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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모필 Movie Feel> “다운사이징”

기사승인 2018.02.13  22: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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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우사회인이 쓰는 '응고되지 않은' 영화평, 마흔아홉번째

 

   
▲ 작아지면 돈 걱정은 없어지죠, 하지만 나머지는?

 

여러분들은 몸이 작아지면 뭐하실건가요?

 

현대의 과학의 발전은 눈부시다. 혹자는 컴퓨터의 발전처럼 이미 어느 정도의 궤도에 올라 더 새로운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순수 과학의 혁명(revolution)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과학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우리가 느끼지 못 할 정도로 어렵거나 아직 적용이 안됐거나 혹은 너무 많은 것들이 나와서 알지 못하고 지나갈 뿐이지 기술의 발달은 아직도 지속 중인 것이다.

연구자뿐만 아니라 몽상가에게도 과학의 진보는 아주 흥미로운 주제이다. 예로부터 소설가, 화가, 조각가를 포함한 예술가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자에게도 SF(공상과학)는 단골 소재로써 부족함이 없다. 그 중에서도 유명한 것은 <달 세계 여행>(무려 1865년 소설가 “쥘 베른” 원작, 1902년 “조르주 멜리에스” 영화화)과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있다. 특히 유명한 소설가이자 미래학자인 “아서 C. 클라크”의 원작을 완벽주의의 거장인 “스탠리 큐브릭”에 의해 완성된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무려 1968년에 제작된 영화이며 이 영화에서 보여준 과학 기술들은 완벽한 인공지능과 중력 우주선을 제외하고는 모두 “상상”으로만 구현했다는 점에서 매우 경이롭다.(물론 작년 알파고의 활약으로 곧 있으면 중력 우주선만 나오면 영화에 나오는 모든 기술이 구현되게 된다.)

물론 SF(공상과학) 영화들이 모두 심각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아예 <그래비티>나 <미션 투 마스>와 같은 영화들은 하드 SF 영화라는 별도의 장르로 구분할 만큼 SF 영화의 장르는 다양하다. 오늘 소개할 영화 <다운사이징>은 코미디와 드라마를 SF 장르에 섞어 놓은 쉽게 즐길 수 있는 영화이다.

 

   
▲ 요르겐 박사는 스스로 자신이 축소화되는 것을 선택했고 학회에서 직접 성과를 발표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다.

 

영화의 시작은 노르웨이에 있는 연구소의 “요르겐” 박사가 생물체의 다운사이징(축소) 실험에 성공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요르겐 박사는 이 기술을 인간에게 적용시켜 폭발적인 인류 증가에 대한 대책으로 응용하면서 쓰레기 배출의 최소화, 거주 공간의 획기적인 축소, 운송과 이동의 편리함 등을 장점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 친구 데이브 존슨은 다운사이징이 자신에게 새로운 삶을 주었다며 폴에게 적극 권유한다.

 

“폴 사프라넥”(멧 데이먼 역)은 물리치료를 겸한 작업자들의 건강을 챙겨주는 작업치료사로써 부인 “오드리 사프라넥”(크리스틴 위그 역)과 행복하게는 살고 있지만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자 하는 부인과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대출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하게 된다.

 

   
▲ 우리가 잘 아는 천재소년 두기의 주인공 닐 패트릭 해리스가 다운사이징의 장점에 대해 소개하는 홍보대사 역을 맡았다.

 

하지만 TV에서는 연일 다운사이징이 성행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는가 하면 친한 친구인 “데이브 존슨”(제이슨 수데이키스 역)은 다운사이징을 하면 식사량도 획기적으로 줄어서 생활비도 줄어들고 살 집도 작기 때문에(하지만 다운사이징한 사람에게는 엄청나게 크다!) 대저택에서 사는 것도 꿈이 아니라고 한다(개인 수영장이 딸린 집이 고작 사과박스 크기 밖에 안되니까).

 

   
▲ 다운사이징엔 여러모로 이득이 많다. 버스, 비행기 안에서도 작은 공간만 차지하니 비용도 매우 저렴한건 덤.

 

이런 장점들을 면밀히 살피고 아내를 설득해 다운사이징을 결정한 사프라넥 부부, 아내 오드리에게는 충분한 설명을 해주었지만 무슨 일인지 다운사이징 회복실서 아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오드리는 다운사이징을 받고 나면 다시는 원래의 사이즈로 돌아갈 수 없음과 부작용을 우려한 몸의 제모(특히 눈썹)를 하는 도중 겁이 나서 그만 두었다는 것이다! 이제 와서 다시 원래의 크기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 아내는 이미 울면서 도망가버린 상태이고 함께 같이 살기로 한 커다란 저택에 혼자 남아버리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만다.

 

   
▲ 오드리 없이 혼자 거대한 저택에 남겨진 폴, 이럴려고 다운사이징한게 아닌데...

 

시간은 흘러 이미 아내와 이혼한 폴, 상담원 일을 하면서 조그만 아파트에서 생활하던 도중 매일같이 시끄럽게 파티를 여는 윗집에 항의를 한다. 윗집에 사는 “두산 머코빅”(크리스토프 왈츠 역)이 미안하다며 이왕 남는 시간에 파티나 같이 즐기자고 한다. 흥청망청 밤새도록 파티를 마치고 일어난 폴은 집안 청소를 하러 온 청소부 “녹 란 트란”(홍차우 역)을 만나게 되는데…

 

   
▲ 녹 란의 의족을 살펴보는 폴, 의족의 교정이 필요하고 치료도 필요하다고 하지만...

 

다운사이징, 즉 축소된 사람이 생활하면서 겪는 어려움이나, 다운사이징을 하지 않은 일반인들과의 갈등을 그린 영화가 아니라 폴이라는 인물이 다운사이징으로 인해 아내와 헤어지게 사연과 다운사이징 세계에서 새로운 삶을 발견해 나간다는 내용에서 SF 보다는 드라마에 더 가까운 영화이다. 즉, SF를 드라마의 소재로 썼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매일 시끄럽게 파티만 여는 두샨, 하지만 나빠보이지만은 않은 인상을 준다.

 

오랜만에 멧 데이먼이 심각한 영화(본 스리즈, 마션, 그레이트 월 등)을 벗어나 쉽게 즐길 수 있는 SF 코미디 영화로 돌아왔다. 거의 십여년 동안 액션 배우로 활동했기에 드라마에는 어설프지 않을까 했지만 멧 데이먼은 자타가 공인하는 연기파 배우이기에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에 빛나는 크리스토프 왈츠가 윗층에 사는 친구로 나오면서 배역에도 많은 신경을 썼음을 말해준다.

 

   
▲ 한국이 나온다! 킹크렙과 향기수산은 넘어가도록 하자.

 

이 영화에는 몇가지 재미있는 점이 있는데 바로 한국이 배경으로 나온다!(잠깐이긴 하지만) 그것도 영화 초반부에! 영화 타이틀과 함께! 한글 음성과 함께! 무려 두 컷이나!(킹크랩이나 향기수산은 신경쓰지 말자.) 그리고 어떠한 인공적인 보철물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치과 치료가 다운사이징 하기 전에 필수적으로 진행이 되는데, 이때 수면 치료를 한다!(우리나라도 꼭 도입하자. 본인은 치과 시술이 무서워서 치과에 잘 가질 않는다.)

 

   
▲ 다운사이징을 권하는 상담 직원, 그의 남편이 고관절 치환술을 받아 아쉽지만 다운사이징을 못한다고 한다. 혹시 혈우병?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것은(흥미롭기보다 혈우인에게는 안타까운) 장면이 있다. 바로 폴과 오드리가 다운사이징에 관한 상담을 받다가 “이렇게 좋은 것을 왜 상담원 본인은 안 받으셨어요?”라고 묻자 상담원은 “남편이 고관절 대치술만 받지 않았어도 했죠”(영어로 hip replacement라고 정확히 말한다. 즉, 인공고관절 치환술을 받은 듯)라고 답변한다. 어라? 그럼 난 다운사이징이 가능한 시대가 와도 못 하자나? 벌써 세 군데나 인공관절을 박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본다면 혈우병 환자로써 약을 더 많이 처방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면 이 영화에서 사람들은 갖가지 다양한 이유로 다운사이징을 하는데 그중 하나가 비싼 아내의 약값을 감당하기 위해서(다운사이징하면 원래 먹던 량의 100분의 1만 먹어도 되니까) 시술을 받은 사람도 있으니까 말이다.

 

   
▲ 처음으로 큰 사이즈(?)에서 다운사이징한 사이즈로 넘어가는 장면, 직원들도 오랬동안 해왔는지 가벼운 농담을 주고 받는다.

 

비현실적인 공상과학이라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과학 기술의 발달 속도는 어마 무시하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인공치환술보다 더 좋은 시술이 먼저 나올 수도 있으며, 현재도 치료제의 원활한 보급으로 혈우 환우들도 관리만 잘 한다면 더 이상 관절질환으로 고통받지 않아도 되며, 거기다 제약사들은 앞다투어 더 좋은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니 말이다.

 

황정식 기자 nbkiller@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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