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ad34
default_setNet1_2

“나의 핸디캡? 남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기사승인 2018.03.18  03:10:38

공유
default_news_ad1

- [번불콩 인터뷰] 장원 前코헴대구경북 지회장

   
▲장원 前코헴대구경북지회 지회장

완연한 봄이다. 요즘 웬만하면 낮 기온이 두 자리 수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 야외 나들이 하기에 안성맞춤인 기온이다. 사람마다 옷차림이 가벼워졌다. 하지만 아침, 저녁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겨울동안 잘 넘겨왔던 감기가 기승부리기에도 좋은 날씨다. 

지난주에 예고했던 것처럼 1타2피(?) 한번의 대구 출장으로 두 분과의 번.불.콩을 진행했다. 이번 주에 만나볼 주인공은 그 두 번째 인물인 장원 전 지회장이다. 그를 대구 코헴의집 근처에 있는 커피숍에서 만났다. 그는 스스로의 장점을 ‘남 이야기 잘 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늘 만큼은 들어주는 입장이 아닌 남에게 들려주는 입장에서 시원하게 쏟아보라 했다. 자. 그럼 이제 시작한다.

 

“올해 나이는 마흔한 살 이구요. 경북 울진에 있는 우체국에서 9년차 근무를 하고 있고, 결혼은 아직 짝을 만나지 못해서 미혼이고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저의 강한 장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단점이 될 수도 있는 그런 성격을 가진, 장원(8인자 ·중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어머님과 여동생 3명이 있는데 그 중 한 명은 일찍 결혼했고요. 저는 어머님과 아직 결혼 안한 두 여동생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 2017년 추석 대만 여행 시 스핀에서 소원풍등을 날리기 전 한 컷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며 풍등을 날렸다. 숱하게 아픈 날을 보낸 나에게 어머님과 가족의 헌신이 없었다면 지금에 나는 없었을 것이다. 항상 감사하다.

유기자 : 지난해까지 지회장으로써 많은 활동을 하셨는데 기억에 남는 일과 보람된 일은?

장원씨 : 행사 때 마다 일은 다 기억에 남는 거 같아요. 예전에 지회장직을 맡았을 때도 아무런 경험 없이 했던 때라서 회원들을 인솔해서 움직이면서 모든 순간순간들이 다 기억에 남는거 같아요. 힘도 많이 들었고, 실수도 많았고, 제 성격이 소심하다보니까 모임 며칠전부터 ‘회원들이 모임에 참석을 많이 할지’, ‘모임 분위기가 좋을지’에 대한 걱정 때문에 (모임이) 끝날 때까지 잠도 못자고 설치다가 (행사가) 끝나고 나면 마음도 후련해졌죠. 그리고 제 임기가 끝날 때까지 모임이 끈기지 않고 기대 이상으로 참여들도 많이 해 주셔서 잘 이어왔다는 게 제일 보람이었던 같아요. 그리고 모임을 다 마치고 혼자서 운전하고 집에 돌아갈 때 오늘 행사에 부족했던 점이나, 이런 부분은 좋았다고 말씀해주시면 스스로도 다음 모임 때 준비해야 될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거 같아요.

유기자 : 새로 지회를 이끌어 가시는 권선복 지회장님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장원씨 : 전에 지회장 일을 하셨던 베테랑이시기에 특별하게 당부라고 드릴 말씀은 없는 거 같아요. 하하하. 지금 하시는 것처럼만 해주시면 될 거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지회원들이 북적북적 거려서 많이 활성화되도록 저도 옆에서 많이 도와드려야죠.

유기자 : 지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장원씨 : 제가 지회장을 맡았을 때랑 지회원으로 있을 때랑은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가령 지회장을 맡고 있었을 때 코헴 회비를 내는 정회원으로 참여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회비를 안내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으시더라구요. 물론 제약사에서 받는 후원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회원들이 내는 회비로 (우리 단체가)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본인들의 생활 중에서 지회모임과 약속이 겹치는 날에도 100% 참석은 아니어도 조금은 우선 순위를 상위권으로 둘 수 있는 마음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지회차원에서는 회원들이 모여서 식사 한끼하고 그냥 헤어지는 것보다 뭔가를 얻고 갈 수 있는 유익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계속 모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숙제인거 같아요. 연령층도 부모세대, 장년층과 청년, 그리고 아이들까지 다양하다보니까 다 만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는 게 상당히 힘들더라구요.

   
▲ 2017년 7월 대구코집에서 지회 어머님들과 모임. 지회장 재임 시 어머님들의 참여와 격려가 큰 힘이 되었다.

유기자 : 혈우병 진단은 언제 어떻게 받게 됐어요?

장원씨 : 혈우병 진단은 중학교 2학년 때 연세세브란스병원에서 받았어요. 집이 경북 울진에서도 버스가 하루에 아침, 점심, 저녁으로 3번만 운행하는 시골마을에서 살다보니까 의료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제 병이 어떤 건지도 모르고 살았어요. 그러다보니 초등학교 입학한 후 3학년 때 오른쪽 무릎관절이 거의 망가진 상태였어요. 그래서 3~4년을 목발을 짚고 다녔어요. 정확하게 무릎이 왜 아픈지도 모르고 살다가, 중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저희 부모님께 “장 원이를 이런 상태로 두지 말고 서울 큰 병원 가서 수술이라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유 하셨어요. 그래서 부모님이 저를 데리고 세브란스병원에 와서 이것저것 검사를 받아보고 난후 (혈우병) 진단 받게 되었어요.

유기자 : 어린 시절 혈우병 증상은 어떠셨나요?

장원씨 : 제가 부산에서 태어났을 때 돌 되기 전, 혼자 앉아서 볼펜을 가지고 놀다가 앞으로 넘어지면서 볼펜이 입속 안 목젖을 찔렀다고 하더라구요. 그 당시 부산에 있는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고 들었어요. 치료받는 과정에서 병명 진단은 안 나오고, 출혈은 계속 나고 하니까 부모님도 포기 하시면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시는 울진으로 가셔서 “아이가 죽을 거 같다. 마지막으로 얼굴 한번 보라”고 저를 데리고 가셨는데... 출혈이 멈추면서 기적적으로 살아났다고 들었어요. 어릴 때 집안 사정도 여유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그냥 아프면 파스를 붙인다거나 보름이나 한 달 정도 누워 있다가 다시 괜찮아지면 학교 가서 친구들하고 놀고 그랬던 거 같아요.

   
▲ 우체국 CS사내강사 시절 워크숍에서 CS관련 발표하는 모습(2012년)2011년~2013년 약 3년간 CS사내 강사를 했는데 이때 대중 앞에서 발표할 경험이 많았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성격이 많이 바뀌고 많은 자신감을 얻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다.

유기자 : 우체국에서 근무한지 9년차 되신다고 하셨는데, 하고 있는 일이 힘들지 않으세요?

장원씨 : 음... 힘든 점도 없지는 않죠. 그전에 다녔던 직장생활이 오히려 고생을 많이 했던 거 같아요. (우체국에) 처음 입사하면 몸 쓰는 일이 많아요. 우체국 업무가 크게 금융(예금보험), 우편(접수), 택배(물류담당), 그리고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파트로 나뉘어져요. 처음 창고업무(접수) 할 때가 많이 힘들었어요. 소포상자가 들어오면 창고에 천장까지 쌓아올려야 하는 육체적인 노동도 해봤었고. 또 택배를 접수하면 저울에 올려서 접수하고 계산도 해보고... 업무에 따라서 저한테 안 맞는 경우에는 어려움도 있었죠. 오히려 금융 일을 맡게 되면 몸 쓰는 일은 덜하게 되는 거죠. 지금은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서 거의 앉아서 일을 하다보니까 힘든 부분은 없어요. 그리고 2008년도에 양쪽 무릎 수술을 받은 이후로 10년 동안 큰 출혈이 없는 편이라... 지금까지도 큰 무리 없이 일을 해오고 있어요.

유기자 : 어떻게 해서 우체국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장원씨 : 운이 좋았던 거 같아요. 회계사무실에서 5년간 근무했던 경력이 있어서 수술 한 후 재활치료를 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려고 공부하고 있었는데, 운이 좋게도 우체국에서 장애인이면서 회계 쪽에서 3년 이상 경력이 되는 사람을 1명 뽑는다는 채용공고가 있었어요. 그런 공고가 있는지 저는 몰랐었는데, 친구 진섭이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인터넷으로 정기적인 정보를 체크하고 있었나 봐요. 그 채용공고를 저한테 알려주면서 “면접만 잘 보면 될거 같다”고 조언해줘서 면접보고 합격하게 됐어요.

   
▲ 우체국 로비에서 한 컷

유기자 : 일을 하면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장원씨 : 한 2년간 민원실에서 근무를 한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민원전화가 너무 많더라구요. 전화해서 욕을 하시는 분도 계시고, 택배가 파손됐다고 전화하시분도 계시고, 민원실에 있으면서 사람을 상대하는 게 제일 힘들다는 걸 느꼈어요. 그리고 제일 난감한 일중의 하나가 전화해서 바로 ‘국장 바꿔’라는 말을 하면 한숨부터 나와요. (황 기자: 그럴 땐 어떤식으로 대처해요?) 일단은 어떤 이유 때문에 전화를 했는지에 대한 상황부터 파악한 뒤에 관련부서에 있는 책임자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상대가) 기분 나쁘지 않게 말을 하지만 막무가내로 무조건 바꾸라면서 욕하는 분들도 계세요. 스트레스가 쌓이면 저녁에 술 한 잔 마시고 풀어버려요. 하하하

유기자 : 야근 근무도 많으신데, 데이트 하실 시간도 없겠어요~ 지금 만나시는 분 계세요?

장원씨 : 아니요. 하하하... 기억에도 없을 정도로 가물가물해요. 하하하... (그럼 결혼은 언제쯤?) 결혼은 때를 놓친 거 같기도 하고~ 하하하.. 아직 인연을 못 만난 건지도 모르겠어요. 30대 후반까지는 그렇게 못만난거라 생각했는데... 40대가 넘어가면서 ‘더 늦어지면 힘들지 않을까?’라고 생각되요. 주변에 결혼하신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혼 할 나이에 미리)목표를 정하고 ‘주변 분을 통해서 소개팅도 주선해 달라’고 하면서 기회도 만들고, 상대방도 만나면서 인연도 만들어보고 그래야 하는데... 그냥 막연하게 직장 집 직장 집 이런 식으로만 움직이다보니까 여자 만날 여건 자체가 안 되고 있는 거 같아요. (우연히 맘에 드는 여성분이 나타났다면~ 연상이라도 괜찮으세요?) 상대방과 나이차가 나는 거는 상관없어요. 서로 마음이 잘 맞으면 되는 거 같아요.

   
▲ 우체국 창구에서 절친동료와 한 컷

유기자 : 회계일도 해보셨다고 했는데 어떠셨나요?

장원씨 : 20대에는 자주 아팠고... 다리 상태도 안 좋았던 탓에 사실상 자존감도 없어서 단체 사회에서 직원으로 일을 한다는 게 겁도 많이 나서 아르바이트를 주 업무로 하다가 처음 입사한 곳이 회계 사무실이었어요. 회계 일을 5년 정도 했어요. 처음 사무장님께 면접 볼 때 다리 상태가 안 좋은 이유가 혈우병 때문이라는 얘기를 하기 싫어서 대충 넘기려고 했는데, 사무장님께서 (왜 아픈지) 자꾸 물어보시기에 어쩔 수 없이 혈우병 때문이라는 얘기를 했어요. 그때 사무장님께서 제 얘기를 들으시고 “다른 사람들은 장원이가 왜 다리를 절고 있지? 라는 생각을 아무도 하지 않는다. 그 사람들도 각자 자기 생활들이 바쁘기 때문에 너의 이런 모습은 그냥 스치고 지나갈 뿐이다”라고 말씀 해주셨어요. 그리고 “오히려 스스로 그런 생각을 깨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 사람들한테 그게 오히려 장점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면서 저를 뽑아주셨어요. 그래서 저도 그때 제가 가지고 있던 핸디캡에 대해 생각이 많이 바뀌었던 것 같아요.

유기자 : 취미활동과 여가시간 활용은 어떻게 하고 있어요?

장원씨 : 음... 취미가 따로 없어요. 제가 좋아하는 건 잠 자는 것과 온천욕을 좋아해요. 울진에 유명한 덕구온천이라고 있는데, 어머니도 온천을 좋아하셔서 주말 오전에 실컷 자고 일어나서 3시간 정도 온천을 다녀와요.

   
▲ 여가생활은 주로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책을 본다. 가끔씩 인근 동네 산으로 등산을 간다. 1~2시간 코스의 야트막한 산을 골라 다녀오는데, 숨이 약간씩 차오를 때면 왠지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걸으며 듣는 바람소리, 새소리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황기자 : 최근에 관심 갖고 있는 거랑 그 이유는?

장원씨 : 하하하... 제가 좀 단조로운 삶을 살다보니. 술을 좀 좋아하는 편이에요. 일 때문에 뺏기는 시간이 더 많다보니까 다른 쪽에 관심을 가져보질 못한 거 같아요. 음악 듣고, 영화보고, 책 보는 정적인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주말에도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는 거 같아요.

황기자 : 앞으로의 계획은?

장원씨 : 제가 2008년도에 다리 수술하고 재활치료를 마치고 새 직장(우체국)에 들어오면서 30대가 시작이 된 건데... 다리 수술 후 10년 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아프지 않고 잘 지내왔던 게 뒤돌아보면 감사했던 마음을 한 동안 가지고 지냈죠. 그런데 어느 순간 (그 감사함이) 조금씩 잊혀 지면서 무뎌진 거 같더라구요. 10년 전에 수술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사회에 다시 발을 내딛었을 때, 뭔가 변화를 주기 위해서 시도했던 전환점이 있던 것처럼 40대 넘어선 지금은 그때에 가졌던 마음가짐으로 좋아했던 술도 좀 줄이고, 30대에 못했던 취미생활로 배우려던 기타도 좀 배워보고, 미뤄뒀던 운동도 다시 시작하고, 어머님도 도와 드릴 겸 같이 요리도 하면서 배워보려고 해요.

황기자 : 나의 버킷리스트 세 가지를 꼽는다면?

장원씨 : 버킷리스트요? 하하하 이것도 버킷리스트라고 해도 되려나... 친구 진섭이하고 “나중에 60살 넘어도 건강하게 두 발로 걸어 다니면서 맛 있는 것도 먹고, 친한 분들과 같이 여행도 다녀보고, 술도 한잔 마시면서 지금처럼 다니자”라고... 이런 얘기를 많이 한 적이 있는데... 행복이라는 게 따로 없는 거 같아요. 아, 그리고 결혼도 해보고 싶어요. 예전에는 결혼안하고 독신으로 살 거라고 생각해보기는 했는데, 짝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늘 했었던 거 같아요.

   
▲ 2017년 6월 제주도로 둘만의 우정여행을 다녀왔다. 2007년 경 무릎수술을 위해 경북지회에 문을 두드렸을 때 만난 동갑내기 친구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죽고 못사는 절친이 되었다.

유기자 : 나만의 건강관리법이 있다면?

장원씨 : 예전에는 예방요법이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집이 시골이다 보니까 서울에 계신 고모님이 약 타서 보내주셨고, 대구에서 근무할 때는 직장생활로 잠깐 시간을 내서 약을 타러 갔다 오는 식으로... 그리고 일하는 중간에 갑자기 출혈이 생기면... 아픈걸 알면서도 계속 그냥 일만 했기 때문에 출혈에 대한 대처를 아예 생각하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직장생활 하면서 생긴 요령 중에 직장과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해서 ‘출혈이 났다’는 느낌이 오면 언제든지 빠른 시간 안에 주사를 맞는 대처 방법이 생겼어요.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우체국에서 걸어서 15분정도, 차로 움직이면 5분정도 거리에 있어요. 일을 하다 좀 안 좋은 느낌이 오면 (점심 때) 집에 가서 밥을 빨리 먼저 먹고 주사를 맞은 후에 좀 쉬다가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는 식으로 환경을 만들어 왔어요. (유기자 : 약은 어디서 타세요?) 대구에 있는 파티마병원에서 타고 있어요. 정기적인 검사도 받아야 해서 두 달에 한 번씩 연차를 내서 검사도 받고 있어요. 그리고 살이 찌는 체질이 아니었는데, 30대 후반부터 배가 나오는 게 술 때문에 그런 거 같아서 일주일에 2~3번 정도 한 시간씩 학교 운동장을 걸어요. 집도 5층이다 보니까 엘레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정도로 하고 있어요.

황기자 : 건강관리차원에서 환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장원씨 : 하하하... 저도 잘 못하는 부분이라 말씀드리기 쑥쓰러운데요. 헬스장이나 수영장을 다니면서 운동하는 것도 좋겠지만, 아까 말씀 드린 것 처럼 일상생활에서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한다거나, 티비 시청할 때 쇼파에 앉아서 근육을 키울 수 있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소망하시는 모든일이 이뤄지시길 바라고~ 항상 건강하시길 바랄께요~ 유기자 황기자

유기자 : 혈우병을 모르는 사람에게 혈우병을 설명해야 한다면, 어떻게 설명하고 싶어요?

장원씨 : 한 마디로 딱 설명해주기에는 애매한 거 같은데요. 저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혈우병애 대해서) 아직 다 밝히지도 않은 거라~ 대부분 사람들이 ‘피가 나면 멈추지 않는 병’이라고 알고들 계시잖아요. 그렇다고 눈으로 보이는 불편함이 단순하게 내가 가진 혈우병 때문이라고 설명을 해줘도 오히려 신경을 안 쓰시는 분들이 더 많아요. 옛날에는 약이 없어서 일찍 죽는다는 말도 많았지만, 지금은 약 보급도 잘 되어 있어서 건강관리만 잘하면 60~70이 되어도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일반인들처럼 똑같이 살아갈 수 있잖아요. ‘병’이라는 단어가 붙어있다는 것뿐~ ‘색 안경을 끼고 우리들을 돌아봐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면 될 거 같은데요.

유기자 : 수술경험이 있었다고 했죠?

장원씨 : 예전에는 예방요법이라는 개념이 없었을 때라 약은 무조건 아플 때만 맞아야 한다고 생각 했어요. 앉아서 근무하는 거라 힘든 점은 없었는데 갑자기 생긴 출혈로 무릎이 붓거나 팔꿈치가 아프기 시작하면 너무 난감하더라구요.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되고 하다보니까 회계 사무실에서 5년간 근무하면서 오른쪽 무릎 상태가 너무 안 좋아졌어요. 오래 서있지도 못하고, 계단도 앞으로가 아닌 뒤로 잡고 내려가야 할 정도였고, 100m~200m 정도 걸어가면 통증 때문에 더 이상 걷지도 못할 상태로 관절이 갈 때까지 간 상태로 망가져 버렸어요. 약 타는 것은 사무실에서 배려해주셔서 병원에 약 타러 갔다 오기는 했는데... 더 이상 근무하지 못할 상황이 되었어요. 그 당시에는 지회모임에 참여도 잘 못하고 있었죠. 그러다가 김영자 복지사님과 통화 한 적이 있었는데 “지회 모임에 한번 참석해 보라”고 말씀해 주셔서 2007년도에 처음 참석해 보니까 박정서 회장과 권선복 지회장님이 모임에 와 계셨어요. 그리고 그때 다들 인공관절을 하고 계셨던 때라, 수술 경험담과 정보 등을 들려주시면서 (수술에 대한) 용기를 많이 주셨어요. 제가 직접 눈으로 (수술 후)상태가 좋아진 것을 보고 만족해하는 모습들을 보니까 저도 용기가 나서 2008년도 8월에 왼쪽 무릎 수술을 먼저하고 3개월 있다가 바로 오른쪽 무릎수술을 받았어요. 어찌 보면 타이밍이 잘 맞았던 같아요. 무리하면 안 되는 줄 알았지만 빨리 수술을 끝내고 싶어서 의사선생님을 계속 졸랐어요. 수술 후 재활치료 할 때 시간적인 여유가 많이 생기면서 형님들과 같이 어울려 다니면서 밥도 먹고 당구도 치고 놀러 다니면서 지금까지 친분관계를 이어온 계기가 된거였죠.

   
▲ 2011년 9월 혈우환우 심신재활프로그램 참가 시 왼쪽부터 신창진 회원, 나, 권선복 대경지회장, 박정서 코헴회장 코헴회와 지회모임에 관심을 갖게해준 고마운 선배님들과 함께...선배들의 경험담과 조언들, 칭찬과 격려 등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건강하게 직장생활을 할수도, 지회에 관심을 갖고 또 지회장을 역임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항상 감사한 분들이다.

유기자 : 환우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게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장원씨 : 음... 청소년들 경우를 보면, 본인 스스로보다는 부모님이 약을 타 놓으면 그냥 맞기만 하는 식인데, 지금은 자기가 스스로 나서서 약을 타러 다니면서 지회 모임에도 참여하는 게 좋아요. 지회 모임에서 나이차가 비슷한 환우 중에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들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제도적으로는 (약품 처방) 횟수 제한이 풀렸으면 좋겠어요.

   
▲이야기를 듣다보니 나도 시간가는 줄 몰랐어요. 하하하 - 유기자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아~ 인터뷰를 너무 길게 해서 장원씨가 힘들어 하지 않았나 싶다. 대화를 나눌 때는 이야기 듣느라 잘 몰랐지만, 정리하다보니 정말 길다. 음... 어쩌면 자신의 이야기를 우리 환우식구들에게 이만큼 들려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일에 있어서 칭찬을 먼저 듣기보다 과정을 더 중요시해 시행착오를 겪지 않는 것에서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의 메시지 속에 담긴 뜻은 ‘자신의 겉으로 보여주는 자신의 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직접 행동으로 부딪치면서 그의 숨은 장점을 보여준다’는 느낌을 받게 됐다. 그것이 바로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게 세우고 그가 승리하는 비법일지도 모른다.

그와 인터뷰하는 동안, 그는 스스로 ‘자신에 대해 100%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했지만 어쩌면 수술 받고 난 30대부터 ‘만족감이 100% 완성되어 있지 않았을까’싶다. 관절수술을 받은 30대는 그에게 제2의 인생 시작이었다. 그리고 아직 못 만난 인연 또한 그 ‘100% 자존감’안에서 용기를 내어 실행해 옮겨보기를 응원해 본다.

끝으로, 그가 잠시나마 잊었던 그때의 그 감사함을 다시 떠올리며 앞으로 살아갈 모든 인생의 길에 평탄함이 있기를 기원한다.

[헤모라이프 유성연 기자 황정식 기사/ 사진=황정식 기자/ 사진캡션=장원 씨]

 

[쿠키영상] 절대 권력자를 만났다고 가정하고~ 무엇인가 한 가지를 들어준다고 한다면 무엇을 요청하고 싶으세요? 장원씨의 답변은?

 

유성연 황정식 기자 tjddus@newsfinder.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추억의 사진관

1 2 3
set_P1

뷰티풀 라이프

1 2 3
item58

멍텅구라박사의 가상세계

1 2 3
item60

여기는 여름캠프

1 2 3
item61

브라보 마이 라이프

1 2 3
item59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