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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주사로 가족의 삶이 업그레이드 됐어요"

기사승인 2021.02.22  08: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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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헴리브라 무상공급 거쳐 이제는 정식 급여처방

최초의 피하주사형 비응고인자제제 헴리브라가 지난해 출시되고 2월 1일자로 전연령 항체환자에 대해 급여 확대되었다. 하지만 항체를 없애기 위한 '면역관용요법 시도 여부', '원내투여' 기준 등으로 인해 여전히 환자가족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까지는 갈 길이 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1월, 무상공급 프로그램을 통해 헴리브라를 사용하고 있던 손유준(5세) 환아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유준이는 현재 정식 보험급여를 통해 헴리브라를 처방 받아 사용하고 있다.

1. 유준이와 가족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저희 가족은 할머니와 아빠,. 엄마, 준영이, 유준이 이렇게 다섯 식구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 다섯살 유준이 "안녕하세요"

2. 코로나로 힘들었던 2020년,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희가 있는 지역이 대구여서 코로나 초기에 더 힘들었던것 같습니다. 어른들도.. 특히 아이들이 더 힘들었지만 그래도 별일없이 잘 이겨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3. 준영이와 유준이 혈우병진단은 처음 어떻게 받게 되었나요?

첫째 준영이를 키우면서 몸에 멍이 자주드는 걸 보게 되었습니다. 그냥 어디 부딪혀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10개월무렵 오른쪽 팔꿈치가 부어있어서 응급실에 가서 이런저런 검사로 하루를 보내며 혈우병이라는걸 알게 되었고, 유준이는 형 준영이가 혈우병인 걸 알고있어서 출생과 동시에 검사로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혈우병이라 말을 담당교수님께 듣고 티비나 영화에서 가끔 들어봤던 병이 우리 아이들에게 있다는 게 믿을수가 없고 가슴이 너무 아프고 너무 미안했습니다.

   
▲ 정맥주사 실패 후 부어오른 유준이의 주사부위들(오른쪽은 케모포트 심은 부위)

4. 어린시절 혈우병 때문에 고생했던? 아찔했던 기억이 있으시다면?
  
준영이는 3세 때 손 씻다가 세면대에 부딪혀서 입안 잇몸 위쪽이 찢어져서 예방요법을 3일 해도 지혈이 안돼서 다니는 병원 응급실 가서 꿰매고 입원했다가 케모포트 감염된 걸 발견해서 감염치료 2주 했는데 안돼서 제거하고 재시술 한 경험이 있습니다.
유준이는 14개월 무렵에 케모포트 수술 후 장출혈로 50일 넘게 입원했었습니다. 한 달 넘게 금식하면서 출혈 위치 찾는다고 위.대장내시경 하면서 검사하고 수술 직전까지 가면서 위험했었는데.. 담당 교수님의 노력으로 유준이에게 맞는 약을 번갈아 사용하면서 완치되어 지금은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5. 유준이가 헴리브라를 사용하게 된 계기

유준이는 영유아 시기를 긴 병원생활로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준영이와는 다르게 항체가 있는 아이라서 애드베이트에서 노보세븐으로 약도 바뀌고 케모포트 수술 후 장출혈로 장기입원하면서 트라우마로 주사 거부반응이 심해지고 자가주사 잦은 실패로 입퇴원이 반복되었고, 자가주사가 힘들때면 주3회 대학병원에 다니면서 예방요법을 시행했었습니다. 
입원시나 예방요법시 정맥주사를 맞다가 혈관도 자주 터지고 혈관 찾기도 힘들어졌으며 케모포트까지 감염되면서 예방요법이 힘들어지는 시기에 담당교수님께서 헴리브라 약품기부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라고 권유하셔서 참여하게 되면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6. 어떤 주기로 어떻게 투여하고 있으며, 사용해보니 어떠신가요?

유준이는 기존에 노보세븐을 주3회 사용하고 있었는데,헴리브라는 2주1회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유준이가 작은 멍과 출혈을 달고 살아서 자주 주사를 해야돼 힘들었는데 지금은 주사 횟수부터 많이 줄었고 멍과 출혈이 거의 없어서 삶의 질이 달라졌고 보통의 5세 아이들처럼 생활하고 활동할 수 있어서 너무 만족하고 있습니다.
  
7. 헴리브라 사용에 있어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 있으시다면?

헴리브라 사용연령이 너무 한정되었는 듯 합니다. 2월1일부터 연령제한이 풀리긴 하지만 원내투여를 원칙으로 해야한다는 점이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시대에 아이 데리고 병원다니는 게 쉬운 것도 아니고 열이나거나 감기에 걸리면 병원 출입조차 힘들어서 예방요법을 주기적으로 해야하는 혈우환아들에게는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사용 가능한 약제이고 우리나라 임상도 진행되었으며 기부프로그램으로 유준이랑 같은 환아들이 1년 6개월 째 사용하면서 안전성도 확보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폭넓은 사용이 되어서 첫째아이와 같은 비항체 환아들에게도 시행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8. 비응고인자치료제 사용 이후 어떤점이 가장 많이 달라졌나요?

일단 주사횟수가 6배 가량 줄어들었고 멍과 출혈이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또 입퇴원 반복하던 일이 전혀 없었고 어린이집에도 다니면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큰아이 준영이는 처음에 애드베이트를 사용했는데, 몇 년 전에 애디노베이트로 갈아타서 케모포트로 주 2회 자가주사 하고 있습니다.

   
▲ 헴리브라 사용중인 지난 연말에 이마 부딪치고 난 직후. 거의 붓지 않았습니다

9. 혈우병 혁신 신약들이 여러장벽에 막혀서 국내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말 안타까운 현실인 것 같습니다. 이미 선진국에서 검증된 좋은 약들이 국내 여러 장벽에 막혀 사용할 수 없다는 건 너무 가슴아픈 일입니다. 저는 이런 현실을 유준이를 통해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있어서 더더욱 안타깝습니다. 하루빨리 보다 좋은 시스템으로 혈우 관련 신약뿐만 아니라 다른 중증 난치병에 관련된 신약도 폭 넓게 쓰일 수 있도록 정부에서 좀 더 신경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0. 가족의 꿈이 있으시다면?

가족이면 누구나 바라는 꿈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그냥 가족들 다 건강하고 특히나 우리 두 아들들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과 하루빨리 혈우병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가 나왔으면 하는 게 우리 가족의 꿈입니다. 

11. 2021년 계획을 몇가지 말씀해주세요.

일단 큰아들 준영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하는데, 그에 맞는 공부방을 만들어 주는 게 첫번째 계획입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몇 번씩 가던 가족여행을 작년에 코로나 때문에 못갔는데, 올해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종식된다면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12. 전국의 혈우가족들에게 하고싶은 말

혈우병이라는 게 잘 모를 때는 무섭고 희망이 없는 병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살아 왔는데 우리 아이들이 그 병을 가지고 태어남으로 인해서 수많은 정보와 검색으로 혈우병에 대해 많은 걸 알게되고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주기적인 치료와 처방으로 정상인과 전혀 다를 게 없이 생활할 수 있고 앞으로 더 좋은 신약들이 보급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모든 혈우가족분들 조금은 힘드시더라도 힘내시고 2021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현재 일상생활 중인 사진입니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본 인터뷰는 한국코헴회 소식지 '우리코헴' 1월호에 먼저 실렸습니다)

김태일 기자 saltdoll@newsfinder.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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