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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가이’ 고덕환 씨와의 번.불.콩. 인터뷰

기사승인 2017.07.06  10: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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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먼저 인사 나누자고요~”

이번 번.불.콩. 인터뷰 주인공은 ‘다소곳한 분’이라는 지인(석찬기자님)의 인사이트가 있었다. 그래서 조용한 찻집을 찾아 헤맸지만... 시끄러운 카페만 눈에 띠었다. 차선책으로 ‘둘마공원(성남 분당시 이매동)’을 선택했다. 앗! 그러나~ 이매역과 서현역이 이어지는, 분당선 철길 주변에 있었다.! 아~ 시끄러운 건 매한가지 ^^!

그래도 야외라는 느낌이 꽤 괜찮았다. “아~ 여기 분위기가 살아있는데?” 나뭇가지 틈 사이로 햇볕이 오고가고, 사알랑~ 사알랑~ 초여름 바람이 이는 곳. 이곳이라면 오늘의 주인공과의 살짝쿵 데이트도 좋을 듯.

그와 분위기 있는 벤치에 앉아 대화를 시작했다.

   
▲분위기 있는 벤치에 앉아서 ‘도란도란’ 함께 속삭이는 중 ^^
   
▲이곳은 성남 분당에 있는 돌마공원이라고 해요~

유기자 :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좀 부탁해요 ^^

덕환씨 :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33살 되는 고덕환(8인자·중증)이라고 합니다. 현재 게임 서버프로그램 개발 일을 6년째 하고 있습니다. 일명 프로그래머라고 생각하시면 될듯해요. 그리고 경기도 광주에서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고, 형제로는 위로 결혼한 누나가 1명 있는데, 집이 가깝다보니 자주 왕래하는 편이에요.

유기자 : 지금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조금 더 쉽게 설명 해주세요.

덕환씨 : 글쎄요^^ 뭐라고 설명을 드려야 할까요? 게임을 하는 일반인들이 클라이언트라면 저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일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더 어렵나요?(하하) 이걸 쉽게 풀어서 설명하기에는 좀 어려울 거 같아요.

유기자 : 지금 하시는 일에 만족 하시나요?

덕환씨 : 네. 제가 컴퓨터 쪽 전공은 아니지만 제 적성에 맞는 일을 찾으려고 이일저일 하다가 뒤 늦게 시작한 감은 있지만 만족하고 있어요.

유기자 :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덕환씨 : 제가 중증인데도 예방을 안 하는 편이기는 한데,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출혈없어도 주사를 맞는 편이구요. 출혈이 없어도 2,000단위 씩 맞고 있어요. 중증이기는 하지만 다른 환우에 비해서 활동량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출혈횟수는) 적은 편에 속하는 거 같아요.

유기자 : 프로그래머라면 앉아서 근무할 텐데 하루에 얼마나 앉아 계시나요?

보통 업무시간이 8시간이에요. 간혹 야근도 있을 때도 있고 해서 짧게는 8시간, 길게는 10시간~11시간 앉아서 있을 때도 있어요. 그래도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기 위해 몸을 움직여 주기도해요.

유기자 : 취미생활은 어떤가요?

덕환씨 : 직업이 ‘게임프로그래머’라서 주로 게임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취미생활은 활동적인 거 보다는 쉬는 날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애니메이션 보는 거 정도? 아! 낚시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랑 가끔 낚시를 하러 갔다 올 때도 있어요. 이 정도가 저의 취미생활인데 그러고 보니 주로 활동 범위가 직장 아니면 집 이렇게 되는 거 같네요.

   
▲용인 송전지랍니다. 바지 걷어 올리고 루어낚시를~ 우와~~ 월척이다!

유기자 : 주말에 따로 배우고 계신게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거 에요?

덕환씨 : 네. 지금 그림을 따로 공부하고 있어요. 취미생활이기도 하고 직접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그래픽으로 실력을 좀 늘리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유기자 : 자격증이 필요한 건가요?) 아니요. 자격증은 따로 없구요. 개인 실력 향상을 위한 거라고 보면 될 거 같아요.

유기자 : 사귀는 여자 친구 있으세요?
덕환씨 : 아니요. 아직 없습니다(하하하)

유기자: 여자 친구가 없다는 이유는 관심이 없어서 그런가요?

덕환씨 : 아~ 그거는 아니구요^^ 아무래도 제가 혈우병이 있다 보니까 이성을 만나는 게 좀 자신이 없다고 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어쩌면 자격지심인거죠. 그래서 먼저 다가가는 게 많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인거 같아요.

   
▲"2-~3년 안에 결혼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아직 여친은 없다는 덕환씩~

유기자 : 여자 친구가 생긴다면 본인이 가진 병에 대해서 오픈을 하고 만나는 게 좋을까요?

덕환씨 : 여자 친구한테 언제까지나 숨길 수 있겠어요? 말 안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하하). 오픈을 하고 만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언제가 적당할지, 오픈시기를 생각해 본적은 없지만 그래도 먼저 오픈을 하고 만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유기자 : 결혼은 몇 살쯤 하고 싶으세요?

덕환씨 : 제가 원래는 좀 빨리 하고 싶었는데요(하하하). 어떻게 하다 보니 벌써 33살까지 되었네요. 기회가 된다면 36살 전에는 하고 싶어요.

유기자 : 결혼할 때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덕환씨 : 음... 제가 재단에 약 타러 갔을 때, 아는 분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봤는데요. 처가에 (혈우병을) 알리지 안고 사시는 분들이 계시는 거 같더라구요. 저도 결혼을 하게 되면 알게 모르게 출혈이 생기는 일도 있을 텐데 그럴 때마다 (주사 맞는걸) 변명을 할 수는 없을 거 같기도 해요. 하지만 주변에 제 병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좀 많이 있으면 위급상황이 왔을 때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유기자 : 중증이라고 하셨는데 보기엔 꽤 괜찮아 보이는 걸요? 관절상태는 어떠세요?

덕환씨 : 다른 곳은 일반 중증 환우들보다는 좋은 거 같은데, 양쪽 발목 관절이 저도 많이 안 좋아요. 그래서 오래 걷거나 심한 운동을 하거나, 그러면 발목출혈이 잦은 편이에요. 간혹 자연 출혈도 있긴 해요. 요즘에는 걸을 때 약간의 통증도 좀 느껴져서 걷는 게 조금 힘들기도 해요. 작년에 관절상담을 받은 적이 있는데 다행히 수술할 정도는 아니고 약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씀을 해주셨어요.

   
▲ 덕환씨 떨고있어? 무서워마요~ 전 해치지 않았요~

유기자 :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은 꾸준히 하시나요?

덕환씨 : 하하(웃으며). 운동을 해야 하는 데요.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출혈에 대한 걱정도 있다 보니까 운동을 회피하게 되는 거 같아요. 우리 환우들은 근육을 많이 키우는 운동을 해줘야 한다고 하는데 전 실천이 잘 안 되고 있어요.

유기자 : 곧 코헴캠프인데, 올해 참가하시나요?

덕환씨 : 어릴 때는 매년 참가를 했었는데 직장 다니고 나서는 시간 내는 게 맘처럼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참여를 못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캠프 때 아니면 못 보는 얼굴들이 많아요. 생각해보면 캠프에 참석해서 형이나 동생들하고 만나서 같이 노는 게 제일 좋았던 거 같아요.

유기자 : 올해 휴가 계획은 어때요?

덕환씨 : 최근에 지금 회사로 옮긴지 2달 밖에 안 되어서 여름휴가 계획을 잡기는 힘들 거 같아요. 겨울이 되면 연차도 생기고 하니까 한 이틀 정도 집에서 쉬는 걸로 게획 잡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부산서 하는 캠프 참여도 좀 힘들 거 같아 아쉬워요.

   
▲모든 정보는 내 손 안에 있소이다~ 

유기자 : 혈우병 정보는 어떻게 얻고 계시나요?

덕환씨 : 재단에서 보내주는 잡지랑 코헴회에서 보내주는 코헴지, 그리고 주변 지인들을 통해서 듣는 얘기들, 그리고 페이스북에서 헤모라이프 관련 기사 올라오는 것 등을 통해서 정보를 얻고 있어요. (유기자 : 관심 가는 뉴스가 있다면?) 유전자 치료에 대해서 관심을 좀 많이 갖고 있는 편이에요.

유기자 : 예전에 비해서 최근엔 혈우병 치료가 많이 좋아진 편인데, 그래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덕환씨 : 아무래도 출혈이 좀 심하게 되었을 때, 주변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창구가 많이 제한적인 거 같아요. 그래서 좀 더 보강이 되었으면 좋겠고요. 혈우병 지정 병원이 서울에는 좀 많이 있지만 지방이나 외진 곳에는 찾기 힘들다보니 이런 문제도 빨리 개선되어야 할꺼 같아요. (유기자 : 병원은 어디를 이용하고 계시나요?) 저는 재단에서 약을 타고 있는데, 거의 한 달에 한 번 정도 밖에 못 가고 있어요. 회사가 삼성동에 있다 보니 그나마 재단의원에서 야간 진료하는 날만 시간을 내서 방문하고 있어요.

유기자 : 혈우병 말고 다른 불편한 건 없으세요?

덕환씨 : 제가 ‘공황장애’가 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앓고 있어서 10년 넘은 거 같아요. (유기자 : 공황장애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제가 어릴 적에 혈우병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었어요. 아무래도 그런 거 때문에 더 심해지지 않았나 싶어요.

유기자 : 성인 환우들은 거의 다 자가 주사를 할텐데, 덕환씨는 몇 살 때부터 했나요?

덕환씨 :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스스로 주사를 놓기 시작한 거 같아요. 그 전에는 어머니께서 놔 주셨구요.

유기자 : 끝으로 환우들께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덕환씨 : 건강이 우선이니까. 다들 건강관리 잘하셨으면 좋겠어요. 인터뷰가 나가고 나면 저를 아시는 분들도 계실거고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번 계기로 해서~ 재단에 약 타러 왔을 때 오다가다 얼굴 보면 인사도 먼저하고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가 다른 환우들보다 건강관리를 잘 하고 있지 못해서(하하) 관리를 잘 하고 계시는 분들 있으면 많이 듣고 배워야 할 거 같아요.

유기자 : 아참! 인터뷰 소개해 주신 하석찬 기자님이랑은 어떻게 알게 됐나요?

덕환씨 : 석찬이 형은 코헴회에서 일하고 계실 때, 캠프에서 만나서 친해지게 되었어요. 캠프는 그 뒤로 참여는 못하고 있지만(하하) 그래도 전화로 안부 소식도 전하면서 계속 잘 지내고 있는 베스트프렌드 형님 중 한 명이에요.

   
▲ 하석찬 기자님이랑 고덕환 님~ 그리고 저 유기자입니다. (아~~얼굴 사이즈가 점 점 ㅜㅜ)

인터뷰가 끝날 쯤, 마침 비가 내렸다.

쑥스러워 할 것 같았는데 낯설어 하지 않았다. 오히려 논리 있고 설득력 있게 또박또박 설명하는 덕환씨~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걸 자신의 핸디캡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약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심적으로 많은 여유가 생겼다고 한다. 이런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칭찬을 해주고 싶다는 그는 정말 ‘나이스 가이’같다.

그 와의 인터뷰를 마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장벽은 무엇인지 생각해봤다. 말없이 풀지 않고 담아두기만 하면, 곪아버린 채 악취가 난다. 반면 누군가가 같이 풀어준다면 그 곪았던 자리에 금방 새 살이 오른다는 것.

어쩌면 우리 환우들 마음에 단단히 굳어져버린 상처 딱지가 앉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치유는 따로 있는 게 아닌 거 같다. ‘아직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서로가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는 온전한 치료자가 되어주는 건 어떨까 싶다.

[헤모라이프 유성연 기자 / 사진=하석찬 기자]

 

유성연 기자 tjddus@newsfinder.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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