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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 인자 대체제인 에미시주맙에 대한 개인적 의견

기사승인 2018.06.12  07: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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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우병 아이의 아빠로서 의심 내려놓기 어렵다”

   
▲ 민동필 박사

2018 WFH world congress에서 아마도 가장 사람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킨 것이 바로 8번 인자를 대신할 수 있는 에미시주맙이었다고 봅니다.

특히 항체 환자들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주자로 예방요법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환자들의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우선 에미시주맙이 무엇인지를 먼저 간단하게 비유를 통해 살펴보고 본격적으로 에미시주맙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나누겠습니다.

에미시주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혈액응고 인자 중 8번 인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8번 인자는 그 자체로 혈액응고에서 능동적으로 다른 인자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9번 인자와 10번 인자를 서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비유를 통해 좀 더 이야기 하겠습니다.

먼저 8번 인자를 ‘나’로 놓고, 9번 인자를 ‘의사’ 그리고 10번 인자를 ‘환자’로 생각하고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여기 10번 환자가 누워있습니다. 아파서 일을 하지 못합니다. 그것을 보고 있던 8번 ‘나’는 달려가서 9번 의사를 데려옵니다. 9번 의사가 10번 환자를 보자마자 진료하여 약을 주어서 활동할 수 있도록 치료합니다. 치료를 받고난 10번 환자는 이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계속합니다.

과학적이지는 않지만 대략 8번 인자의 역할은 이렇게 9번과 10번을 연결해주는 것입니다.

에미시주맙은 이러한 8번인자의 기능을 대신해서 의사와 환자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따라서 실제로 8번 인자를 대신해서 혈액응고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8번 인자와 에미시주맙은 한 가지 큰 차이가 있습니다. 8번인자의 경우 혈액응고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활성화 되어야 가능합니다. 이 말은 곧, 보통은 잠을 자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출혈이 있을 때 깨워서 일을 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활성화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개인적인 이론에 따르면, 8번 인자가 항상 깨어있으면 통제가 되지 않아 출혈이 없어도 혈액응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혈액응고에 관계된 대부분의 인자가 이러한 활성화 과정을 거치도록 진화의 과정에서 형성되었는데 바로 각 단계별로 통제를 함으로서 계획되지 않은 혈액응고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에미시주맙은 활성화 된 형태의 8번 인자를 대신합니다. 이 말은 항상 깨어있다는 뜻입니다.

에미시주맙에 대한 실험 결과를 발표한 발표자는 에미시주맙의 친화도가 워낙 낮아서 혈전을 형성할 가능성이 낮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활성화 된 형태의 인자는 통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나아가 항체환자들의 경우 출혈이 심하면 활성화된 7번 인자 또는 활성화된 7번과 여러 다른 인자들을 포함한 복합형태의 치료제를 투여하기도 합니다. 7번 인자가 8번 인자처럼 10번 인자를 활성화 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7번 인자의 투여 후 혈액응고과정은 증폭될 것이며 혈액응고과정이 증폭의 단계로 들어가면 앞서 예에서 의사와 환자의 수가 동시에 폭증하는 것과 같아 에미시주맙의 활성도는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뜻이기에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에미시주맙이 혈액응고에 미칠 수 있는 또 다른 영향은 반대의 경우입니다. 에미시주맙은 항체로 만들어진 8번 인자 대체제입니다. 인체에서 항체라는 것은 외부 물질에 대한 방어기전이기에 항체가 붙으면 그 대상은 격리되어 부서지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말은 어떤 이유로든 인체의 면역반응이 활발해진 경우 에미시주맙이 9번이나 10번 인자에 붙으면 그 인자들은 격리되어 부서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물론 친화도가 낮기 때문에 가능성은 적다하더라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오히려 혈액의 응고가 방해를 받는 경우가 없는지 또한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이번 WFH congress 발표에 따르면 임상 중 6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모든 사망의 원인이 에미시주맙과는 연결고리가 없다고 발표자들은 이야기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망 원인을 뚜렷하게 밝히지도 않았습니다.

혈우병 아이의 아빠로서 뚜렷한 이유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의심을 내려놓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이러한 의구심을 가진 사람은 저 말고도 또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민동필 

#     #     #

※ 편집주 - 민동필 박사는 워싱턴 스테이트 대학에서 박사를 마치고 코넬 웨일 메디칼 스쿨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치고 콜럼비아 대학에서 연구팀 리더로 있었으며 캐나다로 이민 후 캐나다 국립연구소에서 과학자로 일하며 몬트리올 콩코디아 대학에 겸임교수로 있다가 밴쿠버로 이주하면서 교육으로 분야를 바꿔 현재까지 교육방법을 개발해왔다.

 

민동필 박사 tongpil@gmail.com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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