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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인터뷰 - 다섯번째 주자 : 이명림씨

기사승인 2016.07.21  11: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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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의 몸을 잘 아는 만큼 마음들도 잘 읽었으면"

한국의 등록된 혈우병 환우는 2100여 명이다. 그 환우의 가족들과 의료진, 환우협회와 보건당국, 복지단체와 제약산업 관계자까지 포괄하여 '혈우 사회'라 부르는 건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것 같으면서도 모르고, 내밀한 부분까지 터놓고 이야기 할 공간도 많은 것은 아니다. 본 '릴레이인터뷰'를 통해 한 번 서로의 맨얼굴을 바라보고 이야깃거리를 털어보자. '너와 나의 연결 고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이번 릴레이주자는 이명림 환우이다. 오랜기간 한국코헴회 감사를 맡아 보며 혈우인들에게도 친숙하고 반가운 얼굴일 것으로 생각된다. 여름이 시작되는 후끈한 날씨에 진~한 설렁탕 한그릇을 함께 먹고는 근처 조용한 커피숍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기자는 희한하게 이명림씨를 떠올릴 때면 산적처럼 푸릇푸릇한 턱수염 자국이 먼저 생각난다.^^

(시즌3 현재 릴레이 순서) 김은기 위원장 – 조수호, 조진원 형제 – 황정식씨 - 조진기씨 - 이명림씨

1. 본인소개 부탁드립니다.

   
▲ 언제나 밝은 표정의 이명림씨

올해 50세. 하는일은 편집광고디자인을 하고 있고,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열심히 사는 가장, 이명림이라고 합니다. 8인자 중증, 상중증(웃음)


2. 하시는 일이 편집디자인...?

주로 관공서나 기업에 필요한 인쇄출판홍보물을 제작하는 업체예요. 예를 들면 카다로그나 브로셔, 책자, 출력 같은 거 있잖아요. 이쪽 일도 분업화 되어 있어서 필름 제판 인쇄 등 공정이 다분화 되어 있는데, 우리는 그에 앞서서 디자인하고 기획하는 일을 하는 거죠.


3. 우리 환우들이 하기에는 적합한 일인가요?

그렇죠. 컴퓨터만 잘 다루면 되니까. 약간의 감각과 프로그램만 다룰 줄 알면 돼요. 그렇게 활동적이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 우리 환우들에게 적합하구요. 관심가지고 있는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몸에도 크게 무리가 안되고, 경력 쌓이면 자기사업으로도 할 수 있어요.


4. 조진기씨가 릴레이 소개해 주셨는데, 어떤 관계신가요?

코헴회에서 알게 된 후배인데 서로 뭐 하는지 얘기하다가 관련 있는 업종인 걸 알게 됐고 그래서 서로 도움을 많이 주고받았죠. 나는 편집디자인이고, 그 친군 필름제판쪽이니까 일과도 연결되더라구요. 알고 지낸지는 거의 20년 이상 되는 것 같아요.


5. 취미는?

자전거 타는 거, 걷는 거 좋아하고.., 스트레스 받으면 뭐해요. 즐겁게 살아야죠.(웃음) 자전거를 타는데 한강변에서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 타요. 우리 회원 중에 아는 형님이랑 가끔 만나서 같이 타구요. (기자 : 여름엔 너무 덥지 않아요?) 그게 난 좋아요. 땀 홀딱 흘리면서 타면 스트레스가 훅 날아가니까.

   
▲ 역시 혈우환우인 자전거 선배(우)와 이명림씨 @한강시민공원

6. 자전거 타시면서 제일 힘든 점은?

아무래도 관절이 많이 안 좋으니까... 준비운동 충분히 하고... 그래도 무릎상태 안 좋을 땐 좀 힘들죠. 자전거 타려면 어느 정도 무릎 각도가 나와야 되거든요. (기자 : 쫄쫄이 옷 같은 거 입고 타세요?) 있긴 한데... 잘 안 입고 ㅎㅎ... 땀 배출 잘 되는 간편한 거 많이 입죠. 특히 안전에 주의하죠. 안전장비도 잘 갖춰야 되고요.


7. 코헴회 감사를 오랫동안 지내셨는데 어떠셨어요?

보람 있었어요. 우리 조직에서 발 담그고 봉사하는 게 좋았고, 많은 환우들을 만났고 또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도 많고 불신과 반목이 여전한 게 안타깝지만 나름대로 만족하고 그런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우리 코헴회가 생긴지도 오래됐고 시스템도 어느 정도 잘 돌아가는 것 같은데,.. 가장 중요한 건 회원 서로를 이해하는 게 더 필요한 것 같아요. 서로의 몸을 잘 아는 만큼 마음들도 잘 읽었으면, 서로 양보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젊은 친구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좀 더 역동적이고 신선한 코헴회가 되지 않을까요?


8. 혈우사회에 시급한 현안은 뭐가 있을까요?

   
▲ "쉼없이 페달을 밟아야 넘어지지 않는 자전거처럼 단체도 변화의 노력을 계속해야"

치료환경, 특히 환우들이 찾아갈 수 있는 병원이 줄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이죠. 갑자기 문제가 생겼을 때 편안하게 찾아갈 수 있는 병원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죠. 거점병원은 근처에 하나씩 있어야 되잖아요. 심평원 문제나 뭐 복잡한 건 있겠지만... 어떻게든 해결해야 되는 상황이에요. 주변에서 응급상황에 힘들어하는 환우들을 많이 봐 왔기 때문에 안타깝죠. 바쁘게 살 때야 잘 몰랐는데 나이가 점점 들고 하니까, 걱정이 많이 돼요. 우리 환우들이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합니다.


9. 감사직 사퇴 이후에도 꾸준히 모임에 참석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웬만하면 지회모임에도 참석하고 그러려고 해요. 바쁘다고 안가고 뭐하다고 빠지면 단체가 의미가 없잖아요. 꼭 무슨 감투를 써야만 내 조직인건 아니니까... 나부터라도 그러지 말아야겠다 느꼈고,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참석하려고 하고 있어요. (웃음)


10. 건강유지의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뭐 그냥...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일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는데, 적게 받을려고 하고 그리고 틈틈이 운동도 하고 또 예방요법도 하면서 관리하고 있어요.


11. 애들은 커서 뭐 하고 싶어하나요?

둘째는 학교 집 학교 집 그리고 학원...뭐 나름대로 정신없고, 첫째 고3이니까 학원 갔다 오면 자정 가까이 돼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해서 그런지 디자인 관련 공부를 하고싶어 하더라구요. 애들 키우면서 느낀 건데, 어렸을 땐 내 뜻대로 키우려고 애들을 들들 볶기도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는 거 같더라구요. 볶아서 될 일도 아니고... 방향만 잡아주고 기다려 주면, 자기가 마음에서 우러나서 자리를 잡는 게 진짜인 것 같아요.

   
▲ 이명림씨의 가족 (역시 아빠는 항상 카메라 뒤에...)

12. 아이들하고는 친하세요?

딸래미는 같이 있으면 조잘조잘 거리고 의미없는 말이라도 많이 나누는데, 아들은 희한하게 그런 게 어렵더라구요. 하루 종일 붙어있어도 세 마디나 하나? (웃음) 뭔가 좀 서로 어색하고 그래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이랑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그리고 애들이 고학년이 되니까, 아빠가 다른 사람과 많이 다르고 아프다는 걸 알더라구요. 자존감이 좀 떨어지기도 했었는데, 나부터 강해져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더 노력했던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가족들도 날 믿어주고 잘 따라와 줬구요. 감사하죠.


13.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긍정적인 생각과 자신감인 거 같아요. 작은 일이라도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발전하면서 스스로 내 삶을 만드는 거죠. 모두 다 아는 것이겠지만 실천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그리고 근육운동을 꾸준히 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뼈에 대해서는 많이 신경써도 그걸 보호해주는 근육은 소홀이 하는 거 같아요. 저도 움직이는 거 싫어하는데, 그러다보니 팔다리에 힘이 없어지고, 출혈도 많아지고 여러모로 몸이 힘들더라구요. 자전거 타는 이유도 근육을 강화시켜 주니까 오히려 관절이 부드러워 지더라구요. 몸에 맞는 적당한 운동은 반드시 해야되고 필요한 거죠..


14. 좌우명이 있으신가요?

아픔 없이, 주어진 일에 열심히 살자.


15. 다음 릴레이주자를 추천해주세요.

이귀병이라고 근처에 살아요. 약간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웃음) 참 열심히 살고 배울 점이 많은 친구에요.

   
▲ 김태일 기자와 이명림씨의 커피타임

따발총 같은 질문에도 넉넉하고 인심 좋은 답변 해주셔서 이명림씨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김태일 기자 saltdoll@newsfinder.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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