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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필성씨, 리팜핀 시술 경험담 소개…"꾸준히 건강관리 합시다"

기사승인 2017.06.20  20: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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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불.콩. 인터뷰] "우리 인간미를 나눠보자구요"

이번 ‘번.불.콩.(번갯불에 콩 볶는) 인터뷰’의 주인공은 서울시 관악구에서 11년 동안 거주하고 있는 허필성(9인자 환우, 49세)씨이다. 인터뷰가 예정된 오후 4시. 오전 업무를 부지런히 끝내고 하루종일 떠들어 대는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약속장소로 서둘러 달려갔다.

약속된 장소로 언덕길을 한참 오르다보니 환우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걱정이 되는 오르막이 있었다. 같은 서울이라도 지역마다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에 새삼 놀라며... ^<^

사실, 인터뷰하기 전까지는 ‘오늘의 주인공’이 나를 기억할지 매번 걱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나 오늘 주인공도 나를 편하게 받아줘서 즐거운 마음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감사감사 꾸벅~)

아담한 커피숍에서 오늘의 주인공인 허필성씨와 '번.불.콩' 인터뷰를 시작해 볼까 한다.

   
▲부끄러움 많이 타시는 거 같아도 말씀은 아주 잘 하시는 허필성씨입니다. 인터뷰 후에 저랑 기념사진도 남겼어요~ ^^

유기자 :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좀 부탁해요.

필성씨 ; 안녕하세요~ 올해 50살(68년생)이며 어머니와 같이 서울시 관악구에서 11년 거주하고 있는 허필성이라고 합니다. (하하)

유기자 :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필성씨 : 예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건강 관리하다보니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했네요. 젊은 시절엔 아픈 것도 모르고 열심히 일 했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회복 능력이 예전보다 많이 떨어지는 거 같아요. 그러다보니 새로운 일을 찾기가 쉽지 않네요.

유기자 : 지금 건강상태는 어떠세요?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필성씨 : 예전에 안하던 운동을 최근부터 ‘건강관리’ 차원에서 시작했어요. 직장생활 할 때는 퇴근 후에 컨디션이 안 좋아서 지치고 힘들어 했는데, (일 쉬고 있는 동안) 운동을 하고부터는 근육이 조금씩 생기면서 활동하는데 많이 좋아졌어요.

유기자 : 어떤 운동을 하고 계시나요?

필성씨 : 근육 키우는 운동위주로 하고 있어요. 예전에 운동하려고 구입해뒀던 모래주머니가 있어서 요즘 그걸로 다리에 묶어 근육을 키우고 있는 중이에요. 한참 젊었을 때는 조금만 몸이 아파도 핑계 삼아 운동을 안했는데, 지금은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스스로 운동을 안 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운동하면서 효과가 조금씩 보이는데, 진작 할 걸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더라고요. 그 덕에 이번에 가족들과 제주도로 2박3일간 여행도 다녀왔네요.

   
▲이번에 어머니랑 제주도 다녀오셨다네요 ^^ 시술 후 물리치료를 꾸준히 받으셔서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답니다~

유기자 : 몇 달 전에 리팜핀 시술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시술계기 좀 들려주세요.

필성씨 : 무릎이 안 좋아 수술을 받은 뒤로는 활동을 많이 안했어요. 그래서인지 이번엔 팔꿈치 쪽으로 통증이 오더라고요. 팔꿈치가 안 좋아지면서 치료를 좀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시술을 한 1년정도 미뤄왔어요. 그러다가 지난 3월과 4월에 한 달씩 간격으로 왼쪽 팔꿈치에 2차례 시술을 받았어요. 원래는 3차까지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2차까지 받고 출혈도 없고 결과도 좋다고 하셔서 3차 시술은 나중에 출혈이 다시 발생할 경우에 받기로 했어요.

유기자 : 시술 받은 후 효과는 어땠나요?

필성씨 : 시술 후 물리치료도 꾸준히 했어요. 그래서인지 아직까지 출혈이 없는 상태이고, 팔꿈치도 시술전보다 많이 부드러워진 거 같아요. 솔직히 1차 시술하고 나서 많이 불안했었어요. 출혈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조심스러웠었는데 2차 때는 좀 나아진 느낌이 들더라고요. CT를 찍어봤는데 붓기가 많이 없어진 게 보였어요.

유기자 : 시술 후 통증같은 건 없었나요?

필성씨 : 시술전에 선생님은 안 아프다고 하셨는데, 맞는 순간 아프더라고요(하하). 혹시 몰라 진통제를 처방해 주셨기는 했는데, 진통제 먹을 만큼의 통증은 아니라서 그냥 참았어요. 우리 환우들 경우를 보면, 갑자기 급성출혈이 생기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거든요. (말로는 표현을 못하겠지만) 그런 식의 통증이 느껴지더라고요. 시술만 하고 끝나는 것보다는 시술 후에 물리치료를 같이 해주니까 더 빨리 좋아진 거 같아요. 일주일간격으로 재단에서 물리치료도 같이 받으면서 치료했어요. 특별히 거부감 같은 건 없었어요.

유기자 : 시술 후에 관리도 중요할 텐데요. 예방요법은 잘 하고 계시죠?

필성씨 : 네. 일주일에 두 번씩 주사요법을 하고 있어요. 저는 9인자인데 제 몸무게로 따지면 1회 투여량이 1,750단위이거든요. 그런데 시술 후 출혈 예방 차원에서 당분간 2,000단위를 맞고 있는 중이에요. 지금까지 출혈없이 잘 지내고 있으니 다시 원래의 용량에 맞게 줄여도 될 것 같아요.

   
▲부드러운 남자 필성씨~ 랍니다.

유기자 : 혹시 다른 곳에 관절 수술 받은 곳도 있으신가요?

필성씨 : 관절상태가 안 좋아서 오른쪽 고관절하고 양쪽 무릎 수술을 받았어요. 2003년도에 오른쪽 무릎수술을 먼저 하고 2006년에 오른쪽 고관절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한 후에 출혈이 심해서 2006년도에 고관절은 재수술을 다시 받았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2014년도에 왼쪽 무릎 수술했어요.

유기자 ; 몸이 더 좋아지면 앞으로의 계획은요?

필성씨 : 제일 급한 건 직장을 구하는 것이죠. 일할 때가 되었는데 나이가 있다보니 (직장) 구하는게 쉽지 않네요.

유기자 : 예전엔 어떤 일을 하셨나요?

필성씨 : 예전에 광고 일을 했어요. 그래서 그쪽 일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지면 광고 일을 알아보고 있어요.

   
▲필성씨가 보내주신 사진인데~ 첨엔 화난 표정같았어요~ 근데 눈부셔서 그러신거래요^^ 제주도 여행사진이랍니다.

유기자 : 미혼이신데, 아직 결혼 안하신 이유가 있으세요? ^(^

필성씨 : 그러게요(하하). 제가 좀 비관론자에 가까운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나만 힘들면 되는데 결혼하면 옆에 있는 사람도 힘들 거 같다는 생각이 제일 큰 거 같아요. (유기자 : 그래도 독신주의를 고집하시는 건 아닌거죠?) 굳이 생각하자면 (결혼이) 그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드네요. 예전에 약이 많이 보편화되지 않았을 때 한번 통증이 오면 몇 달씩 누워서 앓다시피 했는데, 지금은 그 시절에 비하면 천국에 가깝지만 그래도 결혼에 대한 마음은 와 닿지가 않는 거 같아요. (쑥쓰럽게 웃으며~)

유기자 : 나라에서 우리 환우들을 위해 ‘이런 제도는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시는 게 있다면?

필성씨 : 제가 혈우병을 가지고 있는데도 그런 쪽으로는 등한시 하는 마음이 큰 거 같아요. 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생각을 안하고 살아왔던 거 같아요. 예전보다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는 안도감이랄까?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어떤 걸 더 바란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어요.

유기자 : 혈우병 관련 정보는 어떻게 얻고 계시나요?

필성씨 : 네~~ 헤모라이프 위클리 잘 받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카톡으로 소식을 전해주셔서 잘 받아보고 있고요. 코헴 사무국에서 코헴지를 보내주고 있어서 행사소식이나 지방소식같은 것도 잘 접하고 있어요. 간혹 혈우재단에 물리치료 받으러 가면 이런 저런 소식을 듣기도 하지만, 깊이 있는 소식을 이렇게 헤모라이프를 통해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유기자 ; 혈우사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필성씨 : 분위기가 좀 더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인간미 같은 걸 느낄 수 있도록 따뜻하게 반겨주는 인사말 한마디. ‘오면 오나보다 가면 가는가 보다’라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서로가 한 마디라도 더 챙겨주는 마음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

유기자 : 끝으로 환우들께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필성씨 : 우리 환우는 누구나 다 포함되겠지만 아플 때만 주사 맞는 거 보다는 아프지 않게 평소에도 열심히 예방요법 잘하면 어는 정도의 몸 관리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무리 튼튼한 관절이라도 한 번 손상되는 순간부터는 회복이 안되는 거 같더라고요. 저도 그런 걸 느껴봤기 때문에 강조해주고 싶어요. 나중에 수술할 경우에도 기본 연골이 있는 거랑 전혀 없는 거랑 (수술 후) 회복 속도도 차이가 많이 나는 거 같더라고요. 내 건강은 누가 돌봐주는 게 아니기에 스스로 잘 지키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환우 여러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봅니다. 다들 예방요법 거르지 말아요. ^^

   
▲대화나눌 땐, 곧 잘 웃으시던데 카메라만 보이면 무표정~ 되시나봐요 ^^ 화이팅! 

인터뷰가 끝난 후. 메모지와 펜을 내려놓고 필성씨와 결혼에 관한 대화를 더 나눴다. 그는 “누군가를 힘들게 하는게 싫어서 결혼 생각을 접었다”고 했지만,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 환우들을 볼 때면 간혹 “해보고 후회할 걸 하는 아쉬움이 좀~(남는다)”고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필성씨는 “살아온 인생에 대해선 후회는 없다”고 당당하게 밝히기도 했다.

그는 또 “지금 몸 관리에 신경을 더 쓰는 것이, 앞으로 우리 환우들에게 더 남겨진 삶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렇다. 우리가 태어난 순서는 이미 정해져 있지만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순서는 정해져 있지 않다. 의료환경이 더욱 좋아지면서 환우들도 일반인들과 별반차이 없는 수명을 누리게 됐다. 건강관리라는 건 시작이 중요하고 그 시작이라는 건 바로 ‘지금부터’가 가장 빠른 거다.

그리고, 이번 필성씨와 인터뷰 중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은 “오면 오나보다 가면 가는가 보다”라는 말이었다. 우리 혈우사회에서는 그런 느낌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한 거 같다. 우리는 한 두번 마주치고 끝나는 그런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만나왔던 시간보다 앞으로 더 긴 시간을 마주치며 함께 치료하며 소식을 나누며 살아가야할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나 또한 내 주변의 일반 지인들보다 우리 환우들과의 함께하는 시간이 더욱 많아졌다. 혈우사회 속에서 혈우사회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함께 웃고 고민을 나누는 시간이 내 삶의 한 부분이 됐고, 앞으로 그 시간은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다.

끝으로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신 허필성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헤모라이프 유성연 기자/ 사진=하석찬 기자]

유성연 기자 tjddus@newsfinder.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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