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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인터뷰 - 여섯번째 주자 : 이귀병님

기사승인 2016.09.11  10: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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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무공무원 귀병님의 하루

한국의 등록된 혈우병 환우는 2100여 명이다. 그 환우의 가족들과 의료진, 환우협회와 보건당국, 복지단체와 제약산업 관계자까지 포괄하여 '혈우 사회'라 부르는 건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것 같으면서도 모르고, 내밀한 부분까지 터놓고 이야기 할 공간도 많은 것은 아니다. 본 '릴레이인터뷰'를 통해 한 번 서로의 맨얼굴을 바라보고 이야깃거리를 털어보자. '너와 나의 연결 고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이명림님의 바통을 이어 이번엔 혈우환우 이귀병님을 만났다. 근무지는 서울지방국세청. 종로 맛집을 찾아 얼큰한 알탕에 초밥을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눴는데, 세무공무원이라서 뜨끔...은 아니고 ‘나 세금은 잘 내고 있었나...’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검정고시를 거쳐 자수성가한 혈우환우으로서의 멋진 예를 잘 보여주고 있는 이귀병님, 함께 만나 보도록 하자.

(시즌3 현재 릴레이 순서) 김은기 위원장 – 조수호, 조진원 형제 – 황정식님 - 조진기님 - 이명림님 - 이귀병님

 

1.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이귀병님

이귀병입니다.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서 태어나서 47년을 같은 동네에서 살아오고 있는 싱글남입니다. 곧 가을인데 옆구리가 또 허전해 오겠네요.(웃음) 어떤 일을 하든 원칙대로 하려는 스타일이고, 보수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능력은 없지만 성실함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 아침은 챙겨 드시고 다니세요?

먹는 것도 하루 세끼 다 먹는 것이 원칙이다 생각해서 학교 다닐 때부터 아침은 꼭 먹고 다녔고, 지금도 먹고 다닙니다. 아직 어머니 그늘 아래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죠.


3. 맞이세요?

네. 밑으로 남동생 둘 있어요. 막내 석병이도 혈우입니다. 삼형제만 있다 보니 어머니 생각하면 딸이 있어야 한단 생각이 들어요. 아들들은... 저만 그런가? 딸처럼 그리 살갑지가 않거든요.


4. 동생들이랑 많이 싸우셨어요?

막내랑 나이 차이는 7살이고, 같은 혈우인데 어렸을 때는 많이 싸운 것 같아요.. 급한 성격이 나랑 비슷해가지고 많이 부딪혀서... 둘째는 중간에서 위 아래로 치이니까 둥글둥글해서 잘 안 싸웠던 거 같구요. 혈우로 인해 지금이야 엄청 내성적이지만 만약 아프지 않았다면 상당히 외향적으로 한가닥 하지 않았을까 가끔 혼자 스스로 생각하곤 해요.

   
▲ 가족과 함께


5. 응급상황시에는 어느 병원으로 가시나요?

응급상황 시 어느 병원 가겠다고 생각해 본적이 별로 없어요. 집 가까이 아산병원이 있지만 혈우로 인해 병원을 가야 한다면 무릎 인공관절을 수술해 본 강동경희대병원을 가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혈우환자를 치료해 본 병원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요. 예전에는 치과치료는 큰 병원에서만 해야 한다 생각해서 아산병원만 다니곤 했는데, 지금은 개인치과도 이용하곤 합니다. 임플란트도 개인치과에서 시술 받았는데 큰 문제 없이 치료 받았거든요. 곳곳에 예전의 혈우센터처럼 우리 환자들이 믿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병원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곤 합니다.


6. 임플란트 할 땐 고생 안하셨어요?

무릎 인공관절 수술 전에 임플란트를 했는데... 잇몸에 구멍을 뚫는 거라 출혈 걱정에... 치과가 무서워서 그랬을 수도있구요,(웃음) 태어나서 그렇게 긴장한 적이 없었던 거 같아요. 평소 출혈시에 투여용량이 1500단위인데, 집에서 3000 맞고 가서 임플란트 했고, 하고 나서도 8시간 간격으로 두어 번 집중해서 맞아 괜히 긴장했다 싶을 정도로 출혈 걱정 없이 수월하게 치료 받았어요.


7. 회사에서는 혈우병에 대해 아나요?

   
▲ 이귀병님의 근무처

전 직장 다니면서 될 수 있으면 오픈하자는 주의예요. 사기업과는 달리 제가 공무원이다 보니 그런 면에서는 자유로운 편이예요. 오픈을 해 놔야 몸을 쓸 일이 있을 때 양해를 구할 수도 있고 해서요. 과 단위 전체 직원은 몰라도 같은 (부가)계에 있는 사람들은 다 알아요. 현재 제가 일하는 곳은 서울지방국세청이에요. 고등학교 때 많이 아파서 졸업을 못했어요. 대입검정고시를 보고, 그 해에 대학입시까지 준비해서 당시 세무대학(세무대학 졸업하면 세무공무원 8급으로 특채) 들어간 것이 이 직장과의 인연이죠. 졸업하고 93년도부터 세무서에서 일하기 시작했는데 첫 직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네요. 직업에 있어 선택의 여지는 별로 없었고, 다른 사람들 다 그렇겠지만 좋아서 하는 일은 아니에요.(웃음) 일도 늦게 끝나고. 거의 매일 8시, 9시?


8. 일하시다 출혈되는 적은 없으세요?

있죠. 예전에는 회사에 약을 좀 갖다놓고 맞기도 했었는데, 보관장소가 공용으로 사용하는 냉장고라 좀 그래서 지금은 갖다놓지는 않아요. 지금은 종로에 사무실이 있어 집까지는 거리가 좀 되어 갑자기 출혈이 있으면 난감한 편이예요. 다만, 그런 횟수가 많은 편은 아니어서.. 전 예방요법은 안하고 출혈될 때만 맞는데 한 달에 두 번 정도 맞는 편이예요.


9. 가족끼리 여행은 자주 가세요?

여행다운 여행을 갔다 온 건 수 년 전에 제주도 여행 갔다 온 기억이 있어요. 저한테는 지금까지도 처음 비행기 타고 바다 건너 갔다 온 거였는데 좋은 곳에서 가족들과 함께 있어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매년 여름 휴가철에는 한 번 씩 가까운 계곡에 다니곤 하는데 한 번 더 제주도든 외국이든 가야지 하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 제주여행의 추억


10. 예전엔 코헴 행사에도 많이 나오시고 하셨던 것 같은데...

그랬죠. 지회모임에도 빠지지 않고 나가고... 근데 한 번 멀어지니까 다시 나가기가 그렇게 어렵더라고요. 또 평소에 안 나가다가 행사 있다고 해서 얼굴 비추는 것도 미안하고... (편집장 : 오시는 분의 입장에선 좀 그러실 수도 있는데, 행사를 준비하고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가끔이라도 와주시는 분들이 얼마나 반가운데요~ 자주 오세요.)


11. 혈우병 갖고 살아오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사람은?

민경희 여사님과 송재완 어머님이요. 어떻게 보면 환자단체 초창기 어머님들이 나한테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죠. 검정고시 1등으로 합격하고 세무대 입시시험에 어렵사리 합격 했는데 신체검사에서 혈우병 때문에 해석에 따라 입학이 어려울 수도 있는 상황이 된거에요. 어머님들이 직접 학교에 찾아가서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셔서 문제없이 공부하고 취업도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단체 내에서 환우들과 어머님들 사이에 이견이 생기면서 의도치 않게 서운하게 해 드려 지금도 어머님들 생각하면 맘이 무거워요. 죄송하구요.


12. 어떤 꿈을 가지고 계세요?

없어요.(웃음) 일단은 승진이 목표에요. 건강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큰 욕심 없이 살아 가자고 했는데 재작년 지금 서울지방국세청으로 이동하면서 사무관 승진의 기회를 갖게 되어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내년에는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나름 기대는 하고 있는데...(웃음)


13. 다음 릴레이주자는?

   
▲ 이귀병님과 김태일 기자

김효철내과의원에 전수지 간호사님이라고 있어요. 환자들한테도 잘하고 SNS도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전에 어디선가 간호사님 글도 한 번 본 것 같은데 인터뷰로 만나봐도 좋을 것 같아요.


무더운 날씨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이귀병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김태일 기자 saltdoll@newsfinder.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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