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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WFH] 영국 '롱액팅치료제 선택적으로 사용중'

기사승인 2018.06.06  10: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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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래스고 총회 치료실 체험기

WFH 총회가 열리는 현장에는 다양한 학술세션 강연장이 운영되는 것과 함께 항상 치료실(Treatment Room)이 운영되어 총회에 참석한 출혈질환 환자들의 건강한 활동을 지원한다. 한국코헴회 여름캠프가 진행될 때 혈우재단의원의 치료실이 운영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며, 이 WFH 총회가 의료진이나 전문가들만의 학술대회가 아니라 환자와 가족이 혈우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중요한 축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치료실은 총회 첫날인 20일 오전에 오픈해 마지막 세션이 끝나는 24일 정오에 클로징했다.(총회를 다 마치기도 전인 23일 오후에 철거돼버리는 후원사들의 '홍보부스'보다 훨씬 환자 친화적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학회장 한복판의 여느 세션장 못지 않은 넓은 공간을 할애해 치료를 필요로하는 환자들이 편한 마음으로 접근성 높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도 눈에 띠었다. 치료실 안쪽에는 환자 대기석과 의료진 준비공간, 진료실과 물리치료실 등이 간이 벽체로 구분되어 있었다.

   
▲ 치료실의 접수데스크. 한국에서 참석한 강현수 군도 진료를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기자가 치료실을 찾은 것은 총회 둘째날인 21일 오후였는데, 일정 초반이어서 그런지 그닥 사람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대기 없이 접수데스크에서 간단히 인적사항을 적고 아픈 부위를 이야기하니 곧바로 진료실로 안내해주었다. 

진료실에는 개최지역인 스코틀랜드의 혈액종양과 의사가 맞이했고, 나는 한국에서 써 간 영문진단서를 보여주면서 예방투여 간격과 출혈빈도 등 평상시 치료방법과 현재 많이 걸어서 왼쪽 발목에 출혈감과 통증이 심하다는 것을 설명했다. 총회 치료실에 갈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 것은, 아픈 부위를 살펴보기 위해 의사가 맨바닥에 무릎을 꿇고 진료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의사만 그런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진료문화가 그런 것 같았다.(진료실 내부 사진을 찍어도 될지 물었지만 환자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들이 많아서 아쉽지만 어렵다는 답을 들어야만 했다)

내 발목을 살펴본 혈액종양과 의사는 곧 다른 방에 있던 재활의학과 의사와 간호사를 불러 함께 발목의 열감과 붓기, 관절가동범위와 반대쪽과의 차이 등을 꼼꼼히 체크하면서 일단 응고인자 투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의사는 출혈시에 내가 어떤 약품을 얼마나 투여하냐고 물었고 현재 약을 가지고 있는지도 물었다. 가지고 있는 약이 없어서 치료실에 있는 약을 이용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더니 의사는 '리팍토AF' 1500단위를 처방했다.(나중에 다른 환우들에게 들으니 약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의사가 그 약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고 한다^^;)

   
▲ 기자가 투여한 '리팍토AF' 1500단위

'리팍토AF'는 기자가 평소에 한국에서 투여하던 '진타'의 유럽 출시명이었는데 재구성키트가 한국에서처럼 '솔로퓨즈'(약품과 주사용수가 한 주사기 안에 담김)가 아닌 그 이전 버전에 해당하는 'R2킷'(약품 바이알과 주사용수가 든 주사기로 구성)으로 적용되어 출시되고 있었다. 한국에서 출혈시에 2250단위를 맞고 있었는데 그보다 적게 투여하는 것을 보아서도 우리나라 혈우병 치료환경이 적어도 응고인자 투여에 있어서는 '치료선진국'들에 비해서 결코 뒤쳐져있지 않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의사와 환자가 함께 작성한 약품투여확인서

주사 투여 후 의료진은 얼음찜질과 물리치료를 권했으나 취재일정이 밀려있어 압박보호대만 요청해 착용한 후 진료실에서 일어났다. 경구 진통제도 권유받았으나 아침에 먹었으므로 패스. 물론 모든 치료와 서비스가 무상으로 이루어졌고, 응고인자제제도 현지 제약업체의 무상공급을 통해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 "발목아 미안" 의료진은 응고인자 투여 후 압박보호대를 착용시켜 주었다.

반감기가 연장된 치료제가 스코틀랜드에서 쓰이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기자를 담당했던 의사는 '엘록타(8인자), 알프로릭스, 아이델비온(이상 9인자) 등이 최근 스코틀랜드에 공급되고 있으나 국가입찰제를 통해 치료제가 선정되므로 많은 환자들에게 쓰이지는 못하고 있고, 혈관이 약해 투여횟수를 최소화해야 하거나 의사 판단에 롱액팅제제가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만 선택적으로 쓰이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의료진은 '응고인자제제의 공급에 관해서는 스코틀랜드를 포함한 영국 전역이 공통으로 관리되고 있고 약품을 교체함으로 인해 항체발생의 위험은 증가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 한국에서 참석한 한국코헴회 양진석 회원이 스코틀랜드 환자들의 자가주사 키트를 살펴보고 있다.

기자의 치료실 이용은 이날 하루로 마무리되엇지만 날이 갈수록 환자들의 치료실 방문은 활발해지는 것으로 보였다. 총회 마지막 날에는 치료실에서 토니켓과 보호대, 얼음팩 등도 참가자들에게 선물꾸러미처럼 나누어주어 꽤 호응을 얻기도 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치료실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분포가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 환자들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평소의 충족되지 못하는 치료욕구가 여전히 세계적 불균형에 놓여있음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WFH 총회가 개최된다면, 다른 부분에 대한 준비도 많겠지만 치료실 운영을 통해 보여질 한국혈우사회의 그간의 노력과 앞으로의 지향점이 어떤 모습일지 또 어떠해야 할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2018 WFH 총회 치료실 체험기를 마친다.

   
▲ 총회 5일차 치료실 대기석의 풍경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 사진 황정식 기자]

 

김태일 기자 saltdoll@newsfinder.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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