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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숙씨 “우리남편 음식솜씨 만점”

기사승인 2018.03.02  0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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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락헌 환우의 ‘카리스마’넘치는 아내 한진숙 씨

   
▲ 밝게 웃고 있는 성락헌·한진숙 부부. 락헌씨 무릎 수술을 위해 입원 수속을 마치고 난 후 모습

헤모필리아 라이프에서는 ‘혈우환우를 남편으로 둔 아내들의 이야기(혈남아)’를 담아 기획 인터뷰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코헴회 남용우 국장의 아내 샤론 씨를 시작으로, 이남일 간사의 아내 진영씨. 박정서 회장 아내 은희씨, 박유성 서경지회 총무 아내 애정씨, 전북 정읍에 거주하는 양동수 회원의 아내 혜순씨, 그리고 헤모라이프의 편집장을 담당하고 있는 김태일 기자의 아내 미현씨까지. 지난 해에 이어 금년에도 부지런히 달려가 본다.

올해 첫 ‘혈남아’인터뷰 퀸은 지난달 22일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은 성락헌씨의 아내인 한진숙씨다. 지금까지는 인터뷰 장소가 주로 까페가 무대였었지만, 진숙씨와의 인터뷰는 수술 전날 남편이 입원한 연세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됐다. 매번 환우 아내들과 첫 만남을 가지기 전까지는 ‘어떤 분일까?’ 항상 궁금함이 앞선다. 잠시 후 만나본 그녀는 아담한 체격에 조용한 성격을 가졌지만, 인터뷰 중간 보여준 환한 웃음에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강인함이 엿보였다.

그럼 지금부터 그녀의 궁금한 이야기를 풀어보도록 하자.

   
▲ 오늘의 주인공 진숙씨. 카리스마가 넘쳐요~

진숙씨 : “안녕하세요. 저는 성락헌씨의 배우자인 한진숙이라고 합니다~ 현재 천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유기자 : 진숙씨 반갑습니다. 남편의 첫 인상에 대해 얘기 좀 해주세요.

진숙씨 : 처음 봤을 때 되게 상냥해 보이는 인상이었어요. 모든 여자들도 저희 남편에게서 느끼는 공통점으로 상냥함과 자상함이라고 얘기해 주시네요. 저희는 교회에서 청년부 활동을 하면서 만났어요. 예배 끝나고 청년부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자연스럽게 영화도 보고, 볼링도 치러 다니면서 어울리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그룹으로 만났지만 나중에는 개인적으로 만나면서 결혼까지 이어졌어요.

유기자 : 연애를 4년 하셨다고 했는데~ 두 분 연애담 좀 들려주세요.

진숙씨 : 하하하... 너무 오래전의 일이라 지금 특별하게 떠오르는 추억이 없는데, 저희는 차를 타고 멀리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여행을 많이 다녀 본적은 없는 거 같아요. 흔한 연인들이 하는 행동처럼 영화보고 밥 먹고 그 정도였던 거 같아요. 지금 생각이 안 나서 그런 거겠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여행 다녀온 적도 있을 거 같아요. 하하하

유기자 : 결혼을 결심하시고, 집에 남편의 (혈우병)이야기를 하셨을 때 반대는 없었어요?

진숙씨 : 아무래도 반대가 전혀 없지는 않았죠. 남편과의 결혼을 반대 할 때, 제가 앞에서 방패 역할을 많이 했었어요. 아마 그 나이 때는 사랑이 먼저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누구다 다 (사랑을)1순위로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부모님께도 결혼하겠다고 했겠죠. 하하하 물론 그 당시 부모님의 마음은 많이 아프셨겠지만, 결국에는 1년 만에 저희 결혼을 허락해 주셨어요.

유기자 :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요?

진숙씨 : 네... 결혼하고도 일을 계속하고 있구요.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는 2년째 근무하고 있어요.

유기자 : 남편이 혈우환우이신데.. 아플 때 어떤 점을 가장 신경 써 주시나요?

진숙씨 : 음... 따로 신경 쓰는 일은 없어요. 그냥 일단 피해있어요. 하하하. 왜냐면 아프면 예민해져서 본인도 힘들어하고 해서 제가 옆에서 해줄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없더라구요. 그렇다고 남편이 아프다는 걸로 저한테 짜증을 내거나 그런 스타일은 아니고 오히려 배려감 있는 스타일이에요. (황기자 : 혹시 약을 녹여준다거나 주사를 놔 준다거나 하지는 않으세요?) 아~ 제가 주사를 놔주지는 못해요. 그래서 별도로 해주는 거는 없어요. 주사 맞고 나면 뒷정리를 해주는 정도에요.

   
▲ 지난 해 무릎 수술 후 물리치료를 하고 있는 락헌씨 모습

유기자 : 부부싸움도 하실 텐데, 다투신 후에는 어느 분이 먼저 화해하시나요?

진숙씨 : 저희가 결혼한지 16년이 지나다 보니까 요령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싸울 당시에는 서로가 말을 안 시키고 풀릴 때까지 그냥 놔두면 어느 순간 다른 걸로 화제삼아서 돌려서 말을 해요. 그러다보면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화해 되버려요.

유기자 : 남편과 결혼을 잘했다고 느꼈을 때는 어느 때일까요?

진숙씨 : 잘 했다고는~ 모르겠지만~ 하하하. 지금까지 살아온 바로는 성실하다는 점이에요. 일반 남자들처럼 술을 많이 마신다거나, 바람을 피운다거나 하는 그런 문제는 없으니까 그게 제일 좋은 거 같아요.

유기자 : 가사분담은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진숙씨 : 저희는 결혼 전에 ‘난 이거, 넌 저거’ 이런 식으로 특별하게 가사분담을 정하지는 않았어요. 남편이 워낙 가정 일에 적극적으로 잘 도와주는 편이에요. 제가 없을 때는 음식도 직접 만들어서 먹기도 해요. 특히 남편은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를 장사해도 될 정도로 정말 맛있게 잘하는 거 같아요. 저보다 더 맛있어요. 점수를 준다면 10점 만점을 주고 싶어요.

유기자 : 외출시 남편이 환우라고 해서 특별하게 신경 쓰이는 점이 있나요?

진숙씨 : 아무래도 자세가 바르지는 않잖아요. 30대까지는 그런 걸 별로 신경 안 써서 잘 몰랐는데, 이제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한테도 다 보인다는 게 인식 되더라구요. 하지만 뭐 아무렇지는 않아요. 그리고 요즘은 장애라는 인식도 겉으로 드러내고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그걸 신경 쓰지 않아요. 남편과 외출할 때 굳이 신경쓰는 점이 있다면 남들보다 복장에 좀 더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유기자 : 부부가 함께 다녀온 여행지 중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진숙씨 : 아마 남편도 여행지를 물어보면 저랑 같은 ‘밴쿠버’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어요. 남편 큰 누나가 그곳에서 살고 계셔서 겸사겸사 방문해 볼 겸 해서 한 달간 다녀 온 적이 있어요. (주사약도) 혹시나 해서 한 달 맞을 약보다 더 많이 가져갔던 거 같아요. 그리고 남편이 하루도 안 빠지고 거의 매일 약을 맞았기 때문에 (하하하) 출혈도 안 났어요. 오히려 저희 짐보다 약 가방이 더 컸던 거 같아요. 하하하. 그리고 해외에 나갈 때 선생님께 영문으로 된 증명서를 받아서 미리 준비했어요.

   
▲ 기억에 남는 2016년 캐나다 여행. 휘슬러의 가을 모습.

유기자 : 코헴 여름캠프는 참석해 보셨나요. 참가했을 때 느낀 점이 있으셨다면?

진숙씨 : 저희 부부가 캠프에 참석한 것은 딱 한번 있었어요. 그 이후로는 참석한 적이 없었어요. 왜냐면 제가 밖에서 자는 것을 너무 불편해하는 것을 남편이 알기 때문에 (남편이) 같이 참여하자고 강하게 권하지는 않아요. 캠프라 당연히 사람이 많을 거라 예상은 했었지만, 생각보다 너무 많더라구요. 그때 아이들도 상당히 많았던 기억이 나는데~ 아마 가족캠프였던거 같아요. 처음 캠프에 참석 할 때는 꼭 가야 하는 행사로 여겼는데 여러 가족들이 많이 참석한 걸 보니까 다음에는 ‘제가 굳이 참석을 안 해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제가 사람이 많은 장소를 안 좋아하는 경향도 있고, 주변에 아는 사람이 없다보니까 뭔가를 같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을 찾지 못 한 것도 있어요.

황기자 : 혹시 다른 환우 아내들과 친하게 지내시는 분은?

진숙씨 : 자주는 아니더라도 남편이 만나는 친구들의 아내들과 가끔 만나서 식사도 하고 안부를 묻기도 해요. 그 부부들도 서로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자주 만나는 것이 쉽지 않더라구요.

유기자 : 스트레스가 쌓이면 어떻게 해결하세요?

진숙씨 : 음~ 특별히 해소하는 방법은 없는 거 같아요(하하하) 그냥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생각들 때는 청소를 더 많이 한다든지, 아니면 요리를 한다든지 뭔가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하는 거 같아요. 청소를 한번 시작하다보면 생각지도 않게 버릴 것이 나오면 다 갖다 버리고~ 그러고 나면 시원하게 풀리는 느낌이 들어요. 얘기하다보니까 너무 건전한 스트레스 해소법인거 같은데요. 하하하

유기자 : 부부가 함께하는 취미활동은?

진숙씨 : 딱히 없는 거 같아요. 운동도 남편이랑 같이 하고 싶은데 (남편)체력이 안 되니까 운동을 같이 할 수도 없더라구요. 취미생활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둘이 같이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교회에서 예배 끝나고 유년부 봉사활동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요. 봉사활동을 같이 하면서부터 통하는 뭔가가 있어서 그런지 예전보다 사이가 좀 더 좋아진 거 같아요.

   
▲ 2016년 천안의 아름다운 정원 '화수목'에서

유기자 : 봉사활동 오래 하셨어요? 계기가 따로 있으셨는지?

진숙씨 : 제 경우는 올해로 4년차 되고 남편도 3년 정도 되는 거 같아요. 딱히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보다는 봉사활동을 제가 먼저 시작하고 있었어요. 신혼 때는 서로 할 말들이 많지만, 16년 이상 연차가 생기면 서로가 할 말이 없어져요. 간단하게 ‘밥 먹었냐’고 물어보면 ‘밥 먹었다’고 말하는 게 거의 끝인 거 같아요. 그리고 전화가 왔을 때도 간단하게 답하고 끊는 식이기에 대화가 점점 더 짧아져버려요. 그래서 부부가 공통으로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찾으려고 많이 하잖아요. 저희부부도 봉사활동을 하면서 공통적인 주제가 생긴거죠. 특별한 것이 아니어도 공통주제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생활의 활력소가 생기는 거 같아요.

유기자 : 부부는 인생의 동반자인데, 앞으로 두 사람만의 부부계획이 있다면?

진숙씨 : 저희 두 사람은 생각하는 게 굉장히 영하고 시크하기 때문에(하하하). 세상을 너무 오래 살 필요가 없다는 주의에요. 차근차근 짜여진 계획보다는 짐이 되지 않고 갈수 있게끔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게 집중하면서 살아가는 거 외에는 특별하게 얘기를 해 본적은 없어요. 그리고 나이가 들면은 뭔가를 할 수 있는 활동범위도 줄어 들잖아요. (유기자 : 남편께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지금도 남편 스스로 잘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아요. 그리고 먹는 것을 가리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콜레스테롤은 신경을 좀 써야하니까 기름진 음식은 되도록이면 피하는 게 좋겠죠. 나이가 들면 소화기능도 떨어지니까 많이 먹지도 못 할거 같아요. 하하하

유기자 : 끝으로 환우가족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진숙씨 : 제가 남편한테 듣기로는 젊은 세대들은 관리도 잘 받고, 예방요법도 잘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지금처럼 본인들이 관리를 꾸준히 지키고 잘해나간다면 사회생활에 크게 문제될 거는 없다고 봐요. 옛날처럼 약을 구하기 힘든 시절은 아니기 때문에 힘들지 않을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가정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행복해 지기 위해서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고치려고 하지 말고, 서로를 편안하게 놔주는 게 좋은 거 같아요. 물론 부모자식간의 얘기는 다를 수 있지만, 힘들어도 스스로 잘 설수 있게 해주면 가족도 화목하지 않을까 싶어요.

   
▲ 저희 부부의 여행지. 미국 시애틀의 가을 풍경입니다.

아담한 체구 속에서도 카리스마가 넘치는 진숙씨의 그 강인함에 놀랐다. 그리고 그녀가 말한 “내가 선택한 가족. 각자 역할에 충실하게 책임을 다하다 보면 모든 것은 해결 된다”는 메시지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그렇다 맞는 말이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많이 변한다 해도 “나는 나대로 남편은 남편대로 만족하면 그것이 행복”이라는 그녀의 말은 진리인 것 같다.

우리네 인생들은 오랫동안 함께 살다 보면, 어느새 ‘사랑’이라는 것보다는 ‘사는 것’에 익숙해져버리는 것 같다. 진숙씨에게 남편과의 연애담을 들려달라고 했을 때. 그녀는 ‘너무 오래전 일이라’며 말꼬리를 흐렸지만, 이내 그 예전의 기억들을 하나둘씩 회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입가에 흐르는 미소. 그 미소는 ‘사는 것’ 때문에 덮어두었던 그 옛날의 ‘사랑’이라는 기억이 떠올랐는지도 모른다. 그 소중했던 사랑의 기억을 오랫동안 떠올리며, 지금처럼 앞으로도 행복한 부부로 아름답게 만들어 가길 바란다. 인터뷰에 응해 주신 진숙씨에게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헤모라이프 유성연 기자 황정식 기자/ 현장사진=황정식 기자]

   
▲ 락헌씨 수술을 앞둔 입원 첫날. 불쑥~ 병원을 찾아가 아내 진숙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두 분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기도 드립니다. ^^ - 유기자 드림^^

유성연 기자 tjddus@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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