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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차세대 혈우병 치료제 ‘MG1113’ 꼭 성공해야 하는 이유

기사승인 2020.11.27  05: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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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우병 환자들이 녹십자를 응원해야 할 뚜렷한 목적”

   
 

녹십자의 차세대 혈우병 치료제 ‘MG1113’이 곧 1상 임상을 마치게 된다. 이 치료제는 혈우병 8인자, 9인자뿐 아니라 항체 유무와 관계없이 치료가 가능한 ‘만능’ 치료제라 불리는 메커니즘을 표방한다. 더구나 롱액팅 치료제이면서도 피하주사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혈우병 치료의 페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혈우사회의 혈우병 치료 트렌드는 롱액팅이며 피하주사이고 논펙터 치료이기에 녹십자의 ‘MG1113’은 이같은 트렌트와도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나아가 녹십자는 아톰와이즈의 인공지능 플랫폼인 ‘아톰넷’을 활용해 경구용 혈우병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즉, 먹는 혈우병 약을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이다.

물론 하루아침에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도 혈우사회의 맏형으로써 환자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모습은 폼 나지 않는가. 일각에서는 ‘지금 있는 거나 개선하고 잘하라’라고 손가락질로 비웃기도 하지만 녹십자의 저력을 그렇게 우숩게만 볼 문제는 아니지 않겠는가.

녹십자는 혈우병 환자들과 함께, 국내 혈우사회를 개척한, 파이오니아 정신을 가지고 있던 곳이다. 고인이 되신 녹십자 허영섭 회장님께서 70년대부터 지속적인 관심과 끈기로 힘겹게 우리 혈우사회를 일궈냈다. 세월이 흘러, 반 백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 당시 허 회장의 순수한 의지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비난이 들려오고 있지만 허 회장님이 생각하시는 혈우병은 지금과 달리, 단순하게 기업의 비즈니스 개념만이 아니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아주 오래전, 녹십자에서 혈우병 치료제가 개발되고 국내 환자들에게 공급되기 시작했다. 이후 외국산 치료제가 국내에 속속히 들어오면서 녹십자의 치료제들과 경쟁구도가 이뤄지게 됐다. 오랫동안 녹십자에게 감사했왔던 환자들은 ‘이제는 더 이상 대충 만들어선 안된다’며 뼈를 깎는 대변화를 요구했다. 이에 녹십자는 귀를 열고, 기꺼이 환자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했고 수렴했다.

문제는 시간이었다. 이미 외국산 혈우병 치료제는 오랜 기술이 축적된 첨단 치료제였고 까다로운 검증기관인 미국FDA와 유럽EMA를 모두 통과한 치료제였다. 현실적으로 매우 힘겨운 상황을 맞이하게 된거다. 그러나 놀라운 녹십자의 기술과 인력 인프라로 불필요한 몇몇 임상은 서류로 대체하면서 가능한 많은 부분의 기간을 축소 단축시켰다. 비로서 목말라하는 환자들의 갈증을 해소한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그린모노는 당시 모노크로날 방식의 치료제였다. 그린모노는 지금까지도 잘 사용되고 있는 혈액제제이며 순도 높은 초고순도 첨단 치료제이다. 물론, 8,9인자 혈액제제는 감염 등의 안전성 때문에 20년 전부터 전세계 환자들이 대부분 유전자재조합제제로 대체했다. 일부 환자들이 주장했던 ‘용해할 때 뿌옇고 잘 안 녹는다. 쥐단백 잔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것은 그린모노가 처음 출시됐던 때 잠시였고, 지금은 이런 주장을 펴는 환자는 단언컨대 한 명도 없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유전자재조합제제로 치료제를 바꿨기 때문일수도 있지만, 녹십자의 그린모노는 박스터의 기술을 일부 차용하여 안전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한 점을 인정해야 한다. 

특히 그린모노는 유전자재조합제제에서 찾아볼 수 없는 혈액제제만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명실상부한 국내 치료제이다.

자칫 외국산 치료제가 국내 혈우병 치료제 시장을 앗아갈 뻔했던 상황이었다. 그때 패스트 트랙을 밟으며 긴급히 출시됐던 그린모노가 국내 혈우병 치료제 시장을 지켜 낼 수 있었다. 그린모노가 출시되자 외국산 치료제도 거의 동시에 보험급여가 완화됐고 혈우병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잠깐 동안 평온했지만 곧이어, 유전자재조합 치료제 리콤비네이트가 국내 치료제 시장 문을 두드렸다. 이미 백수십국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리콤비네이트가 국내에 들어오자, 녹십자를 사랑하는 우리 환자들은 놀라운 기지를 발휘했다. 그중에 한가지는 ‘전쟁론’이었다. “분단국가, 우리나라에 만에 하나 전쟁이 나면 우리 혈우병 치료제는 어떻게 하겠는가?” 멋지고 놀라운 발상이었다. 그뿐만 아니었다. ‘FTA론’도 있었다. “외국산 치료제는 처음엔 싸게 공급하다가 녹십자가 망하면 결국 치료제 가격을 올려 환자들이 사용하기 어렵게 할 것”이라는 것이다. 모두 일리 있는 기막힌 아이디어였다. 더구나 우리나라 보건 당국에서는 외국산 치료제에 ‘0세’라는 조건으로 보험급여를 제한했다.

이렇게 시간을 벌면서 녹십자의 발빠른 움직임은 계속됐다. 환자들의 갈등과 보험급여의 제한 등으로 외국산 치료제의 도입이 최대한 늦춰지고 있을 무렵, 녹십자는 ‘그린진’을 개발해냈다. 이렇게 개발된 녹십자의 8인자 유전자재조합 치료제는 세계에서 3번째였다. 특히 그린진은 세계최초로 ‘Factor VIII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밝혀낸 치료제이다. 비록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거나,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최초’라는 수식어에 환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이렇게 ‘그린진’이 개발됐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린진F’가 됐다. 이 무렵 외국산 유전자재조합제제들의 보험급여 제한들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고 환자들의 접근이 가능해졌다. 자칫 외국산 치료제에 의해 국내 혈우병 치료제 시장이 넘어갈 뻔했던 또 한번의 시기였다.

어렵게 장군과 멍군이 계속됐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녹십자는 국내 혈우병 환자들에게 외국산 치료제로부터 잘 지켜 주었다. 일부 환자들은 “그린진F가 잘 듣지 않아 속상하다. 그래서 그냥 그린모노를 사용한다”고도 말한다. 이런 환자들에게 조언하고 싶다. “모든 치료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래서 “PK를 통해 자신에게 알맞은 적량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하고 싶다. 또한 “잘 안 듣는다고 느껴지면 용량을 조금 늘려보면 또 잘 듣는다”고 솔직한 경험을 말해주고 싶다.

이렇듯 우리 혈우사회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왔다. 우리 혈우사회에 새로운 도전이 출현하게 되면 없었던 허들이 생기기도, 안보이던 제도와 규칙이 튀어나오기도 하면서 매우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잡다한 소모전을 없애기 위해선 우리나라 굴지의 녹십자가 선봉장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것이 좋든 아니든 관계없다. 환자들은 녹십자를 응원해야 할 목적이 뚜렷해진 것이다.

이제 각설하고,

수많은 혈우병 환자들은 녹십자를 사랑하기에 녹십자 차세대 혈우병 치료제 ‘MG1113’ 꼭 성공해야 한다. 필자도 진심으로 성공하길 바란다.

[헤모라이프 김승근 주필]

 

김승근 주필 hemo@hemophil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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