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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이라고 포기하지 않고 뭐든 도전 할 수 있는 '지금'에 감사

기사승인 2021.09.17  16: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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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혈우병환자 인터뷰 - 큐슈 거주 A씨 (회사원)

   
 

◀ 초등학교 3학년 때 받은 혈우병 통보, 친구들과 다름을 납득할 수 있게 되다.

어려서부터 출혈을 거듭했고 발목이나 무릎이 붓고 아팠습니다. 그때마다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거나 상태가 나쁠 때는 입원해서 부모님께 수혈을 받았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체육 수업이나 운동회 등 운동에 관한 것은 모두 절대금지 되었죠. 왠지 다른 친구들과 제가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자 주치의 선생님께서 혈우병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셨고, 어떤 병인지도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때는 충격을 받았다기 보다는 '아, 그래서 그랬던 거구나' 하고 저와 친구들이 서로 다름을 납득할 수 있어서 오히려 마음이 후련했던 기억이 납니다.

◀ 혈우병에 대한 사회의 인식 부족과 HIV 문제 등으로 병을 숨기고 지내다

제가 어릴 때는 혈우병은 유전적인 병이니까 친구들에게 말하지 말라고 부모님께서 그렇게 가르치셨기 때문에 어린시절에는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주위에 있는 친구들에게 거의 말하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몸 상태가 좋을 때는 잘 뛰어 놀면서도 체육 시간이 되면 체육활동을 못했기 때문에 왜 체육시간에만 활동을 안 하느냐고 친구들이 물어왔지만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납니다.

중학생이 되고 나서는 발목과 무릎이 붓고 아프기 시작하면 알아서 재빨리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는 등 스스로 질병을 컨트롤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체육은 못하지만, 나도 다른 건 할 수 있잖아” 그런 생각을 하며 차츰 친구들과 다름을 좀 더 객관적인 눈으로 볼 수 있게 됐죠.

대학생 시절부터 직장인이 되고 나서도 계속 관절 출혈이 반복되었고, 관절에 장애가 생겼던 적이 있어서인지 주변 친구들은 제 컨디션에 신경을 써주었지만 굳이 그 이유를 묻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친구들에게 병에 대해 말할 필요도 없었던 거죠.
지금까지 제 병에 대해 친구에게 이야기를 한 건, 사회인이 되고 나서 정말 친한 친구 2명에게 한 게 다입니다. 아내와 만나기 전까지는 여성과의 진지한 교제도 피했답니다.

   
▲ 큐슈는 일본 네 개의 본섬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다.

◀ 치료법의 눈부신 발달로 자기 관리만 잘 하면 평범하게 살 수 있게 되다

치료법은 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놀라운 진보를 거듭했죠. 처음에는 출혈로 관절이 붓고 통증이 생기면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았습니다. 때로는 통증 때문에 잠을 잘 수 없는 밤을 보낸 적도 있습니다.

자가주사를 놓을 수 있게 되고 나서는 상당히 심한 경우를 제외하면 굳이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게 되었습니다. 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생기거나 관절이 부어오를만한 타이밍이나 활동량이 많아지기 전, 미리 자가 주사를 하기 때문에 중증 상태로 가지 않고 꽤 좋은 컨디션으로 지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정기보충요법이 보급되면서 저 역시 10 년 전부터 정기보충요법을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나 활동량이 많아질 때에만 주사를 맞을 때와 비교하면 출혈 횟수가 확연히 줄어들었고 제대로 자기 관리만 잘하면 평범하게 살 수 있게 되었죠. 그런 ‘지금’에 너무 감사하고 있습니다.

자가주사는 준비부터 주사, 정리, 기록까지 15~20분 이내에 모두 끝나지만, 자신의 몸을 바늘로 찌르는 것에 대한 심리적 장애물을 비롯해 이런저런 부담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관리가 허술해지면 관절에 출혈이 발생하고 붓기와 통증으로 꼼짝할 수 없게 되고 일을 쉬어야만 합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확실한 정기보충요법과 적절한 예비보충요법을 잘 지키는 것입니다. 요일을 정해놓고 그날 아침에 정기보충요법을 실시하고, 예를 들어 출장을 떠날 경우에는 예비보충요법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 휴대 전화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록」에 자가 주사 내용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자기 관리에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모바록에 기록을 남겨두면 '팔꿈치가 부었을 때 몇 단위의 주사를 맞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일을 하기 전에는 예비적으로 몇 단위의 주사를 맞아야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것들을 쉽게 알 수 있게 됩니다.

   
▲ 큐슈의 유명한 벳푸 온천

◀ 혈우병 환자나 그 부모에게 자기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다

혈우병으로 인해 지금까지 다양한 경험을 해 왔습니다. 환우회에서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혈우병자녀나 그 부모들에게 ‘병이 있다고 해서 불가능하다’는 식의 발상으로 살아가다 보면 점점 뒤쳐지게 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치료법이 점차 더욱 진보하고 있고, 자신의 병을 이해하고 스스로 잘 관리만 한다면, 평범하게 살 수도 있고, 여러가지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되었으니 하고 싶은 것이 있고, 할 수 있다면, 일단 해 보자!!!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감도 생기는 것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환우회에서는 질병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게 하거나, 자가주사 기술을 마스터하게 하거나, 혹은 같은 질병을 가진 자녀나 부모가 교류하기 위해 2개월에 한 번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학습회(연 2~3회)나 여름캠프, 크리스마스 모임과 같은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참가하는 많은 아이들은, 중학생 정도가 될 무렵부터, 각자의 페이스를 파악하기 시작하고 정기보충요법을 하면서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동아리 활동이나 학습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치료법이 날로 진보하면서 자기 관리만 잘하면 혈우병이라고 해서 뭔가를 참아야 하는 그런 시대는 지나갔다고 보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국 어느 환우회에서나 자기관리 프로그램이 생겼고, 그런 덕분에 긴급한 문제도 없어지게 되었죠. 따라서 일이나 취미에 바빠지는 20~30대 환자들은 서서히 빠지는 상황을 볼 수가 있습니다. 주요 멤버는 아기부터 초등학교 고학년까지의 자녀와 그 부모들입니다.

아무래도 환우회는 다양한 연령층의 환자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전국의 환우회가 모이는 자리에 중장년 세대의 참여도 많아지고 있는데, 요즘 노안으로 잘 보이지 않아서 자가 주사를 실패했다는 식의 고령화 문제가 이런 모임을 통해 파악되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제가 배워 온 것들을 다음 세대 환아들에게 전하는 것은 물론, 제가 앞으로 걸어갈 길을 보다 좋은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환자분들이 환우회에 참가하도록 적극 권유해서 함께 활동하고 싶습니다.

[헤모라이프 조은주 기자]
 

조은주 기자 cap3882@hanmail.net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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