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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나노tip> 강동경희대의 구석구석

기사승인 2017.04.09  20:3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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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생활의 활력소, 숨은 핫스팟 찾기

오랜 기간 병원에 입원해 있다 보면, 지루함은 둘째치고 지금이 무슨 요일인지, 바깥 날씨가 어떤지조차 까맣게 잊게 되면서 침대와 몸이 하나되는 '물아일체'의 경지까지 이르게 되는 걸 경험해 본 적 있을지 모르겠다. 심한 경우, 퇴원 후 일상으로의 복귀가 낯설어 다시 병원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은까지도 든다는 혈우환우도 있다.

오늘은 병원생활 즐겁게 하는 법을 알아보자.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병원도 사람이 장기간 머무르는 곳이니 이런저런 소소한 볼거리와 흥미로운 핫스팟들이 존재한다. 이런 요소들을 잘 활용하고 애정을 갖고 둘러보면 지루해질 수 있는 병원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 강동경희대병원 정면

그 첫번째로 '혈우병 관절수술' 하면 떠오르는 곳, 강동경희대병원의 숨은 명소들을 찾아보았다. 2006년 회기동 경희대병원으로부터 분원해 경희대병원과 함께 '혈우환우 정형외과 수술의 메카'로 자리매김 해 온 강동경희대병원이기에 환우들에게 가장 낯익고 믿음직한 병원 중 하나일 것이다. 이 병원의 가장 유명한 진료과인 '관절류마티스센터'가 한때 '혈우병수술센터'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기도 했으니 뭐 말 다했다.

   
▲ 혈우환우에게도 친숙한 박형순 재활치료사님이 1월의 칭찬스타셨다니!

사실 외래 진료동과 입원병실은 어느 병원이나 설비만 좀 다를 뿐 크게 차이점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대신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휴식공간이나 식당, 그 외 편의시설 등의 작은 차이가 입원생활에 대한 좋은 기억을 좌우하고 그로 인해 회복에도 약간의 영향을 미치지 않나 생각한다.

강동경희대는 일단 서울 외곽인 강동구 상일동에 산을 끼고 위치해 있어 공기가 좋다. 물론 대중교통 이용하려면 다소 진땀은 난다. 주변 자연환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로, '공원'이라 안내문구가 붙은 옥상정원이 있다. 옥상이라지만 14층까지 뻗지 않는 건물 일부구역의 5층 야외공간을 활용해 만든 곳으로서 접근성이 좋다. 좁은 병실에 갖혀있던 답답한 마음을 잠시 뻥뚫린 하늘로 띄워보낼 수 있는 장소. 물론 금연이고, 한쪽 면에선 멀리 명일근린공원과 강동아트센터의 조용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 병동 5층 '공원' 나가는 길
   
▲ '공원'이라고 하기엔 썰렁하지만 그래도 숨 한 번 깊게 들이쉬자.
   
▲ 명일근린공원과 강동아트센터 사이로 거대한 목련나무가 꽃을 피웠다.

1층 로비로 걸음을 옮기면, 지하1층~지상2층을 잇는 에스컬레이터 뒤편으로 독특한 복도가 나오는데 복도 벽면을 그림이나 사진으로 채운 '갤러리 마음'이다. 유명한 작품들은 아니어도 누군가의 꿈 또는 마음속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들어 자주 찾게 된다. 또 갤러리 조명이 셀카에 그렇게 유용하다고 하지 않나. 한번씩 환자복을 입은채 각자의 인생사진을 건져보기 바란다. 갤러리 복도의 끝은 아래에 다시 얘기할 전망엘리베이터와도 닿아 있다.

   
 
   
 

고개를 돌려 에스컬레이터의 앞쪽, 그러니까 병원 정문쪽을 바라보면 따뜻한 조명으로 밝혀진 커피전문점 엔*리너스가 위치해있다. 뭐 도로변에 두 집 건너 있는 흔한 커피숍이긴 하지만, 맛 더럽게 없는(!) 병원밥과 입원생활에 지쳐갈 때쯤 콧구멍을 파고드는 로비에서의 커피향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유혹이다. 사실 조금 망설여지긴 한다. 빛바랜 푸르스름한 환자복을 입고 떡진 머리를 한채 링거줄을 꽂고 커피잔을 만지작거릴 내 모습이 왠지 모냥빠져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훗, 그치만 남의 눈 의식하며 사는 건 입원 전에 많이 했으니 이제 그만.

   
 

이 커피숍이 조금 더 특별한 점은 '스페셜티커피'를 취급하고 있어서다. 스페셜티커피는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는 환경의 커피품종들을 숙련 기술자가 고유의 향미와 개성이 최대한 나타나도록 로스팅 해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가 인증한 상위 10% 내의 고급커피라고 한다. 왠지 속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어릴적 '도시의 사냥꾼'이라는 개그코너에서 최양락이 "커피는 아메리칸 스타일로!"라고 폼나게 주문하던 가오를 떠올리며(너무 아재티 나나?) 나도 스페셜티의 세계로 입문해보았다. 물론 주문은 제일 저렴한 '콜롬비아 스페셜 만타'라는 커피로.

   
▲ 스페셜티커피 원두의 향을 맡아보고 고를 수 있다.
   
▲ 정성껏 커피를 내려주고 계신 바리스타님

"어떻게 내려 드릴까요?"라는 점원의 질문에 당황했다. 스테이크 주문할 때처럼, 모르면 "미디엄" 할까 하다가 겸손모드로 "무슨 말씀이신지..." 알고보니 스페셜티커피는 추출하는 방식도 선택할 수 있다는. 그나마 익숙한 드립방식(전문용어로 '하리오'란다. 쳇!)을 선택하고 추출과정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스페셜티 전용석에 앉았다. 커피광고도 아니고 전문가도 아니니 커피에 대한 평가는 생략^^ 다소 신기하고 눈코입이 즐거운 시간이었다는 건 분명하다.

   
 

병원 1층의 또다른 기능 하나는 바로 '흡연의 세계로 나가는 길목'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기사에는 부적절하므로 이에 대한 정보는 생략, 흡연구역은 로비를 오가는 환자복 주머니 불룩한 이들의 동선을 잘 파악해 각자도생할 수 있도록.

   
▲ 이것이 나에게 온 첫 스페셜티커피

지하로 한 층 내려가면 우리 모두를 설레게 하는 식당과 매점(역시 아재... 요샌 '푸드코트와 편의점')의 신세계가 펼쳐진다. 이 병원은 최근 푸드코트를 리모델링 해 메뉴를 다양하게 하고 브랜드 식당을 유치해 격을 높인듯 하다. 다양하게 먹어보진 않았지만 가격대비 나쁘지 않은 맛이었고 특히 꼬마김밥을 만원 이상 사면 병실까지 배달해 준다니 획기적이다! 다만 아주대병원의 백미로 꼽히는 버*킹과 같은 햄버거집이 없다는 건 좀 아쉽다.

   
▲ 지하1층 푸드코트
   
▲ 푸드코트에서 시킨 해물철판볶음우동과 제육덮밥
   
▲ 꼬마김밥, 어머 이건 꼭 만원 이상 사야해.

아까 갤러리 복도의 끝에 보이던 전망엘리베이터는 지하 1층에서 지상13층(14층에는 VIP병동이 있다는 사실!) 병동까지 연결된다. 중앙엘리베이터와도 동떨어져 있어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지하에서 간식쇼핑을 마친 후에는 이 투명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직상승의 기분을 만끽하는 거다. 아주 화려한 풍경은 아니지만 강동구의 북동향 전망을 내다 볼 수 있고 특히 병원과 붙어있는 골프연습장에서 누군가 호쾌한 드라이브샷을 날리는 장면도 힐끗 볼 수 있다. 그러다 만약 그 샷의 주인공이 내 주치의인 것을 발견하게 된다면 왠지 수술부위가 갑자기 더 아파오는 것처럼 느낄지도 모른다. 환자는 의사가 항상 당직실에 대기하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어쩌겠는가, 의사도 사람이고 스트레스 풀어야 더 좋은 치료를 할 수 있을게다.

   
▲ 전망엘리베이터에서 내려다 본 골프연습장. 선생님 나이스샷~!
   
▲ 역시 전망엘베 13층 밖 풍경

링거 스탠드를 끌고 다시 병실로 돌아와 침대에 누우면 역시나 갑갑하고 회복에 대한 걱정, 앞으로의 관절관리 생각에 잠이 잘 오지 않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자빠진 김에 쉬어간다고, 이왕 건강을 위해 큰 결심도 하고 새출발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편안한 마음으로 재활에 집중하고 미래계획을 세우는 시간으로 병원생활을 채워 나가는 거 어떨까 한다. 그런 생각의 전환에 오늘 이 '병원의 숨은 핫스팟 찾기' 팁이 작으나마 도움됐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 ㅋㅋ 여기도 도깨비 열풍이..

[헤모라이프 객원기자단]
 

헤모라이프 객원기자단 hemo@hemophil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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