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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모필 Movie Feel> '터널'

기사승인 2016.09.01  21: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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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우사회인이 쓰는 '응고되지 않은' 영화평, 여덟 번째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교통수단도 많이 발달되고 있다. 그 중 아직까지도 단연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교통수단은 자동차이며 자동차를 이용한 효과적인 장거리 이동을 위해 고안된 것이 바로 터널이다. 어찌보면 터널은 인간이 자연환경을 극복(또는 파괴)하며 목표지점에 빠르게 닿기 위해 설치한 가장 공격적인 구조물이 아닐까 싶다. 이로써 도시들간의 거리는 가까워졌지만 과연 믿고 지나다닐 수 있을까? 아니, 인간의 목표지향적 성취욕구가 빚어낸 가장 큰 '덫'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말이다.

   
▲ 전작으로 '끝까지 간다'(2013)를 연출했던 김성훈 감독(가운데 모자)이 하정우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우려 속에 개봉한 영화 '터널'이 쏟아지는 외국대작을 넘어서 몇 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영화를 본 사람들 중에는 실제 터널을 지나가면 아찔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한다. 그만큼 영화가 개인의 감각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생각하면서.. 그럼 영화 '터널'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감상평을 시작해보도록 하겠다.

첫째. 같은 것 같으면서도 또 다른 밀폐된 공간 속에서의 재난영화

   
▲ "너네는 간을 안하는구나?"

올해 초 칠레 33명의 광부들이 광산에 갇혀 69일만에 극적으로 탈출해내는 안토니오 반데라스 주연의 영화 '33'을 보았다. 단 4일치의 식량만을 가지고 33명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2배나 되는 깊이의 갱도에 갇혔다가 극적으로 구조되는데, 실화라는 게 믿겨지지 않았고 실존인물들까지 등장해 아주 감명 깊게 보았다. 하지만 왜 같은 느낌이 드는 걸까? 터널 붕괴사고가 실제 우리에게 일어났었던가? 그렇진 않다. 구조가 쉽지 않은 상황, 구조하려고 해도 정치적인 문제로 구조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또 뒤늦게 구조를 하더라도 엉뚱한 곳에 구조지점을 설정해 구조가 허무하게 수포로 돌아가는 상황들... 우리들 가슴 속에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사건 하나가 영화를 보는 내내 진하게 오버랩되는 탓이리라 생각한다.

영화를 본 한 지인이 페북에 남겨졌던 문장을 인용하면, ‘엄청한 재난상황 속에서 무기력한 국가를 대신해 개인은 어떤 대비를 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영화라 하겠다. 대한민국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정치이슈, 밀폐된 공간속에서의 현실적인 피해자의 심리적 상황이 영화에 자연스레 녹아들고 주연배우 외에 조연배우들의 감초역할로 한국에서 실제 일어날 수 있을 것만 같은 픽션을 잘 만들어냈던 것 같다.

둘째.  충무로 배우들만이 낼 수 있는 연기력!

2012년 테러범과의 통화를 생방송하며 심리전을 보여줬던 ‘더 테러 라이브’에서 하정우의 내면연기는 가히 독보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혼자서 원맨쇼(?)를 하는 듯 보였지만 이 작품에도 하정우는 언제 구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홀로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심리묘사를 잘 표현해낸 것 같다. 진지한 영화에 진지한 역할로 출연하는 게 어색할 것 같았던 오달수 역시 신스틸러로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다.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구조대장으로서 국민의 마음을 대변해 시원시원한 발언을 했던 것들이 기억에 남는다.

   
▲ "저... 이정수씨는 도룡뇽이 아니라 사람인데요.. 파충류가 아니라 사람이요, 사람, 자꾸 까먹으시는거 같아서..."

셋째. 다시 한 번 경각심을 세우게 되는 대한민국의 안전

영화에서 뉴스 앵커의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안전이 무너졌습니다"라는 멘트가 머리에 맴돌았다.  비록 영화이지만 영화를 봤던 사람들은 분명 의심하고 궁금해 할 것이다. 영화 개봉 후 벌써부터 터널 부실공사에 대한 기사가 재조명되고 있고, 이 영화로 인해 보수공사를 위한 조사를 하게 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정말 필요한 작업이다. 왜냐면 다시 일어나선 안될 일들이 반복되면 안되기 때문이다.

   
▲ "만약에 제 남편 살아있으면, 미안하지 않으시겠어요?"

영화 ‘터널’을 보는 내내 아찔했다. 우리 혈우사회에도 환우와 환우가족들을 위한 터널이 존재하는 것 같다. 하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더욱 견고해지고 다져져야 하며 적절한 보수도 필요하다. 환우본인과 환우가족, 지인들에게 많은 조명을 받아야 우리 혈우사회도 길고 긴 터널을 지나 안전한 곳에서 밝은 빛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오지 않을까?

[헤모라이프 이강욱 객원기자]

   
▲ 올해 여름캠프 자원봉사 때의 이강욱 기자

이강욱 객원기자 webmaster@hemophilia.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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