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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코멘터리] 이 친구야, 말 좀 들어라 ⑥ “혈우병 사회의 아수라백작”

기사승인 2015.09.23  04:5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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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엉뚱이’와 헤어진 짱구…녹십자와 박스앨타 분위기 아슬아슬?

‘엉뚱이’와 헤어진 짱구…녹십자와 박스앨타 분위기 아슬아슬?

오늘은 ‘돌아온짱구’ 기분이 졸라(편집주-’무척‘이라는 은어) 꿀꿀해. 완전 저기압이지. 왜냐고? ‘엉뚱이(얼마 전 새로 생긴 여친)’에게 오지게(편집주-본래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게 ‘매우’라는 뜻의 부정적 어미로 사용) 바람맞았거든. 나랑 만날 약속을 해 놓고 다른 그지깽깽이(‘거지’의 전라도 속어임) 같은 녀석과 해피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거지. 나한테 딱 걸린 거지. 엉뚱이네 집 앞에서 기다리다가 어떤 머저리같이 생긴 놈이 엉뚱이 데려다주는 걸 본거야. 아~ 못 볼 걸 봤구나! 내가 ‘까똑’을 열라(많이) 보냈는데, 완전 개무시 당한 이유가 저 그지깽깽이처럼 생긴 저 녀석이었다는 거. 그 순간 내 몸속 팩터 8인자가 반감기에 접어들면서 내 왼쪽 고관절부터 우측 장요근까지 출혈소견이 느껴지는 아주 더러운 기분이 들었어.

만날 약속을 해놓고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situation,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는 뜻)이지! 소심한 난... 가만히 숨 죽이고 있다가 저 그지깽깽이가 사라진 뒤, 곧바로 나의 사랑스러운 여친 ‘엉뚱이’에게 전화를 했지. 근데 얼라? 어쭈? 내 전화를 안 받는 거지 ㅠㅠ. 결국 속으로 그지깽깽이에게 십원짜리 백원짜리 만원짜리를 세어가며(욕했다는 뜻) 허탈하게 집으로 돌아왔지. 그날 그 시간은 내가 39살까지 잊지 못 할꺼야ㅠㅠ. 자정을 훌쩍 넘었거든. 내가 미쳤지. 지하철 끊기고 심야버스까지 타면서 돌아올 줄이야. 그리곤 며칠 동안 난 응고인자와 세레브렉스(진통소염제)를 친구삼아~ 카카오프렌즈(핸드폰용 게임)로 위안 받으며, 기억삭제 모드로 들어갔어.

‘그지깽깽이’ 사건이 발발된 이후, 정확히 3일 만에 엉뚱이에게 연락이 오더구만.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왜 연락이 없냐?”고 되레 나에게 묻더군. 뭐 이런 아수라백작(고전 만화영화 ‘마징가Z’ 속 캐릭터로 얼굴의 반은 남자고 나머지 반은 여자인 악당)같은 경우가 다 있지? 일단 속으로 다섯을 천천히 세어보고는 광화문 KT앞 투썸(커피숍)에서 보자고 했어. 이번엔 엉뚱이가 먼저 나와서 기다리고 있더라고. 그 앞에 앉은 후, 난 천재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같은 포스를 짓고는 가만히 있었지. 뭔가 심상찮은 내 표정을 보더니 눈치를 살피고는 “미안해”라고 한마디 던지더군. 그래 그날 넌 내게 아주 아픈 상처를 준거야. 난 바람맞고 넌 바람나고, 그런 상황인 게 지. 아주 꿀꿀한 코메디 지. 영화 제목은 ‘그지깽깽이 발발사건’이고.

얼라? 그런데 엉뚱이는 내가 기다리는 걸 알면서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만 늘어 놓더구만 그지깽깽이는 학교선배였는데 갑작스럽게 연락이 와서 만날 수밖에 없었다는 거. 핸드폰은 베터리가 다 돼서 꺼졌고, 그래서 내 전화도 못 받았고 내 ‘까똑’도 볼 수가 없었다는 거. 헐! 이게 거짓말을 하네? 비행모드로 해 놓고 내 ‘까똑’ 다 보고 있었다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았나봐? ‘너 내 까똑 몰래봤네?’라는 프로그램으로 상대가 봤는지 안 봤는지 다 알 수 있는데... 거짓말을 하다니.

사과하면 사라질 수 있었던 ‘그지깽깽’이 사건을.... 저 거짓말로 불씨를 더 지피다니! 난 더 화가 난거지. 그래서 난 엉뚱이와 절교하기로 마음먹었어.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하면 되는 건데, 저 거짓말은 ‘앞으로 계속 그렇게 하겠으니 알아서 해’라는 의미이니까, 난 또 마음 아파야 한다는 거잖아? 헐 이런 우즈백키스탄~자니아 같은 경우가 다 있나!

이렇게 겉과 속이 완전 다른 사람을 어떻게 두 번 다시 볼 수 있겠어. 잘못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거고 앞으로 계속 나를 속이겠다는 건데.... 더 이상 엉뚱이를 만나는 건 ‘아니올시다’라는 게 내 결론. 이렇게 나와 엉뚱이는 만난 지 한 달 만에 화려하게 끝냈지. 아수라백작! 앞뒤가 다른 이중인격! 처음과 끝이 다른 거짓말쟁이.

   
마징가Z에서 등장하는 아수라백작 ⓒ인터넷캡처

팀킬? 혈우병 사회에서도 아수라백작이?

그런데 말이지. 겉과 속이 아주 다른 경우를 엊그제 또 느끼게 된 게 있다니까!?
얼마 전 박스앨타(혈우병 치료제를 만드는 회사이름, 박스터의 새로운 회사명)의 임원 레너드 발렌티노 글로벌 메디칼 총괄책임자가 한국에 왔었나봐. 나한텐 연락이 없었지만ㅋㅋ. 그가 어느 한 언론과 인터뷰를 가졌는데, 거기서 하는 말이 “애드베이트는 진타의 도전을 환영한다”라고 했더라고. 그러면서 은근슬쩍, 한다는 말이 “B-도메인이 전체 분자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박스앨타의 'full-length' 제제는 특별히 삭제된 도메인이 없다”고 하더라고,

‘B-도메인 삭제’를 언급하는 건, 우리나라의 ‘그린진F’와 화이자의 ‘진타’를 겨냥한거지.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혈우병에 권위 있는 국제적 의사들과 인물들은 ‘B-도메인’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거든. 오히려 충분한 생산과 안정적인 공급에 대해 호평 하던데 말이지. 그래서 인터뷰 내용을 다시 꼼꼼히 살펴보니까 “생각하고 있다”라는 말이 있더라고. 그래 말 그대로 그건 그들의 ‘생각’이라는 거지. 생각은 자유니까~ 애들 말장난도 아니고 뭔지.

근데, ‘생각’도 좋고 ‘자유’도 좋은데 말이야..... 그렇다고 어떻게 자기네 파트너 회사인 녹십자의 ‘그린진F’를 ‘팀킬(같은 편을 때리는 행위로 온라인게임에서 사용되는 말)’할 생각을 다 했나 모르겠더라고. 이거 완전 아수라백작같은 경우아냐? 거기다가 또 튀어나온 말이 “애드베이트는 진타의 도전을 환영한다”고?

코헴회 엉아들(환자단체 회원들)이 그러는데... ‘진타’가 재단의원에서 처방이 안 되고 있는데 그 책임이 기존 제약회사(재단에서 이미 처방되고 있는 약품을 가진 회사)들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더라고. 그게 맞는 말이라면 불공정거래에 대한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는 거지. 그런데도 도전을 환영한다? 그 말은 완전 수사학적 기법이지. 실은 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거지. 파트너를 압박하고 타사를 배척하려는 것일지도 몰라. 재단의원에서 처방도 안 되는데 이게 무슨 환영이고 나발이고 공정거래야?

그래 나도 이게 ‘생각’이야. 박스앨타의 레너드 발렌티노가 말했던 거처럼 ‘생~각~’이라고. 그러니 ‘쌩까던지(무시하던지)’하라고 해. ‘돌아온짱구’ 기분이 완전 꿀꿀하니까.

-돌아온 짱구

※ 돌아온 짱구 소개

저는 혈우병(혈우병A, 중증)을 가진 청년입니다. 혈우 후배와 친구들에게 치료 경험을 소개하여 건강한 혈우사회를 이룩하고자 매주1회 정도 기고하려고 합니다. 서술한 내용은 실제 치료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며 의료적인 부분은 혈우병 전문의사에게 조언을 구한 것입니다. 그러나 환자별 특성 및 치료방법, 생각 등이 다를 수 있기에 의료자문은 자신의 치료병원에서 전문의와 상의하기를 권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돌아온짱구 hemo@hemophilia.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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