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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보인자의 출혈, 관심이 필요하다

기사승인 2020.11.25  16: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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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은 혈우병인 동생에게만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저에게는 아들이 2명 있는데 둘 다 중증 혈우병 환자입니다. 제 남동생 또한 혈우병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생이 태어나기 전까지는 집안에 혈우병 환자가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어머니께서 오빠를 출산하실 때 흡인 분만을 하였는데, 그로인해 뇌출혈(두개내출혈-頭蓋内出血)을 일으켰고, 안타깝게도 오빠는 3일 후에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오빠는 병에 의한 것인지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인지 그 당시에는 알지 못했습니다.

남동생이 한 살 정도 됐을 무렵 혀를 깨물었는데 출혈이 멈추지 않아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그 검사를 통해서 혈우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뒤로 제가 보인자일지도 모른다고 초등학교 때부터 줄 곧 들어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혼도 못 할 것이고, 아이를 낳고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는 것은 무리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저에게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며 살라는 말씀을 늘 입버릇처럼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이 보통의 일반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하고 자랐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근육통에 자주 시달렸기 때문에 다리를 높게 올리거나 주물러주지 않으면 잠들지 못하는 날이 허다했습니다. 멍도 잘 생기고 생리 때도 출혈량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무렵은 보인자라고 해도 건강하다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에 부모님의 관심은 온통 혈우병인 남동생에게만 쏠려있었고, 저에 대한 염려나 배려는 전혀 없으셨답니다.

저에게만 유독 혹독한 말씀을 한다고 느꼈고, 사춘기 시절에는 부모님과 아무런 이야기도 나누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온통 동생 생각뿐이셨고, 저에겐 아무런 관심도 없고 제 이야기는 아무것도 들어 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무척이나 외롭고 힘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를 생각해서 일부러 그런 것인데 말이죠.

보인자로서 혈우병이 있는 아이를 낳고, 그런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세상 그 누구보다 강한 어머니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싶어서 그랬던 것인데 어린 마음에 마냥 서운했던 것 같습니다.그 사실을 출산할 때, 그때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제가 임신했을 당시 수 차례 검사를 권하셨고, 가기 싫다고 반항하던 저에게, 병원에 같이 가자고 설득하셨습니다. 보인자라면 어떤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고, 남자아이를 출산할 경우 혈우병일 가능성도 있다는 걸 설명해주시면서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의 첫 아이, 즉 오빠를 출산할 때 골반이 너무 좁아서 흡인 분만을 했는데 죽음에 이르고 말았다며 저도 그럴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제왕절개를 하자고 하셨습니다.

미리 제왕절개를 결정해두면 예를 들어, 세로로 자를지 가로로 자를지 수술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고, 만약 응급으로 세로로 자를 경우에는 수술 부위가 굉장히 커질 수도 있으니 미리 결정해두자고 하셨습니다.

첫 수술이라 무척이나 불안했지만,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어머니 말씀을 믿고 따르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보인자인 저를 위해 고심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시고, 지극정성으로 돌봐주신 것에 대해 지금은 매우 감사드리고 있답니다. 어머니께서는 아들들을 낳고 나서도 저에 대해 많이 엄격하셨습니다.

혈우병인 아들이 2명이나 있다 보니 너무 힘이 들어서 거의 매일 눈물로 아들의 영유아 시절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병원에 매일 같이 다녀야 했고, 둘 다 피가 나기라도 하면 한 명은 업고 한 명은 안느라고 몸은 그야말로 만신창이 상태였습니다.

   
 

너무 힘이 들어서 어머니께 전화를 했더니 “힘을 내거라”, “너무 당연한 일이야”라면서 어머님은 그저 이 말씀뿐 이었습니다.

옛날부터 엄하신 어머니였지만, 제가 아픈 두 아들을 키워야 하는 힘든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시기에 심지가 굳은 강인한 엄마가 되라고 일부러 더 엄격하게 대하셨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장래를 생각해서 제가 어릴 때부터 보인자 케어를 정성껏 해주셨던 것처럼 우리가 보인자에 대한 지식을 공유한다면 그것을 자식이나 손자 세대에까지 전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보인자인 일본인 어머니의 이야기는....

혈우병 환자와 가족을 위한 사이트 ‘헤모필리아 투데이’에 게재된 이야기이다. 이 사이트는 사노피젠자임에서 운영하고 있는 일본 혈우사회 공헌프로그램 중 한 가지이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위해 사용된 것으로 관련내용과는 관계가 없다)

[헤모라이프 조은주 기자]

 

조은주 기자 cap3882@hanmail.net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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