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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모필 Movie Feel> “타임 패러독스”

기사승인 2018.03.24  02: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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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우사회인이 쓰는 '응고되지 않은' 영화평, 쉰 여섯번째

   
▲ 에단 호크의 <타임 페러독스>

시간을 주제로 한 영화는 잠깐만 생각해 보아도 십 수개는 될 정도로 여럿 있다. 그 중에서도 블록버스터로 가장 유명한 것에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있을 것이고,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시간 여행의 교과서라고 불리우는 <백투더퓨처> 등이 있다. 하지만 시간 여행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과거로의 여행인데 과학적인 문제는 둘째치고 과거의 세계를 바꾸면 다시 되돌아온 현재는 어떻게 변하는가에 대한 역설(패러독스)이 있다.

   
▲ 시간 여행 영화의 교과서라 불리우는 <백투더퓨쳐> 주인공역을 맡았던 "마이클 J. 폭스"는 파킨슨씨병을 앓고 있지만 아직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잠시 과학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말하면서 미래로의 시간 여행은 가능하지만 과거로의 여행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래로의 여행은 물리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이며 빛의 속도에 가깝게 우주 여행을 할 경우 자신의 시간이 매우 느리게 가기 때문에 주변 상황이 미래로 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블랙홀 주변에 접근하였다가 다시 빠져나오게 되면 자신은 몇 초 지나지 않았지만 자신을 제외한 세상은 이미 몇 십년이 흘러버린다는 것이다. 이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에서도 자세하게 나온다.

   
▲ 지금까지의 일을 되돌아보는 주인공,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이정도 고민은 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공상과학(SF) 영화에서는 과거로의 여행이 가장 인기있다. 미래로 간다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세계관이던지 상상을 통하여 창조해야 하지만 과거는 우리가 익히 잘 알고있는 현실을 재현하면 되기 때문이다. 나이든 사람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젊은 사람에게는 알지 못했던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에 인기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 중절모에 롱코트, 아마 이것만으로도 사람들은 70년대라고 알 수 있을 것이다.

영화 <타임 패러독스>(원제 : 프리데스티네이션)는 이러한 시간 여행의 재미를 극대화시켜 만든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아니, 원작가가(로버트 A. 하인라인, 아이작 아시모프와 아서 C. 클라크와 함께 SF 3대 거장으로 불리운다) <스타쉽 트루퍼스> 등의 SF 명작자인만큼 비록 단편소설이라고 하더라도 그 내용에서는 시간 여행에 대한 내용을 담기에 충분한 것이다. 거기다 점점 보면 볼수록 숨겨져 있던 복선과 반전에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 심한 부상을 입은 주인공, 심한 부상으로 얼굴도 완전히 달라지고 목소리도 변하게 된다.

영화는 지금으로부터 몇 십년 전(건물 안에서도 담배를 피고 중절모를 쓰고 다니는 것으로 보아 1970년대쯤) 의문의 남자가 폭탄을 제거하려다 심한 화상을 입게 된 때로 돌아간다. 의문의 남성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살아남게 된 남성은 자신의 얼굴이 심하게 화상을 입었고 자신의 얼굴을 보며 의사에게 “엄마도 자식을 못 알아보게 되었네요”라고 말한다.

   
▲ '시간국'에서 '시간 요원'으로 활동하는 주인공 이때까지만해도 왜 주인공의 이름이 안나오는지 몰랐다.

그의 정체는 ‘시간국(Temporal Bureau)’이라는 곳에 소속되어 각종 범죄를 예방하는 ‘시간요원(Temporal agent)’이다. 엄청난 화상과 함께 성대가 손상되는 등 많은 부상을 입었지만 시간국에서는 마지막 임무를 그에게 내려주며 완벽하게 수행할 것을 명령한다. 그는 이 일의 끝을 내기 위해 임무를 수락하고 바이올린 케이스같이 생긴 시간 이동 장치를 들고나오며 영화가 시작된다.

   
▲ 그(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주인공, 이때까지 이름이 없다.

시간이 흘러 어느 술집, 바텐더로 위장한 주인공(에단 호크 역)에게 낯선 남성이 들어와 술을 시키며 말을 이어나간다. 몇가지 잡담을 하고나자 그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줄 테니 만약 재미있다면 술 한 병을 걸고 내기하자고 한다. 주인공은 그 남자의 거래에 응하고 어떤 이야기인지 집중하여 듣기 시작한다.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영화를 보실 분은 이 부분을 넘겨주세요!>

   
▲ '스페이스코프'에서 면접을 보는 제인, 그녀는 정말 무엇인가를 하고 싶었지만 진취적인 성격은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그는 말을 시작하며 “내가 어렸을 적 소녀일 때…”라고 말한다. 주인공은 깜짝 놀라며 다시 묻지만 그는 정확하게 “내가 소녀였을 때…”라고 말한다. 그녀는 어렸을 적 고아원에 누군가 버리고 간 연고 없는 사람이었으며 점점 자라면서 공부와 운동에 많은 재능을 보였지만 남들과 서로 어울리지 못하는 그런 아웃사이더였다.

   
▲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학교를 다니며 열심히 살던 제인, 운명의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우주 여행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스페이스코프’라는 곳에 취직하게 된다. 여기서도 그녀는 엄청난 재능을 발휘하였지만 같은 생도와의 싸움으로 인해 그곳에서 퇴소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을 스페이스코프사로 영입했던 “로버트슨”씨가 조금 기다리면 다시 자리를 알아봐 주겠다라는 말에 여러가지 잡일을 하면서 그를 기다렸다. 어느 날 저녁에 야간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는 중, 어느 남자와 마주치며 처음으로 사랑이 싹트는 것을 느꼈는데…

   
▲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병원에서의 환자 앞 담배, 그 당시엔 만연했나보다.

이 영화를 접하게 된 것은 우연히 유투브를 보다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영화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서였다. 실제로 이 영화는 중요한 반전이 5가지 정도는 있으며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이 반전을 예고하는 복선이 사방에 깔려있다. 하지만 영화를 처음 보면 이러한 복선이 묻히는 것은 당연지사. 나중에 저 대사가 어디서 나왔는데, 하고 다시 처음부터 보게 되는 영화가 아닌가 한다.

   
▲ 자신이 '시간 요원'이라고 밝힌 주인공, 같이 일을 끝내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하자고 꺼낸 물건은 바이올린 케이스, 뭔가 생각나지 않나? 본인은 아기공룡 둘리의 '도우너'가 생각났다.

사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유행한 반전영화와는 확실히 다르다. 그 당시의 <유주얼 서스펙트>나 <식스센스>와 같은 영화는 영화 맨 마지막의 엄청난 충격적 반전을 위해 온 스토리가 집중되는 형식이었다. 과거 <혹성탈출>(정말 마지막 장면은 아버지가 말해주실 정도로 과거엔 충격적인 결말이었던 듯 하다)이나 <스타워즈 : 제국의 역습>(영화관에서 보는 모든 이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한다)와 같은 형식으로 말이다.

   
▲ (도우너가 쓰던) 바이올린 케이스를 보는 주인공, 마지막엔 뭔가 심각하게 잘못되었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초반에 시작하면서부터 반전이다. 특히 남장 역할까지 맡았던 “사라 스누크”는 남성 연기를 완벽하게 해 냄으로써 이 영화의 몰입도를 증가시킨다(진짜 남자가 봐도 잘생겼다. 아니 약간 마른 레오날도 디카프리오 같다.).

   
▲ 그렇게 남자가 된 제인, 존으로 이름을 바꾸고 남자로 살게 된다.

이 영화의 주제는 한 사람의 숙명(원제인 Predestination)에 맞닥뜨릴 때 과연 당신은 그동안 염원했던 소원을 이룰 수 있는가? 이다. 주인공인 에단 호크가 영화 중간 중간에 말하는 “당신의 인생을 망친 사람이 눈 앞에 있고, 그 사람을 어떻게 하던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는다면 그 사람을 죽이겠는가?”라는 것이 이 영화의 전체적인 플롯이다. 보통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2000년대라면 로또, 2010년대라면 비트코인을 사겠지만 이런 세속적인 스토리로는 영화가 될 수 없지 않은가? 게다가 혈우 환자에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라는 질문에도 “어렸을 적으로 돌아가 몸 관리를 잘하고 싶습니다.”라기보다 로또나 강남땅을 먼저 말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

- 에단 호크는 멋쟁이 남자!

- 사라 스누크의 남장 연기, 여자일땐 예쁘고 남자일땐 멋있다!

- 시간 뒤죽박죽, 영화를 꼼꼼히 보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분들은 좀…

- 와 정신없어, 이거 뭔 내용이야!

- 말도 안돼! 과거로의 여행이라니! 아인슈타인이 무덤에서 일어나겠군!

- 포스터에 주인공이 총 들고 나오길래 액션 영화인줄 알았더니만…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

 

황정식 기자 nbkiller@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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