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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헴리브라 처방 중단', 한 환아만의 이야기 아닐 수도

기사승인 2021.03.28  13: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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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준 군 'ITI 조항'에 걸려 처방 불가.."급여화로 오히려 치료 퇴보"

지난 2월 건강보험 급여범위가 확대된 최초의 혈우병 치료 피하주사(예방형 비응고인자) '헴리브라'의 처방이 일부 환자에 대해 중단위기에 놓여 우려를 낳고 있다.

혈액응고 8인자에 대해 억제인자(항체)를 가지고 있는 혈우환자 김하준(5세) 군과 부모는 2월 초 헴리브라를 급여 처방받기 위해 평소 다니고 있던 K종합병원을 찾았다가 걱정을 한 아름 안고 돌아와야만 했다.

주치의로부터 '하준이의 경우 헴리브라 급여 범위 안에 들지 못해 처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최대 24주간만 사용' 등 터무니 없는 장벽을 갖고 일부 만 12세 이상 항체환자에 대해서 급여가 시작된 헴리브라가 올해 2월, 만 1세 이상 항체환자에까지 급여 확대 되었으나 하준이의 경우 소위 'ITI 조항'에 걸려 처방이 까다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 혈우병 진단 당시, 수시로 터지는 자연출혈로 성한 곳이 없던 하준 군

'ITI 조항'이란 '면역관용요법(=ITI/항체를 없애기 위한 치료)에 실패한 경우 또는 면역관용요법 대상에 부합하나 시도할 수 없음이 소견서를 통해 입증되는 경우'에만 헴리브라를 처방할 수 있다는 복지부 급여기준을 말한다. 즉, 먼저 항체를 없애기 위한 시도를 해 보고 헴리브라를 사용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준 군의 주치의는 '급여기준을 넘어 처방할 경우 심평원 보험급여 삭감이 우려되고 그럴 경우 다른 환자들의 치료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입장을 부모에게 전했다. 급여조항 내 'ITI를 시도할 수 없음'이라는 부분을 소견서로 적는다는 것이 다분히 주관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하준 군과 가족은 헴리브라의 급여처방을 받지 못했고, 기존의 우회인자를 출혈시에 투여할 수 밖에 없었다. 혈우병 환자를 치료하는 다른 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하준 군 뿐만 아니라 2월 헴리브라를 처방받기 시작한 다른 항체 환아들도 주치의로부터 비슷한 우려를 들으며 살얼음판 걷듯 헴리브라 처방을 이어가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처방 불가 사태에 대해 하준 군의 어머니는 "아이들에게도 정식 급여가 시작된다는 소식에 가족 모두 기뻐했었는데 이중삼중의 장벽이 있을 줄은 몰랐다"며 막막해했다. 어머니는 "ITI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혈관도 나오지 않는 아이의 출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피하주사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면서 "급여가 안될 때는 무상공급이라도 있었는데 급여화되면서 오히려 아이들의 치료가 퇴보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헴리브라의 국내 공급사인 JW중외제약은 급여가 나지 않아 헴리브라를 처방받지 못하고 있던 일부 환아들을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약제 무상지원을 해 왔으나 2월 급여 확대 이후 더이상 무상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에 있다.

   
▲ 항체환자의 예방적 치료가 불가해 가족 모두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다. (왼쪽사진은 혈관주사를 여러 번 실패해 퉁퉁 부은 손 사진)

이에 하준 군의 부모는 3월 18일 원주에 있는 심평원 본원까지 찾아가 약제관리부와 약제기준부 담당 공무원을 면담했다. '헴리브라 급여기준 중 ITI 요건을 없애고 주치의의 임상적 소견에 따라처방하게 해달라', '사후 심사가 아닌 사전 심사 또는 간편심사를 통해 삭감의 우려를 해소해달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담당자들에게서는 '실무자라 힘이 없다, 소견서를 제출하면 심사하는 건 심의위원들이니 담당교수와 심의위원들에게 호소하라'는 답만이 돌아왔다. '우리도 기준을 완화한다고 했는데 당황스럽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준 군 부모를 포함한 항체환아 가족들은 환자협회 활동과 혈우사회 전체의 진보적인 담론 형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코로나 여파 등 쉬운 상황아니지만 환자들과 전문의, 정책 입안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실적인 돌파구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혈우병 환자단체 한국코헴회는 'ITI 조항 삭제'를 골자로 하는 공문을 심평원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고, 심평원 심의위원 중 윤휘중 위원이 한국혈우재단 이사로 새로이 역임(4월)하게 된 점, 비항체 8인자 환자들 또한 헴리브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 등은 위 항체가족들의 바람이 헛된 것이 아니게 하는 힘 아닐까 한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김태일 기자 saltdoll@newsfinder.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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