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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제의 해답은 항상 ‘현장’에 있다”...서울시사회서비스원 황정일 대표이사

기사승인 2022.02.24  22: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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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호흡 갖고 직원들과 함께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겠다”

민간 돌봄 서비스를 공공 서비스로 통합 제공되고 있는 사회서비스원이 있다. 지역사회 내 선도적 제공기관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및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추진되어 왔다. 

사회서비스원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9년 시범사업 추진계획을 통해 발표하면서 전국 4개 광역자치단체에 사회서비스원을 설립·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17개 광역자치단체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오랫동안 대표이사의 부재로 공백이 이어졌던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이, 황정일 대표이사 취임으로 분주한 돌봄 손길로 이어지고 있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 황정일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대표이사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이하 사서원) 대표 취임을 축하합니다.

▶ 감사합니다. 취임한 날이 작년 10월28일이니깐 120일이 지났네요. 취임 초에 12개 센타와 2개 데이케어 그리고 7개 어린이집을 한 달 만에 돌고 때마침 열린 시의회 행정사무 감사와 예산심의를 받느라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게 빨리 지나갔습니다. 덕분에 업무를 습득하는 데는 도움이 됐습니다.

사서원의 애초 설계가 잘못된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또한 대표이사가 9개월 이상 부재(不在)했고 그 공백으로 인한 문제 역시 기관 여기저기 도사리고 있는데, 긴 호흡을 갖고 직원들과 함께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사서원이 무엇이고 설립 목표는 무엇인지?

▶ 사회 구조의 변화로 어르신 · 아동 ·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영역은 점점 확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서비스의 공적 책임성은 만족스럽지 못하고, 종사하는 근로자의 처우도 매우 열악하다는 악순환의 문제가 지적되어 왔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설립된 것이 사서원입니다. 돌봄을 직접 제공함으로써 사회서비스의 공적 책임을 강화하고 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하여 궁극적으로 서울시민의 다양한 돌봄 요구에 질 좋은 서비스로 부응하는 게 제1의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업무 파악은 책상보다는 현장에서 한다고 했는데....

▶ 문제의 해답은 항상 ‘현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엊그제 도봉센타를 시작으로 2차 현장 방문을 하고 있는데 처음과는 달리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직원들과 대화도 많이 나누려 하고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19에 철저히 대비해서 말이죠.

지난 설 연휴 첫날에 긴급 돌봄 입소 현장에 가 봤습니다. 휴일을 반납하면서 일을 하는데도 너무나 열정적으로 몸을 사리지 않고 일하는 직원을 보고 내심 놀라고 부끄러웠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 밀접접촉자로 판명돼, 격리되는 장애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저는 사실 꺼려했는데 이 친구는 스스럼없이 팔도 잡아주고 휠체어도 밀어주고 얼굴을 맞대고 대화도 나누더라고요. 참 내.....이런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제가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봄24’라는 청사진을 내놓았는데요. 24의 의미는 무엇이지요?

▶ 중의적 표현인데요 우선은 24시간 돌봄의 손길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두 번 째는 제 임기가 2024년 10월까지입니다. 그때까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을 정리해서 청사진으로 제시한 겁니다. 과정에서 또 다른 필요 과업이나 제가 미처 알지 못해서 빠뜨린 부분이 있다면 추가해서 실현해 나가도록 해야겠지요.

   
▲ 황정일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대표이사

비전 발표회를 하지 않고 보도 자료와 문서로만 알렸는데 보충해서 설명하고 싶은 부분은 없나요?

▶ 내용 중에 전문서비스직 근로자는 ‘마음의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돌봄의 대상자들은 늙음과 병듦 그리고 다름(장애)으로 인해 일상의 생활이 쉽지 않습니다. 대소변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다든지 목욕이나 식사를 스스로 못 한다든지 누워 일어나지를 못 한다든지... 3D업종이라는 말이 있었죠. 아마도 그런 기준으로 보면 서비스 종사자들은 으뜸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이해와 인내, 봉사의 마음, 정신이 없으면 해 낼 수 없는 일이지요. 그래서 붙인 말이 ‘마음의 박사학위’였습니다.

이런 분들이 병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대표께서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걸로 아는데 모순 아닌지.....

▶ 사서원의 전문서비스직 근로자 대부분은 자부심을 갖고 정말로 열심히 일을 하시고 계십니다. 작년 한 해 병가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으신 분도 90여명이나 됩니다. 자신이 병가로 쉬면 돌봄에 공백이 생겨 힘들어 하시는 분이 생긴다고 생각하시니까요. 이런 분들은 오히려 병가를 좀 사용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웅덩이의 물은 미꾸라지 한 마리부터 시작해서 흐려지는 법입니다. 2019년에는 14일 이상 병가를 사용한 사람이 0.7%였어요. 그런데 2020년에는 9.9%, 2021년에는 22.0%로 급증합니다. 2년 만에 악화가 양화를 구축해버린 셈이지요. 심지어 병가를 내고 강의를 나갔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습니다. 적발되지 않은 사람이 더 있지 않을까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입니다.

그렇다면 병가 기간에는 무급으로 해야 한다는 게 대표의 주장인가?

▶ 그렇지 않습니다. 어떻게 사람이 살아가면서 아프지 않을 수 있나요. 특히 4-50대가 대부분인 전문서비스직 근로자들은 잔병치레가 잦을 수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는데 말이죠. 저도 40대 후반부터 목 어깨 허리 발목...안 아픈 데가 없을 지경인데요.

문제는 근로자가 60일 병가 중에도 수당을 포함한 평균임금의 100%를 가져간다는 점에 있습니다. 병가로 인해 손실된 기대노동가치는 노사가 합리적인 선에서 서로 보충을 해야 하는 게 상식인데 너무 일방적이라는 것이죠.

대표가 생각하는 합리적인 유급 방안은 ?

▶ 우선, 근로를 하지 않았는데 수당을 지급하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죠. 마치 식당에 가서 음식을 시키지도 않고 서비스를 달라는 격 아닌가요?

그리고 노조가 주장하는 전체 돌봄 노동자의 평균임금이 142-153만원 선이라 하니 이를 참고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이 부분은 장차 노조와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 더 이상의 언급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긴급돌봄지원단과 관련해서 설명을 부탁한다면?

▶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돌봄 공백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시민들의 손과 발이 되고자 한시적으로 구성한 태스크포스(Task-Force)팀이 긴급돌봄지원단인데요...

돌봄 공백에 대응하여 이용자의 가정이나 별도 격리시설에서 24시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2020년 3월부터 현재(2021. 12. 31. 기준)까지 269명이 넘는 돌봄 인력이 현장에 투입되었고, 1만9,426시간의 서비스를 제공하였습니다.

올해부터는 코로나 관련 돌봄 공백뿐만 아니라 학대 아동과 노인 등으로 영역을 넓혀 상시체제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서비스 영역 확대를 위한 예산은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지?

▶ 불행히도 그렇지 않습니다. 올해 긴급돌봄을 위해 정부(복지부)가 책정한 예산은 2억 원입니다. 당초 5억3천만원을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았고 오히려 작년에 비해 2천만원이 삭감된 결과입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더하여 돌봄 영역을 확대하고자 하는데 예산이 뒷받침되 지 못 한다면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사회서비스원은 정부의 의지로 시작된 사업입니다. 그런데 정부의 예산지원은 아주 미약합니다. 올해에도 서울시가 출연금 189억9천만원을 낸 반면에 정부(복지부)는 8억5천만원에 그치고 있습니다. 서울시 출연금의 5%도 채 안 되는데 ... 지자체에 사업은 하라 하고 예산지원은 쥐꼬리보다 적게 하고 .... 뭔가 합리적이고 상식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추가적인 정부의 지원을 기대해 봅니다.

끝으로 2022년 사서원의 운영 방향과 계획은?

▶ 초기 설계 단계에서 조직의 비약적인 팽창이 계획되었고 그것이 추진되던 과정에서 불행한 일이 발생하여 사업이 일순 멈추어 버렸습니다. 한 사람의 비극으로 인해 사업의 진행이 멈춰 서고 한동안 정체 상태가 지속되었습니다. 이는 이 사업 자체가 충분한 준비의 시간을 갖지 못하고 또한 다수의 동의를 득하지도 못 한 채 성급하게 착수되고 진행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이 미래 사회의 복지국가 지향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쉽지 않습니다. 동의한다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높이 쌓아 올리기 위한 든든한 초석입니다. 모래 위에 쌓은 탑은 무너지기 십상이지요. 당장 눈앞의 호불호를 위해 일희일비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래서 2022년은 ‘노인과 아이가 웃는 나라가 복지국가이고, 장애인이 웃는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가입니다’라는 지향점을 갖고 10년 후, 20년 후에도 구실을 할 수 있는 사서원의 반석을 다지는 원년으로 삼고자 합니다. 

[헤모라이프 유성연 하석찬 기자]

 

유성연 하석찬 기자 tjddus@newsfinder.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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