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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은 이제 막 시작된 느낌입니다"

기사승인 2021.03.15  19: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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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에코'지 인터뷰 - 카마타 겐지씨

* 카마타 겐지씨 / 도쿄도 거주 / 1957년생 / 혈우병A 중증

켄지씨는 베테랑 학원 강사이다. 수험생이나 자격증 합격을 목표로 하는 직장인 대상으로 소논문 지도를 하고 있다. 2020년부터 대학에서 시간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영어에 이어 중국어에도 도전하고 있다.

   
▲ 혈우병 치료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는 켄지씨를 만나보았다

♠ 출혈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도 못했습니다.

혈우병 A중증 진단을 받은 것은 4 살 때였습니다. 유치원 높은 곳에서 떨어졌는데 코피가 멈추지 않은 것이 병원에서 진단을 받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는 아직 혈액제제가 없어서 출혈이 발생하면 병원에서 수혈을 받아야했습니다.

중학생 무렵 혈액제제가 나오긴 했지만, 안전성을 고려해서 대량사용이나 반복사용은 피하는 편이 좋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출혈이 발생하면 병원에서 1회 정도는 주사를 맞았지만, 가벼운 출혈이 발생한 경우에는 주사를 맞지 않고 집에서 안정을 취한 날도 적지 않습니다.

2015년 가을 무렵부터 이틀에 한 번 정기 보충(예방요법)을 시작했습니다. 출혈을 컨트롤 할 수 있게 되었고, 언제 출혈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안감에서 해방되어 매일 편한 마음으로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혈우병 치료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정말 많이 발전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 '안정'이 치료의 중심이었던 시절

초등학교 2학년 때, 학교 복도에서 벽에 머리를 부딪쳐 뇌출혈을 일으키는 바람에 한 달간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큰 출혈은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서 관절 출혈이 시작되었고, 관절 여기저기에서 출혈이 발생했습니다.

중학생이 될 무렵에는 양 무릎, 발목, 고관절, 어깨, 팔꿈치, 모든 관절에서 출혈이 발생하면서 통증이 너무 심했고, 그 때문에 불면의 밤을 보낸 적이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치료제를 필요한 만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치료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충분한 지혈을 하지 못한 채 출혈을 반복하면서 관절상태는 점점 악화되었습니다.

♠ 응고인자제제의 눈부신 발전을 실감하게 된 날

제제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바뀐 것은 20년 전, 내장 출혈로 인해 창자 사이 막에 생긴 혈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사전에 "제제를 투여하면서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라고 설명해주셨지만, 어릴 때부터 혈우병 제제는 대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이 없다고 들었기 때문에 무척이나 불안했지만, 수술은 무사히 끝났고 회복도 빨라서 2~3주 후에 퇴원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때 비로소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제제를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된 것을 실감하였고, 주사기도 이전에 비하면 굉장히 작아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때까지 단행하지 못했던 자가 투여를 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 정기적 보충을 통해 컨트롤이 양호해지다.

자가 주사를 하게 되고 나서도 출혈은 빈번했고, 1개월 중 10일 이상 출혈이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주사를 놓았지만, 지혈이 될 때까지 주사를 여러 번 반복해야 할 때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 주치의로부터 "출혈이 발생할 때마다 주사를 맞아야 할 정도라면 예방 차원으로 주사를 맞아 보시지 않겠습니까? 출혈로 인해 아프다는 생각도 없어질 것입니다.“ 라며 정기 보충을 권유해 주셨습니다. 정기 보충을 시작한 후 관절 출혈도, 다른 출혈도 일체 없어졌습니다. 너무나 컨트롤이 잘 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이틀에 1회 3,000단위 제제를 보충하고 있습니다.

♠ 몸을 움직이는 상쾌함

정기 보충을 시작한 후 출혈이 없어지면서 일상적인 활동량도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근육도 붙었고, 체중도 15kg 정도 줄었습니다. 출혈을 신경 쓰지 않고 움직일 수 있게 되고나서 의식적으로 열심히 몸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운동기구를 이용해서 근력 운동을 하거나, 집에서 스트레칭도 해보고, 요가 자세를 따라해 보기도 하면서 여러 가지 시험을 해보고 있습니다.

체중이 감소하면서 다리 관절에 부담도 줄어들고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는, 출퇴근 시 15분 정도 걸리는 한 정거장을 걷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방 정리만 해도 출혈이 있었지만, 지금은 청소나 쓰레기 배출, 세탁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혼자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일상의 활동이 재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출혈 걱정 없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켄지씨

♠ 마음의 변화, 그리고 앞으로의 일

출혈의 걱정이 없어지면서 마음가짐도 크게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혼자 생활을 하고 있는데 빨래방에서 빨래를 하고, 쇼핑을 하러가고, 식사를 만들어 먹는 그런 평범한 일상이 너무나 즐겁고 행복합니다. 지금까지는 질병으로 인해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었고, 자신의 일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콤플렉스를 항상 느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출혈을 반복하던 시절에는 출혈의 우려만 없어지면,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넘쳐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했었는데, 지금은 이 조용하고 평범한 삶을 천천히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 뿐입니다. 좀 더 여유가 생기면 새롭게 하고 싶은 일이 생길지도 모르죠. 어쩌면 그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 몇 년 전만해도 불가능했던,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할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정기보충요법을 시작한 후 컨디션이 안정적으로 유지 되었고, 체력적으로도 여유가 생겨서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입시학원에서 강의를 하면서, 대학 부속 고등학교에서도 시간 강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정기보충요법이 가능하게 되면서 업무 이외의 일도 계속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서 2019년부터는 중국인 선생님께 중국어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중국어는 저에게 영어보다 궁합이 잘 맞았고, 선생님께 중국어 검정 시험을 치를 수 있는 허가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취업의 기회를 제공받고, 몇 년 전에는 불가능했던 일들에 조금씩 도전 할 수 있었게 된 것은 의료 기술의 발달과 좋은 치료 제제로 치료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가장 심신이 안정되어 컨트롤이 가능한 상태이고, 나이를 의식하는 것이 매일매일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습니다.지금에야 비로소 제 인생에서 가장하고 싶은 일을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의 인생은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겠죠. 이제 와서 뒤늦게 청춘기가 온 느낌입니다. 출혈이 컨트롤 된 덕분에 이렇게 정신적 안정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어서 무엇보다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기보충 요법을 통해 더 많은 환자에게 안정감과 기쁨을.....

* 동경의과대학 임상검사의학 교수 : 아마노 히로시

   
▲ 주치의 아마노 히로시 교수

켄지씨를 주치의로서 담당하게 된 것은 2015년 9월경이었습니다. 당시 켄지씨의 경우는 출혈이 발생할 때마다 주사를 맞았는데, 한 달에 8~9번 정도 출혈이 발생했고, 그때마다 제제를 투여하였습니다. 고통이 너무 심할 때는 하루에 2회 주사를 놓기도 하고, 주사 양도 투여 횟수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출혈 후 주사하는 것보다 정기적으로 주사하여 출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편이 낫지 않겠냐며 정기 보충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출혈이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주사를 맞다니 자신에게는 도저히 있을 수없는 일이라고 처음에는 강하게 거부했습니다.
 
그런 켄지씨의 마음을 바꾸는 계기가 된 것은 바로 재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관절염 예방의 일환으로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재활 프로그램을 추천했는데, 의외로 선뜻 해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운동을 하면 출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재활하는 날짜에 맞춰서 예방요법을 실시하기로 하였습니다. 실제로 운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출혈은 발생하지 않았고, 그 덕분에 예방 차원에서 제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메리트를 느끼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 출혈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사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서서히 누그러지더니 정기보충요법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 동의해주었습니다. 3,000단위 제제를 이틀 간격으로 정기보충하면 2,000단위 제제를 출혈 때마다 반복 주사하던 시절과 비교할 때 한 달 주사제의 총 투여량이 상당히 줄어들게 됩니다. 본인도 예방차원에서 정기보충요법을 하는 편이 제제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납득한 것 같습니다.

관절 출혈이 발생하지 않고 그 상태가 지속되면 관절의 손상도 감소하고 통증과 출혈에서 해방되는데 그에게는 그 해방감이 무엇보다도 큰 기쁨이었을 것입니다. 켄지씨는 정기보충요법을 시작하고 출혈에 대한 불안감 없이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된 자신의 경험을 널리널리 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특히 자신과 같은 세대의 환우 분들 중에서 아직도 정기보충요법을 단행하지 않는 그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혈우병 전문의로서 이 말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한사람이라도 많은 환자분들이 정기보충요법을 시작함으로서 불안감에서 벗어나 안정적이고 보람찬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 취재와 그 이후 이야기

"정기보충은 자신감의 보충"이라는 것을 켄지씨가 가르쳐 주었습니다. 켄지씨는 그의 체험담을 통해 혈우병 환자에게 있어서 정기보충은 안심 보충이라는 것을 저에게 강하게 각인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정기보충요법을 단행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번 그의 후속 취재에서, 다음 단계를 향해 전진하려는 무척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켄지씨의 그런 삶의 태도가 다른 환자의 삶에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혈우병 전문의로서 행복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기적 보충은 자신감의 보충" 바로 그것입니다.

(노보노디스크사가 일본 혈우사회 공헌을 위해 운영중인 '클럽모헤필리아' 인터넷판에 실린 인터뷰를 번역한 기사입니다.)

[번역 : 헤모라이프 조은주 기자]

조은주 기자 cap3882@hanmail.net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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