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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모필 Movie Feel> “위대한 쇼맨”

기사승인 2018.04.24  13:3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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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우사회인이 쓰는 '응고되지 않은' 영화평, 쉰 아홉번째

   

THE GREATEST SHOWMAN

자존감은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하는가, 근래 몇몇 혈우인들이 자존감이 높지 못하단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슴 한켠이 아려왔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자존심에 비해 높은 ‘자존감’을 가진 환우는 그리 많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해 보자면, 자존감은 비슷한 어감의 자존심과는 심리학적으로 전혀 다른 출발점을 지닌다. 자존심의 사전적 정의는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인데 이는 자존심이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기반하는 감정임을 뜻한다. 반면 자존감은 타인의 외적 인정이 아닌 나 자신이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는데 기인하는 감정이다. 즉 자존감은 타인이 어떠한 태도를 취하던 상관없이 오롯이 스스로 성립시키는 감정인 것이다.

   
 

구구절절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한 이유는, 오늘 소개할 영화를 통해 자존감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위대한 쇼맨은 마케팅, 바넘효과와 더불어 서커스로 유명한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가진 것 하나 없던 바넘의 사랑과 성공을 뮤지컬을 더해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주인공 바넘이 아닌 그가 고용한 서커스 단원들의 이야기다. 지금과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인종과 장애에 대한 차별이 난무하던 1800년대의 미국에서 그들의 삶이 평탄했을 리 없다. 작은 키에 난쟁이라 불리우며 차별과 경멸을 피해 숨어지내고, 피부색을 이유로 사회의 차별을 받으며, 문신이 있다거나 여성임에도 수염이 났다거나 장애가 있단 이유 등으로 사회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죄인인 것 마냥 숨어 지내던 그들은 P. T. 바넘의 섭외로 무대위에 서게 된다.

   
 

사람들의 비웃음과 경멸어린 시선이 두려워 세상밖으로 나서지 못한 그들은 무대위에 서는 것에 막연한 공포가 있었지만, 해학과 풍자를 방패로 삼아 무대위에 서게 된다. 처음엔 쉽지 않았던 공연도 자신들의 모습을 보고 즐거워 하는 이들을 통해 용기를 얻고 스스로의 가치를 찾아 내며 훌륭한 서커스 단원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후 P. T. 바넘이 자신들을 진정으로 존중해서가 아닌 돈을 위해 존중하는 척 했음이 드러나며, 바넘에게 반쯤 버림받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공연장이 불타버리는 시련 속에서도 그들은 무너지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공연을 통해 자존감을 성립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자존감의 힘은 여기서 나온다. 외부적 시련과 타인의 비방이 있더라도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자존감은 자신을 지켜주는 가장 든든한 아군이 된다. 그렇기에 ‘위대한 쇼맨’은 자존감을 잃어가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에겐 좋은 환기구가 되어줄 영화다.

물론 이런 교훈적 메시지가 아니더라도 ‘위대한 쇼맨’은 예술적 유희적 관점에서도 훌륭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P. T. 바넘을 지나치게 미화했단 비판을 듣기도 하지만 재미있게도 이것이 이 영화의 유일한 결점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훌륭한 영화적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아름다운 노래와 더불어 눈앞에서 서커스를 관람하는 듯한 화려한 영상미, 우리에게 울버린으로 익숙한 휴 잭맨의 훌륭한 노래 솜씨는 덤이다.

다가오는 뜨거운 여름처럼, 마음 한구석에 자존감이란 불꽃을 지피고 싶은 우리 혈우 환우들에게, 영화 ‘위대한 쇼맨’을 권해본다.

   
 

[정강훈 평론가]

 

정강훈 평론가 hemo@hemophilia.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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