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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아이문제에 외면하는 아빠였죠"

기사승인 2018.06.02  22: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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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충남지회 이윤한 대의원

우리나라 혈우병 환자단체의 태동은 환우 어머니들의 모임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환우 본인들이 성장하고 사회적 역할을 다하면서 현재는 환자단체 행정과 의사결정 전반에 걸쳐 대부분 환우들의 역량이 발휘되고 있는 시기까지 왔다. 하지만 그 반대로 환우가족들의 역할과 관심이 상대적으로 다소 줄어든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코헴회 대의원회 구성에서 현재 유일하게 환자 가족으로서 참여하고 있는 충남지회 이윤한 대의원을 대의원워크샵 현장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눈에서 딸, 아들에 대한 사랑이 꿀처럼 떨어지는 걸 느꼈다. 함께 만나볼까?

   
▲ 근호 아빠 충남지회 이윤한 대의원

소개말씀 부탁드립니다.

대전충남지회의 이근호 아빠 이윤한입니다. 올해 지회 대의원직을 맡아 2년간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경남 남해군이 고향이고 대전에 와서 생활하게 된 지 19년? 됐는데 아직 경상도 말투가 나오죠? 학창시절 몸에 밴 게 잘 안없어지더라고요.(웃음)


근호는 어떤 아이인가요?

애교덩어리죠. 남자애인데 딸래미보다 훨씬 애교가 많아요. 위에 누나는 11살, 근호는 7살인데 둘 다 활달하고 성격 좋고요. 근데 좀 개구져서 아빠랑 장난치다 아빠 눈을 찌른다거나 코에 장난감 집어 넣고, 하하. 식탁에 앉아있으면 목마 타러 기어오르고. 개구진데 그렇게까지 위험하게 놀고 하진 않더라구요. 저로서는 그래도 안심이죠.

   
▲ 이윤한 대의원과 김태일 편집장

아들이라 아빠로서 더 애착이 가고 하시나요?

저희 집안이 아들밖에 없는 집이라 첫째 딸이 태어나니까 그렇게 이쁘고 애교도 많고 했는데 좀 크니까 이녀석이 애교도 적어지고 뭐 그러더라구요. 하하. 좀 아쉬웠는데 근호 태어나니까 남자아이여도 막내잖아요, 네 이쁘더라구요.


키우시면서 가장 마음 철렁했던 때는?

병을 알기 전에, 혼자 어디 부딪혀서는 눈을 못 뜰 정도로 얼굴이 붓고 했던 적이 있었어요. 지금도 사진 가끔 꺼내보면 가슴이 아프고 그래요. 그때는 병도 주사도 알지 못했으니까 '왜 그럴까, 그렇게 심하게 부딪힌 것도 아닌데...' 마음만 졸였었죠. 예방이나 주사를, 이 병을 몰라서 이렇게 많이 키우지 않았나... 붓기 빠지는 데 거의 한 달 넘게 걸렸거든요. 그래서 어디 데리고 나가면 뭐 '부모가 학대한 건 아닌가' 하는 눈초리로 (사람들이) 저희 부부를 쳐다봤을 때 안타깝고 미안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럼 그때부터 혈우병을 알게 되신 건가요?

네. 그 이후로 혈우병을 알게 됐구요. 가슴에 계속 멍이 들어서, 보행기가 문제가 있나보다...하고 지내다가 감기 때문에 소아과 검진을 보면서 그런 얘기를 하니까 '아, 혈우병 조짐이 보이니까 검사를 한 번 받아봐야 될 것 같다' 말씀해 주셔가지고 안 것 같아요. 그때가 한 살? 한 살 반? 저도 애기 엄마도 가슴이 그때 좀 철렁했죠.


대의원으로 참여하시면서 느끼신 점은?

뭐랄까... 아들을 위해서 해줄 게 뭐가 있을까, 병을 좀 더 알고 배워서 도움이 돼야 되겠다 싶었어요. 그 전에는 지회 모임 있어도 애기 엄마만 보내고 그랬던 게 저는 사실 그런 데 가서 얘기 듣는 것 조차 싫더라구요 처음엔. 병이 이렇고 나중에 이런 어려움이 있고 그런 얘기 듣는 게 싫었어요. 을지대병원에서 세미나가 있어도 애기랑 엄마만 보내고 저는 소아과 도서관 같은 데서 시간을 보내고 그렇게 외면을 했죠. 피하다가 몇 년이 지나니까 그게 좀 아니다 싶었어요. 와이프도 '왜 같이 동참 안해주고 나에게만 짐을 안기냐...' 그 말이 맞는 것 같았구요. 이렇게 참석하니까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많이 듣고 도움도 되면서 부모들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고민도 하게 되고 그래요. 지금 환우가족으로서는 저 혼자 대의원에 참석하고 있는데, 다른 가족들에게 뭔가를 얘기할 때에도 환우 아빠인 제 역할이 있다고 생각돼요.


요즘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음... 매일 모든 순간 행복하고 감사하게 사는 게 제 모토이기도 한데요, 애기들 웃는 모습보고 같이 축제도 가고 키즈카페 가서 장난감 갖고 놀고 그런 소소한 데에서 행복한 것 같아요. 저도 그랬는데 중학교 이후부터는 부모로부터 좀 독립적으로 커가는 것 아닌가 싶어요. 첫째 딸아이 커가는 것 보며서 '아, 이렇게 같이 놀아줄 시간도 얼마 없겠구나' 싶어서... 부모가 언제까지나 꽉 잡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 같아요. 그 전에 아직 부모 곁을 떠나기 전에 같이 놀아주고 하는 게 제일 행복하죠. 

   
▲ 대의원워크샵에서 환우 대의원들과 친밀감 높게 소통하고 있는 이윤한 님

인터뷰에 응해준 근호 아빠 이근호 대의원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환우가족들의 참여에 맑은 마중물이 되어 줄 것을 당부드린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김태일 기자 saltdoll@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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