷰 후 헤모라이프 편집팀과 함께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김승근 주필 유성연 하석찬 기자 / 사진영상 황정식 기자]

 

김태일 기자 saltdoll@newsfinder.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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