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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모필 Movie Feel> “로건 럭키”

기사승인 2018.07.06  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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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우사회인이 쓰는 '응고되지 않은' 영화평, 예순 여덟번째

   
▲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로건 럭키>, 최근 개봉한 <오션스 에이트>도 이 사람 작품이다(왠지 코미디 범죄 영화가 주 특기인듯?).

영화의 장르 중에는 범죄(Crime)라는 장르가 있다. 분명히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지만 영화라는 매체 자체가 스크린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매체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악당이 나쁜 짓을 저지르는 영화도 꾸준히 사랑받는 영화의 영역이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범죄 영화가 실제로 현실 세계의 범죄의 교과서가 된다는 점이 단점이긴 하지만 말이다.

   
▲ 하나뿐인 딸을 끔찍히도 아끼는 딸바보 아빠 지미.

영화 <로건 럭키>는 범죄 영화이다. <굳펠라스>처럼 심각한 조폭 영화가 아닌 <오션스 일레븐>처럼 가볍고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이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봤다가 화려한 출연진에 한번 놀래고 엔딩 크레딧을 보며 유명 감독의 작품이라는데 한번 더 놀랬다. 이 영화의 감독은 <트래픽>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스티븐 소더버그’의 작품이며 <G.I. Joe : 전쟁의 서막>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채닝 테이텀’이 주연과 제작을,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의 ‘애덤 드라이버’, 그리고 <007 시리즈>로 유명한 ‘다니엘 크레이그’까지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 '톰 크루즈'와 결혼해 유명했던 '케이티 홈즈', 지미의 전부인으로 나온다. 과거에 미모는 어디에 ㅠ.ㅠ

건설 현장에서 트랙터를 몰며 열심히 일하던 ‘지미 로건(채닝 테이텀 분)’은 어느 날 상사로부터 다리를 전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하게 된다. 트랙터를 모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항변하지만 문제는 그가 이력서에 해당 내용을 제대로 적지 않았다는 것. 그의 동생은 이라크에 자원하여 파병을 나간 군인 출신이지만 돌아오는 길에 사고로 왼손을 잃은 상이군인이다. 과거 이력과 할 수 있는 일의 제한으로 술집의 바텐더로 하루하루 벌어 먹는게 고작인 ‘클라이드 로건(애덤 드라이버 분)’. 이 둘은 인생의 역전을 노리고 금고를 털 계획을 세운다.

   
▲ 바텐더를 하며 하루하루 벌어먹고 살고 있는 동생 '클라이드', 외팔이지만 형과 마찬가지로 자기 할 일은 다 한다.

이들이 털려고 하는 금고는 바로 나스카 레이싱이 열리는 레이싱 경기장의 중앙 금고, 이 경기장은 판매 수익 모두를 한곳에 모았다가 나중에 정산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경기장 주변의 싱크홀을 메우는 공사를 하다가 지미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어 알게 된 것이다. 지미는 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사람들을 모으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사람이 바로 폭탄 전문가 ‘조 뱅(다니엘 크레이그 분)’이다.

   
▲ 클라이드에게 작전을 설명하는 지미, 이때까지는 별 무리 없이 금고 털이가 잘 될 줄 알았다.

계획을 짜는 시점에서 조는 감옥에서 복역 중이었는데 로건 형제가 찾아가 계획을 설명하자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왜냐면 아직 몇 개월은 더 지나야 출소하는데 금고를 터는 작전은 몇 주 안에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로건 형제는 그 방법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르게 탈옥했다가(?) 금고를 털고 다시 감옥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말한다. 조 뱅은 로건 형제는 듣던 소문대로 멍청하다며 웃지만 계획에 참여하기로 하고 보험으로 자신의 동생들도 참여시키자고 말한다.

   
▲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조 뱅'을 만나러온 로건 형제, 그들의 제안이 어처구니 없지만 무일푼인 그도 작전에 참여하게 된다.

드디어 레이스 당일, 애초에 계획했던 것보다 공사가 잘 진행되어 싱크홀 공사가 빨리 끝나버리는가 하면, 딸과 약속했던 장기자랑 대회 참석 일정도 겹치는 등 금고를 털 계획서에 적혀있던 ‘뭣 같은 일’이 계속 발생하게 된다. 과연 로건 형제는 인생을 역전할 금고 털이 계획을 무사히 완료할 수 있을까?

   
▲ 조 뱅을 꺼내기 위해서는 감옥에 들어갈 필요가 있는 것! 클라이드는 일부러 차로 편이점에 돌진해서 경찰에 잡히고 감옥에 수감된다.

이 영화의 재미는 바로 물 흐르듯이 흐르는 전개에 있다. 물론 엔딩이 <오션스 일레븐>처럼 관객에게 보여주지 않은 금고 털이 수법으로 감쪽같이 경찰을 따돌렸다는 이야기로 마무리 하지만 소더버그 감독 특유의 곳곳에 숨겨진 재미와 복선은 이 영화에 한층 더 빠져들 수 있게 만드는 요소이다. 실제로 예전에 <오션스 일레븐> 촬영시 내로라 하는 대 배우들이 어떻게 한곳에 모였는지에 대해 배우들이 소더버그 감독의 천재적인 감독, 각본, 편집 능력을 보고 출연료를 고사하고 참여했단 배우도 있을 정도로 그의 영화 제작 능력이 빛을 발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 나스카 레이싱은 북미(특히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모터 스포츠 중의 하나이다.

또다른 이 영화의 재미는 사건의 배경이 되는 장소가 바로 나스카 레이스 경기장이라는 점이다. 물론 레이싱을 주제로 한 영화는 아니지만 레이싱을 좋아하는 본인에게는 간접적으로나마 레이싱 대회가 영화에 나오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미국인들만 열광한다는 나스카 레이싱을 배경으로 삼은 것이 좀 걸리긴 하지만…

   
▲ 클라이드와 조 뱅의 탈출과 다시 감옥으로 재 진입에 필요한 식당 폭동, 간수들을 인질로 잡고 요구한 게 어처구니 없게도 '왕좌의 게임' 신간 도서관 배치이다.

한가지 더 집중해서 보아야 할 점은 바로 ‘다니엘 크레이그’의 연기 변신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크레이그는 <007 시리즈>만 4편을 찍었을 정도로 ‘제임스 본드’ 캐릭터의 확고한 이미지가 있으며 007 이외의 영화에 출연하더라도 터프한 액션 배우로만 활동했다는 점이다. 그러한 그가 동네 일진같은 좀 엉성한 느낌의 범죄자를 연기했다는 것이 놀랍다. 이미 여러 편의 영화에 출연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연기력도 한층 높아진 것은 덤.

   
▲ 돈으로 가득찬 금고, 역시 돈은 한곳에 모아두면 위험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큰 호응을 받지 못했는데(국내 관객수 23,339명) 이러한 출연진과 연출진을 두고도 이런 처참한 성적을 받은 것은 아마도 국내 정서와는 잘 맞지 않는 배경이 주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우선 미국의 중요 문화 중 하나인 카우보이와 관련된 내용이 많이 나오고, 안 그래도 우리나라는 모터 스포츠의 무덤인데 미국에서만 인기가 있다는 나스카 레이싱 경기장이 범죄가 일어나는 무대이며, 코미디 요소들이 전부 양키 센스라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다분히 미국적인 영화이기 때문에 자세히 뜯어보면 미국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폭탄 전문가라고 모신 조 뱅은 젤리곰과 매직펜 같은걸로 폭탄을 만들겠다고 한다. 로건 형제가 벙찌는건 덤.

주인공인 지미는 비록 이혼했지만 딸바보 아버지에 묵묵히 자기 할 일은 열심히 하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평범한 인물로 나온다. 동생인 크레이그도 마찬가지, 하지만 영화 초반에 직장 상사가 다짜고짜 그를 해고하는 장면이나, 외팔이 바텐더를 아무 죄의식 없이 놀리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한 차별이 있는 것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거사를 치룬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로건 형제, 클라이드의 의수가 기계팔로 바뀐걸로 보아 꽤나 벌었나보다!

 

이런 분들께 추천

- 가벼워 보이지만 가볍지 않은, 쉽게 웃고 즐길 수 있는 영화가 좋아요!

- 연기 변신을 노리는 다니엘 크레이그, 소더버그와의 호흡은 어떨지?

- <폭스 캐쳐>에서 열연한 채닝 테이텀, 과연 이 영화에서도?

 

이런 분들은 좀…

- 영화가 재미있긴 한데, 왠지 B급 영화 느낌이 나는걸?

- 양키 센스는 이해할 수가 없음

- 케이티 홈즈 많이 늙었어요. ㅠ.ㅠ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

황정식 기자 nbkiller@hanafos.com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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